무학사 입구입니다. 안내 현수막을 보니 무학사는 한국불교태고종 소속입니다. 일주문 앞에 해태와 석탑이 좌우로 놓여 있습니다. 서울 경복궁 앞에도 해태가 있는데요, 우리 민화 속에 등장하는 해태는 화재를 막아 주는 영물로 인식됐다고 합니다.
무학사 일주문에는 한자로 ‘七寶山 茂鶴寺’(칠보산 무학사)라고 적혀 있습니다. 한자 뜻을 보면 茂 우거질 무 鶴 학 학 寺 절 사입니다. 학이 있는 곳이란 뜻인데, 학은 보지 못했습니다. 수원의 봉녕사 등 다른 일주문은 크고 웅장한데요, 여기는 시골집 대문처럼 아주 소박합니다. 일주문 뒤로 보이는 나무가 가을을 받아들이면서 노랗게 변하고 있네요.
일주문을 지나면 또 문이 나옵니다. 이 문 역시 고향 집 대문처럼 작고 소박합니다. 문 오른쪽에는 ‘참 좋은 인연입니다’라고 쓴 액자가 있고요, 앞에는 싱글벙글 웃고 있는 포대화상이 있습니다. 포대화상은 중국의 승려인데요, 언제 봐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큰 절에 가면 사천왕상을 볼 수 있는데요, 무학사는 대문에 그려져 있습니다. 사천왕상을 보면 무서운데, 여기는 그림이라 그런지 그리 무섭지 않습니다. 칼을 들고 있는데요, 불자 등 중생보다 사찰에 들어오는 악귀를 쫓기 위한 것이죠.
무학사 전경입니다. 사찰이라는 느낌이 드나요? 제가 사찰이라고 소개하지 않고 사진을 보여주었다면 여느 시골집처럼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만큼 정겨운 사찰입니다. 사찰 전각은 중앙에 대웅전이 있고 좌우로 산신각, 극락전 등이 있습니다.
종무소 맞은편에 있는 건물인데요, 스님이 거주하는 공간입니다. 빨랫줄에는 수건이 걸려 있습니다. 늦더위가 심술을 부리던 날 방문했는데요, 스님이 수돗가에서 세수하고 있었습니다. 사찰에서 이런 풍경을 보기 힘든데요, 무학사에서 볼 수 있습니다.
대웅전도 아주 작습니다. 전각 앞에 연등을 걸던 구조물이 그대로 있습니다. 문이 열려 있어 안으로 들어가 봤는데요, 부처님 세 분이 계시네요. 왼쪽은 약사보살, 중앙은 아미타불, 오른쪽은 관세음보살입니다. 제가 불교에 해박한 지식이 있는 게 아니고요, 부처님 앞에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부처님 드시라고 수박, 바나나, 포도도 있습니다.
대웅전 오른쪽에 샘물이 있습니다. 샘물은 음수가 가능한데요, 바가지로 떠서 한 모금 마셔보니 달고 찹니다. 칠보산에서 내려오는 물이라 그렇겠죠. 샘터 옆에 꽈리꽃이 있습니다. 시골에서나 보던 꽈리꽃을 무학사에서 봅니다.
대웅전 뒤로는 산신각, 극락전, 칠성각이 있습니다. 대웅전도 작지만, 뒤에 있는 전각 크기도 아주 작습니다. 전각의 문들을 보면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문고리들입니다. 이런 문고리 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래서 더 소박하고 정겹게 보이나 봅니다.
극락전 위에 황금빛 부처님이 지팡이를 들고 있습니다. 왼손에 약병 같은 것을 들고 있는 것을 봐서 약사여래가 아닐까 싶은데요, 따로 안내판이 없어서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지붕 위에 부처님이 계시는 것은 무학사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무학사는 칠보체육관 앞과 칠보산 중턱에도 있다고 합니다. 다음에는 칠보산에 있는 무학사를 소개하겠습니다. 추석이 가까워져 오면서 고향 집이 그리울 텐데요, 부모님이 사는 집처럼 정겹고 푸근한 무학사를 찾아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내려놓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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