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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좋아

천점산 약수가 유명한 천년고찰 봉영사

by 카푸리 2022.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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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영사는 남양주시 진접읍 천점산(泉岾山, 天見山이라고도 함) 자락에 있습니다. 광릉수목원 인근에 있는 봉선사의 말사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봉인암(奉仁庵)이라고 하였는데요, 이후 조선 중기까지의 연혁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1755년 선조의 후궁 인빈 등의 묘가 있던 순강묘소(順康墓所)가 순강원(順康園)으로 승격되면서 이 근처에 있던 사찰을 인빈의 원찰로 삼아 이곳에 신실을 지었으며, 절 이름을 봉영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봉영사를 가려면 순강원을 지나야 합니다. 순강원은 관리상의 문제로 개방하지 않고 있습니다.

순강원을 지나 조금 가면 봉영사 주차장이 나옵니다. 주차장 구석에 오래된 집 한 채가 있는데요, 전에 찻집으로 운영되었다가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와를 보니 강원도에서 보던 너와집을 닮았습니다.

봉영사에서 유명한 것은 1급수 약수입니다. 천점산에서 산삼 썩은 물이 내려와서 그런지 몰라도 암튼 물맛 좋기로 유명합니다. 약수가 얼마나 좋은지 제가 갔던 날 많은 시민이 약수를 뜨러 왔습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한참 기다렸습니다.

장맛비가 내린 다음 날이라 그런지 약수가 콸콸~ 쏟아졌습니다. 약수에 손을 담가보니 얼음장처럼 차갑습니다. 낮 기온이 33도에 육박하는 날씨였는데, 더위가 싹 가시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제 봉영사 경내로 들어가 볼까요. 봉영사는 일주문이 없습니다. 일주문 대신에 입구 좌·우측에 큰 기둥이 세워져 있네요. 얼핏 보면 버섯집 같이 생겼습니다. 대문 오른쪽에 한문으로 泉岾山 奉永寺라고 쓰여 있습니다.

봉영사 규모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대웅전이라고 할 수 있는 무량수전과 지장전, 약사전, 봉황각, 대방, 산신각 등이 있습니다. 사찰은 매우 조용하고 아늑한 느낌입니다. 경내로 진입하기 전에 좌·우에 돌탑이 반겨줍니다. 날씨가 더워서인지 사람이 없어 저 혼자 사색의 시간을 갖기 좋았습니다.

돌탑을 지나면 오른쪽에 약사전이 있습니다. 안을 보니 큰 바위 위에 부처님이 계십니다. 그리고 한문으로 쓴 종이가 많이 붙어 있네요. 뭔가 신령스러운 분위기입니다. 바위에는 불자들이 지폐를 놓았습니다. 이 돈을 놓고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요? 저는 불자는 아니지만 지금 이대로 건강하게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약사전을 지나면 봉영사 전각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가운데가 무량수전 오른쪽은 지장전, 왼쪽은 관음전입니다.

먼저 대웅전인 무량수전입니다. 기와지붕이 정겹게 보입니다. 전각 앞에 하얀 연등이 걸려 있어 정면 사진을 찍기 힘들었습니다. 한문으로 쓴 무량수전 현판은 황금색입니다. 안에는 아미타 부처님이 중생을 환영하는 포즈로 앉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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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수전 오른쪽은 지장전입니다. 한국의 지장보살은 천관을 쓰고 가사(袈裟)를 입었으며, 왼손에는 연꽃을, 오른손에는 보주(寶珠)를 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불보살과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쓰는 말로 비니를 쓰고 있는 보살님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이곳도 연등 때문에 정면 사진 찍기가 어려웠습니다.

무량수전 왼쪽에 있는 관음전입니다. '천점산 봉영사(泉岾山 奉永寺)' 편액이 붙어 있습니다. 한여름이라 그런가요, 봉영사 전각들은 모두 문이 열려 있습니다.

봉영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산신각이 있습니다. 지장전 오른쪽 뒤편에 자리합니다. 산신이 호랑이 등을 타고 있습니다. 세워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전각입니다.

전각을 다 보고 내려오면서 아담한 연못을 봤습니다. 연못에는 잉어 등 여러 가지 물고기가 살고 있습니다. 보통 사찰 연못에는 연꽃이 심겨 있는데, 여기는 보이지 않습니다. 연못에 돌을 던지지 마세요라는 글귀가 쓰여 있네요. 연못에 동전을 던지기도 하는데, 여기는 돌을 던지는 사람이 있나 봅니다. 함부로 돌을 던지지 않길 바랍니다.

봉영사에는 아미타불도(경기도 유형문화재 제255), 지장시왕도(경기도 유형문화재 제256), 신중도(경기도 유형문화재 제257), 산신도(경기도 유형문화재 제258) 등 불교 유물이 많습니다.

단청과 한여름 초록이 어울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습니다. 코로나19가 진정되나 싶었는데, 다시 확산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많이 찾는 곳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겠죠. 남양주시는 사찰이 많은데요, 그중 천점산 자락 봉영사는 조용한 사찰이라 코로나19에 지친 몸과 마음을 내려놓기 좋습니다. 이게 진정한 여름 휴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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