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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0일 제20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했다. 이날부터 청와대가 전면 개방됐다. 그리고 난생처음 아내와 청와대를 가봤다. 청와대를 가본 느낌은 '국민이 청와대 주인'이란 것이다. 74년 만에 개방된 청와대는 이제 권력의 상징이 아니다.

청와대를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4월 27일 오전 10시부터 방문 신청이 시작됐다. 예약부터 경쟁이 치열했다. 관람은 5월 10일~21일 중 원하는 날짜, 시간을 선택할 수 있었다. 이 기간 중 한 사람당 최대 4명까지 신청할 수 있다.

청와대 관람은 오전 7시부터 운영한다. 2시간 단위로 6천 5백 명씩 입장할 수 있다. 개방 첫날인 5월 10일 오전 시간으로 관람 신청을 했다. 첫날 신청자만 8만 명 넘게 신청했다는데, 결과는 낙첨이다. 당첨되지 않는 경우 새 날짜에 다시 신청할 수 있다.

아내와 다시 신청했다. 꼭 가고 싶어서 아내와 내 명의로 따로 따로 신청했다.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주말)을 피했다. 평일 오전 7시로 신청했다. 운 좋게 5월 12일 내가 신청한 게 당첨됐다. 국민비서 구삐를 통해 당첨 안내 문자가 왔다. 코로나19 예방접종 안내문만 받다가 청와대 관람 당첨 안내 문자를 받으니 기분이 묘했다.

5월 12일, 새벽같이 일어나 버스를 탔다. 청와대 관람 인원이 많아 주차장이 부족할 듯해서 대중교통으로 갔다. 첫 개방 시간이 오전 7시인데, 나는 아내와 6시 40분경 도착했다. 관람 30분~10분 전까지 와서 입장 라인에서 기다려야 한다.

우리 부부보다 먼저 도착한 사람도 많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오전 7시 청와대 문이 열렸다. 국민비서 구삐를 통해 받은 청와대 입장용 바코드를 안내요원에게 보여준 후 입장한다. 바코드를 사용해 입장한 후 나오면, 재입장은 불가능하다. 입장 시 바코드 등록 확인이 어려운 어르신 등은 현장 등록 데스크에서 손목띠를 발급받아 입장한다.

입장하니 청와대 본관이 한눈에 보인다. 이곳은 조선 왕조 시절 임금이 살던 경복궁 바로 뒤다. 경복궁은 여러 번 가봤다. 경복궁에서 빼꼼히 보이던 청와대, 나는 '언제 가보나?' 했었다. 그 꿈이 드디어 이뤄지게 됐다. 청와대 경내를 2시간 동안 관람할 수 있다. 본관 앞 잔디밭은 들어가지 못한다. 그런데도 사진을 찍는다고 들어가는 사람이 많아 안내요원이 진땀을 흘린다.

입장할 때 안내데스크에서 팸플릿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건물과 관람 동선이 있다. 그동안 청와대는 보안상 지도에서도 위치가 나오지 않았는데, 이렇게 자세하게 안내해 주니 세상이 바뀐 것을 느낀다. 청와대 내부 건물 위치는 네이버, 카카오 맵에서도 볼 수 있다.

관람은 건물 외부만 가능하다. 내부는 들어갈 수 없다. 곳곳에 안내요원이 배치되어 있어 무엇이든 친절하게 알려준다. 입장 후 사람들이 사진을 가장 많이 찍는 곳이 청와대 본관이다. 오전 7시 첫회 차 방문이라 사람이 많지 않다. 10시 이후는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설 정도다. 대통령이 업무를 보는 곳이라서 그런가? 이 건물 지붕이 파란 기와로 만들어져 청와대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원래 청와대 본관이 있던 자리다. 이곳에 1939년 7월 일본 총독관사를 건립해 우리 민족의 정기 단절을 획책했고, 조선총독부 청사와 더불어 외세 침탈의 상징이 되었다. 해방 후에는 1948년 4월까지 미군정 사령관 숙소가 있었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후 초대 이승만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들의 집무실 및 관저로 이용되었다. 1990년 10월 관저를 건축했고 다음에 9월 본관 건물을 새로 지어 옮겼다.

본관 오른쪽에 있는 대통령 관저로 갔다. 대통령과 그 가족이 생활하는 사적 공간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이곳에 대통령 부부가 살았다. 관저는 마당까지 들어가 볼 수 있지만, 내부는 볼 수 없다. 우리나라 고유의 한옥 형태다. 전통 목조로 고궁에서 많이 보는 양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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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 아래에 침류각이 있다. 안내판을 보니 지어진 연대는 알 수 없단다. 경복궁 후원에 연회를 베풀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자연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집이다. 우거진 숲속에 있는 침류각은 서울의 중심이 아니라 깊은 산속 사찰 느낌이 들었다.

침류각 아래 상춘재(常春齋)가 있다. 청와대를 방문하는 외국 귀빈들에게 우리나라 가옥 양식을 소개하거나 의전행사 등을 하는 곳이다. 원래는 슬레이트 지붕으로 된 목조건물이었는데, 1983년 전통 한옥 양식으로 신축했다고 한다.

상춘재 아래 녹지원이 있다. 청와대 경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120여 종의 나무와 역대 대통령들의 기념식수가 있는 곳이다. 녹지원 중앙에 한국산 반송이 있다. 수령은 약 150여 년에 이른다고 한다. 청와대 역사를 그대로 지켜본 나무다.

춘추관 앞 헬기장은 오색 그늘막이 설치되어 있다. 북악산을 배경으로 누구나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쉴 수 있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겠다. 청와대 개방 후 곳곳에 이동식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 내부에 식수가 없어서 마실 물 정도는 가져오는 게 좋겠다. 특히 어르신들이 많이 오는데 소형 돗자리도 하나 가져오면 좋다. 벤치가 거의 없다.

나오면서 본 영빈관이다. 18개의 돌기둥이 건물 전체를 떠받들고 있다. 대규모 회의나 외국 국빈들을 위한 공식행사를 열었던 건물이다. 외국의 대통령이나 총리가 방문했을 때 우리나라를 알리는 민속공연과 만찬 등이 베풀어지는 공식 행사장이다.

우리 부부도 이런데 청와대 관람을 원하는 국민은 얼마나 될까? 가히 폭발적인 인기다. 5월 12일 0시 기준으로 신청자가 231만 명이라고 한다. 대통령실은 당초 5월 10~22일까지였던 관람 신청을 6월 11일까지 연장했다. 6월 2일까지 접수한다. 접수는 네이버, 카카오톡, 토스를 통해 받는다. 6월 11일 이후 어떻게 공개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모양이다.

청와대는 74년간 조선 시대 구중궁궐처럼 권력의 최정점인 곳이었다. 대통령과 그 가족, 비서실 직원만이 누릴 수 있었던 공간이었다. 물론 청와대 개방 신청을 하면 일부 시설 관람은 가능했다. 새 정부 출범 후 청와대를 개방한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일까?' 생각했다.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약속은 현실이 됐다. 5월 10일부터 청와대가 국민의 공간이 된 것이다. 직접 가보니 청와대는 사계절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었다. 청와대 개방뿐만이 아니다. 광화문에서 북악산까지 이어지는 길도 전면 개방됐다. 청와대를 직접 가본 후 권력의 상징이 국민이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뀐 것을 실감했다. 이제 청와대 주인은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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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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