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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에덴과 송승헌 구하기 위한 MBC연예대상

by 카푸리 2008.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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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연기대상에서 '베토벤바이러스'의 강마에 김명민과 '에덴의동쪽'의 송승헌이 대상을 공동으로 수상했다. 두 사람은 연기대상 시상식 이전부터 누가 상을 탈것인가를 두고 많은 예상이 있었다. 그러나 시상식 막판에 터진 이다해사태와 에덴의 막장드라마 파문으로 송승헌이 대상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들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어제 시상식에서 시청자들이 뽑은 최고의 드라마에 '베토벤바이러스'가 선정되면서 김명민의 연기대상 수상은 거의 확정적인 듯 했다.

그러나 결과는 한마디로 MBC답지 못했다. 배용준이 대상을 발표하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처음 베바의 김명민 이름을 부를 때 '역시 베바구나!' 했는데, 잠시후 또 한 명의 이름을 부르는게 아닌가? 바로 송승헌이었다. 공동수상이란 얘기다. 그 순간 MBC가 또 구태를 반복하는구나 하는 생각뿐이었다. 아니 막장 비난에 빠진 에덴과 송승헌을 구하기 위한 연기대상 남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MBC연기대상은 놓고 실질적으로 경쟁한 후보는 처음부터 김명민과 송승헌이었다. 여기에 고 최진실 변수가 하나 있었는데, 죽은 사람에게 과연 연기대상을 수여할 수 있는가라는 논란이 있었기에 최진실씨는 대상보다 특별상이나 공로상쪽으로 일찌감치 가닥을 잡았는데, 공로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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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헌은 한류스타로 군 제대후 250억이라는 초 대형 블록버스터 '에덴의 동쪽'에 출연하면서 그의 존재감을 과시하였다. 그러나 에덴의동쪽은 처음의 기대와는 달리 드라마가 후반부에 이르면서 막장드라마라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파행을 겪었다. 송승헌의 지나친 개성으로 드라마의 러브라인이 좌지우지 되면서 결국 이다해가 하차하게 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되었고, 에덴 전체에 심대한 타격을 주었다. 즉 에덴의동쪽이 처음엔 동쪽으로 가다 서쪽으로 가는 꼴이 되고 만 것이다.

그래서 박빙의 승부라던 MBC연예대상은 시상식이 가까워오면서 송승헌의 대상은 물 건너 갔고, 베바의 김명민 수상이 기정사실화 됐었다. 그런데 이런 일반적인 정서와 팬들의 지지와 성원은 깡그리 무시하고, 요즘 어려움에 처한 에덴의동쪽을 살리기 위해 전통과 권위가 있는 연기대상을 남발했다. MBC는 연기대상의 가치는 물론 방송사의 신뢰마저 한꺼번에 무너뜨린 결과를 초래했다.

김명민은 지난해 '하얀거탑'으로 사실 MBC연기대상이 유력했으나 한류스타 배용준이 '태왕사신기'라는 블록버스터 판타지 사극을 들고 나와 다된 밥에 숟가락을 들려다 놓은 꼴이 되고 말았다. 한류스타 배용준의 인기를 인정하더라고 태왕사신기가 투자한 돈에 비해 시청률이나 흥행면에서 그리 큰 재미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김명민이 그 어느해보다 기대를 한 해가 바로 2007년이었다.

본의 아니게 MBC연기대상을 놓고 재수를 하게된 것 같은 김명민에게 올해 하늘이 준 기회가 왔다. 베토벤바이러스의 강마에 역을 맡을 때만 해도 일본의 '노다메칸타빌레'와 비교되면서 인기를 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김명민은 세계적인 지휘자 강마에 캐릭터로 열연하면서 특유의 절제된 연기와 톡톡 튀는 독설로 초반부터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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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툭 까놓고 말해 김명민의 강마에 캐릭터가 없었면 베토벤바이러스가 인가를 끌었을까?  이 점은 누구도 쉽게 '예스'라고 대답하기 어럽다. MBC에서 '베바'를 시작할 때는 특별히 인기를 끌만한 드라마가 없었기 때문에 그냥 '떼우기'로 시작한 드라마다. 그런데 2,3회부터 터진 김명민의 독설이 시청자들에게 먹혀들어가기 시작했다. 즉, 강마에 김명민을 보기위해 시청자들은 채널을 MBC로 고정시켜 놓은 것이다. '떼우기' 드라마가 강마에 신드롬까지 일으키며 수목드라마중 가장 인기를 끈 것이다.

공동수상에 대한 비판을 우려했음에도 불구하고 MBC에서 공동수상을 결정한 것은 어줍잖게 라이언일병 구하기를 흉내낸 '에덴고 송승헌 구하기' 작전이다. 또한 베토벤바이러스의 최우수작품상, 김명민의 연기대상 가치를 반감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대상은 하나인데, 두 사람이 나눠가졌으니 당연히 대상의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마치 초등학교 졸업식장에서 상을 남발하는 듯한 기분이다.

쑥쓰러운 상을 받고도 하나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연히 받을 상을 받았다는 표정으로 소감을 발표하는 송승헌의 모습을 보면서 내년부터는 서쪽으로 가는 '에덴의동쪽'을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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