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주의 남자'에서 문채원의 눈물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수양대군이 왕위에 오른 후, 세령은 아버지와 김승유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갈등 속에 눈물을 자주 보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비도, 승유도 포기할 수 없는 세령의 마음을 눈물로 연기하는 문채원을 보니 만년 조연에서 주연 포스가 돋보인다. '공남' 초기 국어책을 읽는 듯 하다는 연기력 논란은 커녕, 사극에 출연했던 그 어느 여배우보다 절절한 눈물연기가 시청자들의 가슴까지 울리고 있으니 말이다.

18회에서 문채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눈물 연기였다. 17회 엔딩 장면에서 경혜공주 사저를 찾았는데, 승유와 부마, 경혜공주 등이 수양의 암살 계획을 모의하고 있는 걸 듣고 충격에 빠졌다. 더구나 승유가 '수양을 죽이기 위해 제 목숨이라도 내놓을 것입니다'라는 말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을 거다. 그 때 갑자기 들이닥친 신면. 경황이 없는 가운데서도 세령은 승유의 안위를 걱정해 빨리 피하라고 했다. 승유가 세령 때문에 여러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 걸 보면 이미 세령의 마음은 아비보다 승유에게 있는 듯 보인다. 비록 수많은 목숨을 빼앗으며 왕위에 올랐지만, 그녀를 한없이 사랑해주던 아비가 아닌가. 그래서 수양을 반드시 죽이겠다는 승유의 말과 아버지 사이에서 세령은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문채원 눈물 연기의 절정은 승유와의 백허그때다. 백허그 자체도 슬프고 멋진 장면이었지만 그 허그속에 문채원의 절절한 눈물 연기가 숨어있다. 세령은 경혜공주가 아프다는 전갈을 받고 야심한 시간이지만 어머지 정희왕후 허락을 받고 사저로 갔다. 그런데 그녀를 부른 건 승유였다. 안그래도 승유 때문에 밤을 지새울 판인데, 어떻게해서든 수양을 죽이겠다는 승유의 계획을 말려야 할 처지라 내심 반가웠을지 모른다. 허나 세령의 이런 마음을 승유는 전혀 몰라준다. '내가 내 아버지의 죽음을 잊을 수 없듯, 그대도 그대 아비의 죽음을 잊을 수 없을 것이오, 그대의 아비는 내손에 죽을 것이오' 승유가 세령을 거사 하루 전 야심한 시간에 부른 건 어쩌면 세령에게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라는 뜻이 아닐까 싶다.

세령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승유에게 다시 한 번 아비가 죽을 것이라고 들으니 정신이 혼미했을 것이다. 지금 세령이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안은 뭘까? 당연히 아비와 승유가 모두 사는 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그 짧은 순간에 세령은 수천번 번뇌에 빠졌을 것이다. 자신의 할 말만 남기고 냉정하게 돌아서는 승유. 세령으로선 더 이상 주저하고 망설일 시간이 없다. 아녀자지만 승유에게 다가가 백허그를 하며 '차라리... 차라리 저와 함께 떠나주십시오.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같이 살아요...' 아비와 승유가 다 함께 사는 유일한 길이라고 한 백허그지만, 세령에겐 승유에 대한 가슴아픈 프로포즈였다.


승유라도 마음이 왜 안흔들리겠는가? 거사를 앞두고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세령과의 인연을 완전히 끊겠다며 그녀를 불렀지만 세령의 백허그 프로포즈에 흠찟 놀라는 눈치였다. 잠시 흔들리는 듯 하더니 승유는 조용히 세령의 손을 빼내고 뿌리친다. 그리도 다시 돌아서려는 승유. 그러나 세령도 만만치 않다. 또 다시 승유의 손을 붙잡는다. 일국의 공주 신분은 집어 던진지 오래다. 제발, 제발 함께 도망가 살자는 세령의 마음이 눈물이 되어 흐른다. 그 눈물에 승유는 더 이상 매몰차게 뿌리치지 못하고 세령의 눈빛을 바라보다가 눈물을 닦아주는 승유. 이 장면이 18회의 하이라이트였다. 문채원의 눈물 연기엔 절제미가 있다. 그냥 펑펑 쏟아내는 게 아니라 참고 참고 참다가 자신도 모르게 주르르 흘러내리는 그런 눈물 같다. 백허그도 멋졌지만, 문채원의 눈물 연기가 더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린 것이다.

배우가 연기할 때 표현하는 것이 희노애락이다. 이중 희, 노, 락은 보통의 배우들 모두 할 수 있지만 애, 즉 슬픈 연기는 다르다. 감정 몰입이 되지 않으면 쉽게 하기 힘든 연기다. '동이'에서 인현왕후를 했던 박하선은 눈물이 나지 않아 한 장면을 하루 종일 촬영한 적도 있다고 했다. '공남'에서 문채원이 보인 눈물 연기는 극중 세령의 감정에 완전히 빠진 듯 하다. 눈물을 흘리는  것도 어려운데, 그 눈물이 시청자의 가슴까지 적시고 있으니 말이다. 문채원이 눈물 연기는 주연다운 포스를 돋보이게 한다.


극 초반 홍수현과 비교되며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던 문채원. 설상가상 '해투3'의 태도논란까지 불거지며 이번에도 주연이지만 존재감 없는 조연에 머무나 했는데, 극 후반으로 갈수록 그녀의 눈물 연기가 빛나고 있다. 초반에 비해 분량이 늘어났기 때문에 문채원이 당연히 돋보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미세한 감정표현이나 눈빛 연기 등을 보면 주연으로서의 존재감이 살아나고 있다. 앞으로 승유와의 애절한 로맨스 때문에 문채원의 눈물 연기는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너무 많이 울어 그녀가 힘들진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문채원 눈물 연기에 따라 시청자들의 가슴도 더 적셔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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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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