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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탈세 강호동-기부 유재석, 선과 악의 무서운 시선

by 카푸리 2011.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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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강호동 세금 과소납부(탈세) 의혹에 대한 여론을 보고 있노라면 솔직히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한 때 국민MC라는 칭호까지 받으며 인기를 끌던 연예인인데, '이중 인격' 등 그에 대한 비난의 수위가 높아도 너무 높다. 수입에 비해 세금을 과소 납부했다는 건 백 번, 천 번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비난을 하려면 조목 조목 근거를 따져가며 해야하는데 감정에 치우쳐 비난하는 게 무섭다는 거다. 강호동 비난도 모자라 명품관에서 부인에게 고가 상품을 사줬다는 등 가족 신상털기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사업가 한 사람이 강호동이 세금을 피하려 범법 행위를 저질렀다며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 어디 이뿐인가? 포털 다음(Daum) 아고라 이슈청원에 '강호동을 퇴출시킵시다'라는 서명이 진행중이다.

강호동 만큼 돈을 많이 버는 유재석은 어떤가?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사람 없다고 유재석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일부에서 유재석도 세금 문제를 조사해보라는 거다. 그러나 유재석에 대해 세금 문제를 꺼내면 여지없이 비난을 당한다.
물론 유재석이 탈세를 했다는 건 아니다. 강호동에 빗대어 유재석은 깨끗하니 시청자들을 배신한 적이 없으니 더 이상 파헤칠 게 없다는 논리다. 지금 돌아가는 여론 동향을 보면 강호동은 악의 축으로 비난 받고, 유재석은 강호동과는 질적으로 다른 선으로 몰고가는 양상이다.


강호동과 유재석을 선악으로 나뉜 대표적인 시선이 바로 기부다. 유재석은 그동안 오른속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기부를 많이 해왔는데, 강호동은 유재석보다 돈을 더 많이 벌면서 기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탈세를 하면서도 자신의 배 채우기에 바빴다는 것이다. 기부는 못할망정 탈세를 했다는 사실에 강호동은 여지없이 악으로 몰리고 기부를 많이 한 유재석은 국민MC 칭호가 아깝지 않다고 한다. 이런 논리라면 돈이 많은 부자가 기부를 안하면 비난 받는 세상이 된다.
문제는 그가 세금을 과소납부한 것을 가지고 기부로 관련지어 비난을 하는 것이다. 유재석이 기부를 많이 한 건 백 번 칭찬받을 일이지만, 강호동이 기부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파렴치범으로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 탈세와 관련해 강호동을 욕하는 것도 모자라 기부까지 들먹이며 비난하는 건 감정이 앞선 처사다.

또한 유재석과 강호동을 두고 강호동 시대는 가고 유재석 1인 시대가 왔다는 편견이다. 강호동의 세금 과소 납부가 중대범죄인지 아닌지, 그리고 정말 착오였는지는 아직 나온게 없다. 그런데 강호동 시대가 벌써 끝났다고 단정하는 건 더 이상 방송에서 강호동 나오지 말라는 소리와 같다. '1박2일' 시청자투어를 보면 강호동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그의 예능적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다. 유재석만큼 강호동도 좋은 MC고, 강호동 만큼 유재석도 좋은 MC다. 둘 다 비교가 불가능한 우리 예능의 양대 축이다. 그런데 세금 문제로 한 사람을 나락으로 몰고, 또 한 사람은 비교 불가한 천사표로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세금 과소 납부에 대해 강호동 소속사에서 입장 발표를 한 후 강호동 본인 입으로 나온 얘기는 아직까지 없다. 세금을 과소 납부한 것은 분명하지만 마녀사냥 같은 여론 몰이에 강호동은 억울할 지 모른다. 강호동은 방송 3사를 오가며 예능 프로를 4개나 진행한다. 어디 이뿐인가? 알려진대로 개인 프렌차이즈 사업까지 하니 수입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수입만큼 일일이 세금을 다 따져가며 내는 것을 강호동 본인이 직접 확인하긴 어려울 수 있다. 일하는 사람들이 저지른 과오일 수 있다는 얘기다. 강호동측 주장대로 착오로 인해 추징금이 나온 거라면 이는 개인사업자에게도 흔히 나올 수 있는 경우다. 즉 유리지갑이라고 하는 회사원이 아니고서는 조사하면 다 세금 과소납부가 나올 수 있다는 거다.

엄밀히 말해 강호동은 세금 과소납부지 탈세, 탈법을 저지른 게 아니라고 본다. 지출이 필요 경비로 인정받느냐, 못받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파렴치범으로 비난받을 일도 아니다. 강호동 세무대리인이 경비로 판단해 신고했는데, 국세청에서 경비로 인정을 하지 않은 것 뿐이다. 회계파트에 근무해본 샐러리맨들은 다 알겠지만, 필요경비는 원래 애매한 부분이 많고 정황상 확실해도 증빙서류가 조금이라도 불충분하면 인정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필요경비에 대한 시비와 문제는 통상 있는 일이다. 과소납부로 인정되면 새로 계산된 결정세액을 납부하면 된다. 그런데 이걸 탈세로 몰고가니 강호동 입장에서 보면 억울할 수도 있다. 강호동의 세금 과소납부에 대해 처음 보도한 매체에서 탈세 혐의로 몰고가 전 매체에서 탈세, 탈세하는 것이다. 어디 언론 뿐인가, 네티즌들 역시 강호동을 탈세범으로 몰고 있다. YTN만 탈세가 아니라 과소납부로 보도하고 있는데, 언론의 객관적인 보도가 아쉽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기에 왜 강호동의 세금 문제가 터진 걸까? 여기에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다. 종편 채널 개편과 맞물려 강호동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걸 보다못해 방송가에서 강호동을 죽이려고 한다는 것이다. 즉, 강호동 때문에 공중파와 종편간의 경쟁으로 100억설 등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몸값이 강호동 뿐만 아니라 예능PD, 인기 연예인 등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전에 싹을 자르는 거란다. 강호동 거품을 제거하면 다른 연예인들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얼핏 그럴듯 하게 들리지만 이 또한 정확한 근거가 있는 얘기는 아니고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불과하지 않을까 싶다.


글쓴이는 강호동을 두둔하기 위해 이 글을 쓴 건 아니다. 최근 몇 일 강호동 탈세를 두고 벌어지는 여론의 향배를 보니 강호동은 악(惡), 유재석은 선(善)으로 몰고가는 시선이 무섭기 때문에 이 포스팅을 올린다. 강호동은 1993년 씨름선수에서 연예계로 발을 들여놓은 뒤 나름대로 각고의 노력으로 정상까지 왔다. 또 강호동 때문에, '1박2일' 때문에 휴일 저녁 한 때를 즐겁게 지낸 사람이 많았고 지금도 '1박2일' 인기는 여전하다. 세금 과소납부가 잘못된 일인 건 분명하지만, 강호동측 입장은 전혀 믿지 않고 한 순간에 강호동을 죽일놈 취급하는 게 소름끼친다. 고의 탈세인지, 세무착오인지 아직 모르지 않는가.

세간의 나쁜 여론대로 강호동이 치명타를 입고 방송가에서 퇴출된다면 유재석에게도 좋을 건 없다고 본다. 강호동이 있기에 유재석이 더 빛나지 않을까? 유재석이 1인 독주시대를 간다면 이 또한 오래가기 어렵다고 본다. 선의의 경쟁심리가 있어야 서로 더 발전하는 법이다. 지금처럼 강호동을 악으로, 유재석을 선으로 몰고가는 시선이 당장은 유재석에게 좋을 진 몰라도 장기적으론 오히려 손해가 아닐까 싶다.

여론은 강호동에겐 최악이다. 강호동은 소속사 커튼 사이로 숨을 때가 아니다. 세금 과소 납부에 대해 본인이 알았든, 몰랐든 간에 국민 앞에 하루 빨리 직접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만이 성난 대중들이 강호동은 악, 유재석은 선으로 보는 무서운 이분법적 시선을 가라앉히는 최선의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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