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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세바퀴' 정성호, 임재범 흉내는 처절한 생존본능

by 카푸리 2011.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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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세바퀴'에 나온 정성호를 보고 시청자들은 '어? 임재범이네'하고 착각했는지 모른다. 정성호는 '개그야'에서 '주연아' 코너로 인기를 끌던 개그맨이다. 8년간의 무명생활 끝에 '개그야'로 간신히 이름을 좀 알렸는데, 그 이후로 이렇다 하게 빛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정성호가 다시 들고나온 비장의 무기가 바로 임재범 흉내다. '세바퀴'에 나온 정성호는 임재범처럼 짧은 머리에 중절모까지 쓰고 나왔다. 임재범 도풀갱어라고까지 불리는 정성호는 임재범을 통해 처절한 생존본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버라이어티에 밀린 개그프로는 심야프로에 편성돼 개그맨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지난 2월 MBC가 '웃고 또 웃고'란 프로를 신설했는데 방송시간이 금요일 밤 0시 45분이다. 아무리 재미있다 해도 이 시간에 개그 프로를 볼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개그프로가 인기없다고 천대받고 있는 것이다. 정성호는 이 프로의 '나도 가수다' 패러디 코너를 통해 임재범 흉내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주 그는 더 이상의 임재범 도풀갱어는 없다고 할 정도로 임재범의 '고해'를 싱크로율 100%를 보여주었다.


'세바퀴'에 정성호가 출연한 것은 깜짝 놀라게 한 임재범 패러디를 못본 사람들을 위해 다시 보여주려는 것도 있지만 불쌍할 정도로 침체에 빠진 개그프로 '웃고 또 웃고'를 띄워주기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박미선은 후배 개그맨들을 위해 '웃고 또 웃고' 방송시간까지 상세하게 홍보해주었다.

정성호는 '세바퀴' 출연자 중 임재범 패러디로 단연 돋보였다. 이휘재가 정성호를 아예 정재범으로 부르며 임재범 눈빛 한 번만 보여달라고 했는데, 정말 똑같다. 눈빛만 똑같은 게 아니라 말투도 똑같다. 이렇게 임재범으로 완벽하게 변하기 위해 정성호가 흘린 땀과 눈물을 생각하니 마음이 짜안하다. 임재범 인기를 이용한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정성호는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다.


그렇다면 임재범은 정성호의 흉내를 어떻게 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굉장히 좋아한다는 것이다. '나가수' 매니저로 출연하고 있는 지상렬이 정성호의 임재범 흉내를 보고 너무 똑같아서 임재범을 만나면 전화 연결을 해준다고 했는데, 지상렬 얘기를 듣고 임재범이 직접 정성호에게 전화를 했다. 임재범의 전화에 정성호는 깜짝 놀라서 당황했는데 '방송 잘 보고 있어요!'는 임재범 말에 '팬이라서 따라했습니다'라며 허락도 받지 않고 흉내낸 것을 간접적으로 사과했다. 그러자 임재범은 '아니요, 제가 정성호씨 팬입니다'라며 정성호가 땀을 많이 흘리는 것까지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정성호에게 '막걸리나 한잔 하자'고 했는데, 이는 임재범이 정성호가 자기 성대모사를 하는 것을 허락했다는 의미다.


정성호는 최병서 계보를 잇는 성대모사의 달인으로 통한다. 그가 '세바퀴'에서 보여준 서경석, 한석규 성대모사는 빵 터지는 재미를 선사해주었다.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는 서경석, 한석규의 모습을 동작은 물론 말소리까지 완벽하게 흉내냈다. 정성호가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부를 때 채널을 '세바퀴'로 막 돌린 시청자들은 임재범이 나왔다고 착각할 정도로 카리스마 포스와 노래 부르는 모습이 완전히 똑같았다. 임재범이 고개를 돌리는 것, 지그시 눈을 감는 것, 관객들을 뚫어져라 응시하는 것, 마이크를 잡은 것, 노래를 부르다 손을 앞으로 내뻣는 것 등 하나부터 열까지 놀라울 정도로 똑같다.

이렇게 재주가 뛰어난데, 방송사의 개그 프로 천대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성호가 노래를 부를 때 '나가수' 매니저 점수를 패러디한 그의 행사건수가 나왔다. '개그야'로 인기가 있을 때인 2007년은 행사가 263건이었는데, 2008년 2건, 2009년 0건, 2010년 1건이었다. 그러다 임재범 패러디로 2011년은 5건으로 늘었다. '주연아' 코너 이후 정성호는 대중들에게 완전히 잊혀졌었다.


정성호가 임재범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은 속된 말로 먹고 살기 위해서다. 정성호 혼자만 먹고 살기위해서 아니다. '개그야' 인기로 2006년 연예대상 최우수상까지 받은 그가 힘들 정도면 정성호 후배들의 고생은 더할 것이다. 그는 침체된 개그 프로그램을 살리기 위해 임재범 인기를 이용한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임재범을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그대로 따라하기 위해 수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임재범 역시 14년간의 무명생활 끝에 '나가수'를 통해 대박 신화를 만들었다. 정성호는 자신의 대박을 위해서가 아니라 개그프로의 대박을 위해 임재범 도풀갱어로 생존 싸움을 하고 있다. 자사 프로라 그렇겠지만 다행히 '세바퀴'에서 '웃고 또 웃고'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부탁하는 등 지원사격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정성호가 임재범처럼 무명의 설움을 날려버리고 개그프로의 부활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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