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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김태호PD 이적설 부인, 유재석 십년감수했다

by 카푸리 2011.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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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연예 뉴스에 흥미로운 기사 2건이 올라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나는 '강심장'에서 강호동이 이승기를 역대 최고의 파트너로 극찬한 것이고, 또 하나는 '무한도전' 김태호PD의 종편 이적설이었다. 이 두가지 뉴스를 보고 든 생각은 예능의 양대축 유재석과 강호동의 희비가 엇갈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만약 김태호PD가 정말로 이적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강호동은 이승기를 붙잡아 시너지효과로 승승장구 하고, 유재석은 이대로 몰락하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앞섰다. 그런데 김태호PD가 트위터를 통해 종편 이적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으니 유재석으로선 십년감수한 셈이다.

먼저, 김태호PD의 종편 이적설을 보자. 19일 밤 모 언론매체에 <단독> 표기를 달고 '무도 김태호PD 종편행' 기사가 터졌을 때 '무도'팬들은 한 마디로 경악했다. 김태호PD가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무한도전'을 버렸다는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김태호PD 자신이 조중동의 종편 채널 참여에 반대하는 미디어법 파업에 동참까지 한 마당에 무슨 종편 채널 이적이란 말인가? 공중파 최고 예능PD가 고작 캐이블PD로 전락한다는 말인가!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는 뉴스였다. 결국 <단독> 보도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오보 때문에 가장 마음을 졸인 사람은 유재석이 아닐까 싶다.


'무한도전'은 김태호PD가 없다면 앙꼬없는 찐빵이다. 연예인도 아닌 PD 한 명의 이적을 두고 어제 하루종일 여론이 들끓었던 것은 김태호에 대한 인기 때문이다. 그만큼 '무한도전'의 상징은 김태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태호PD가 빠지고 다른 PD가 와도 '무한도전'은 계속 방송되겠지만, 그 타격은 유재석이 고스란히 짊어질 것이다. 예능에 영원한 1인자란 없다. 안그래도 요즘 힘든 유재석인데, '무도'까지 침체된다면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김태호PD와 유재석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것이다.

김태호PD의 이적설이 나돌았을 때 팬들은 '그럴리 없다!'며 이적을 믿지 않았다. 여기엔 유재석에 대한 애정도 포함돼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태호가 없는 '무한도전'이 앙꼬없는 찐빵이라면, 유재석은 그 앙꼬없는 찐빵을 시청자들에게 팔아야 한다. 맛도 없는 찐빵을 그 전처럼 사먹을 수 있을까? 유재석의 성격상 그래도 더 많은 찐빵을 팔기위해 노력하겠지만, '런닝맨'처럼 혼자 원맨쇼 하는 모습이 더 안스럽게 보일 것이다. 김태호PD 이적설 뒤에는 이렇게 유재석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강호동은 어떤가? 19일 방송된 '강심장'에서 강호동은 이승기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강호동은 '내가 만약 시간이 많이 흐른 뒤 역대 최고의 파트너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무조건 이승기라고 대답할 것'이라며 이승기를 한껏 치켜 세웠다. 왜 안그렇겠는가! 이승기는 누가 뭐래도 당대 최고의 엔터테이너다. '1박2일'을 통해서 이승기는 강호동에게 예능을 배웠지만 이젠 강호동과 어깨를 나란히, 아니 그를 능가했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강호동이 이승기를 예능 파트너로 선택한 것은 그의 방송 인생에 최고의 행운이며, 당분간 이 행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유재석의 파트너, 자칭 타칭 2인자 박명수는 이승기처럼 시너지효과를 내는 게 아니라 유재석에게 완전히 기대는 파트너다. 그래서 박명수를 유재석의 기생충이라고도 한다. 박명수 본인은 지난해 '놀러와'에 출연해 2인자란 말보다 기생충이란 말에 화가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유재석 없는 박명수의 오늘이 과연 가능했을까 하는 부분에선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유재석의 인기나 게스트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으로 볼 때 박명수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인기를 얻을 수 있다.

어디 이뿐인가? '런닝맨'에서는 김종국이 유재석의 짐이 되고 있다. 김종국은 '런닝맨'에서 얼마 전 느닷없이 유재석의 바지를 벗겨 시청자들의 빗발치는 비난을 받았다. 안그래도 힘든 '런닝맨'인데 김종국이 자폭을 한 셈이다.  '1박2일' 강호동과 비교해볼 때 유재석은 파트너 복이 없는 셈이다. 물론 '무도'에 정형돈, 정준하, 노홍철 등이 있지만 이승기 인기에 비하면 사실 많이 약한 편이다. '무한도전'하면 유재석과 김태호PD 양대 축이 먼저 생각나는데, 그 한 축이 무너진다면 유재석에겐 곧 위기를 말한다.


사실 유재석은 올해들어 '위기'란 말을 심심찮게 들어왔다. '런닝맨'에서 고전하고, 출연료 문제 등으로 소속사와의 오랜 갈등 끝에 1인 기획사까지 설립하는 등 많은 어려움도 겪었다.
정상의 자리는 누구나 언젠가 내려오기 마련이지만 아직 유재석에게 '위기'란 말은 낯설기만 하다. 그런데 김태호PD가 이적을 한다는 소식에 천하의 유재석이라도 '이번에는 진짜 위기'란 생각이 들었다. 유재석 역시 청천벽력과도 같은 충격을 받았겠지만, 하루만에 해프닝으로 끝났으니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모른다.

유재석은 데뷔 초 메뚜기 춤을 추며 10년간 무명의 설움을 겪고, 정상의 자리에 섰다. 한 번 올라선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무명생활보다 더 힘든 땀과 노력이 필요하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유재석은 최근 불거진 위기설을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즉, 김태호PD 이적설이 해프닝으로 끝나면서 '무도팬'들의 충성도와 응집력은 더 강해질 수 있다. 데뷔 21년째를 맞는 유재석이 김태호 이적설 등 어수선한 '무한도전' 분위기를 일신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바로 이것이 종편 이적설을 잠재우고 영원한 '무한도전' 지킴이를 천명한 김태호PD에게 보답하는 최선의 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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