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예가비평

'100분토론' 김여진, 개념배우로 등극하다

by 카푸리 2011. 3. 25.
반응형
시사프로 '100분토론'에 배우 김여진이 출연했다. 연예인이 '100분토론'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12월 400회 특집에 김제동과 신해철이 출연했었다. 당시 김제동은 '토론을 가장 잘할 것 같은 연예인 1위'로 뽑혔고, 손석희교수의 권유로 나와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녹여주었다. 정치인들처럼 많은 미사여구를 사용하지 않아도 김제동이 남긴 한 마디가 시청자들의 가슴에 더 와닿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김여진은 왜 출연했을까? 홍익대 청소노동자 문제 등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등 우리 주변의 그늘진 이웃을 위해 노력해 온 점 때문이라고 본다.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은 부당한 대우와 노동조건에 항의하며 학교와 용역업체를 상대로 49일간 농성을 벌여왔지만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김여진은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홍익대사태'를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세상에 적극적으로 알렸다. 또한 농성장을 직접 방문해 노동자들을 위로하는 등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억울함을 이슈화시키는데 앞장 섰다. 지난 2월에는 이재오특임장관과 함께 tvN '브런치'에 출연해 홍대사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구하는 등 청소부들의 억울함을 알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 그래서 홍익대 청소노동자들 사이에서는 배우 김여진을 '홍익인간', '홍여신'이라고 부른다.


연예인이 정치, 사회 문제에 이렇게 관심을 갖기는 쉽지 않다. 김제동이 가끔 국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는 발언을 하기도 하는데, 방송출연에 제한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다른 연예인들은 무척 꺼리고 있다. 그래서 400회 '100분토론'에 김제동이 나왔지만 500회 특집은 김여진이 나온 것이다.

김여진은 '100분토론'에서 홍대사태를 염두에 둔 듯 노동자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을 보였다. 노동자들에 대한 복지를 개선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얘기하며 홍대 청소부들의 아픔을 연상시켰다. 그녀는 '삼성이 언제까지 우리 나라를 대표할 수는 없지 않나? 사람들이 상상하고 꿈꿀 수 있게 되려면 청소노동자로 일해도 경제력이 보장돼야 한다. 낮에는 청소하고 밤에는 자신의 꿈을 향해 정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대기업과 정부를 향해 똑부러진 주장을 했다.


그리고 대학생들이 등록금 때문에 힘들게 공부하고 있는 현실도 개탄했다. '평균 한 학기에 750만원이고 더 비싼 대학도 있다. 그런데 각 대학이 적립하고 있는 돈이 몇 천억 단위다'며 중산층 가정에서 등록금 대는데 허리가 휜다고 했다. 대학을 다니기 위해 대출을 받는데, 대출금 때문에 취직도 하기 전에 신용불량자가 되고, 그래서 취직도 안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청년들의 아픔을 대변하기도 했다.

배우 김여진이 노동자문제, 청년실업, 대학등록금, 천안함사건, 저출산, 한진중공업사태 등에 대해 얘기하는 걸 보면서 '배우 김여진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100분토론'에서 한국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얘기하는 걸 보니 여느 정치인들보다 훨씬 가슴에 와 닿았다. 어제 '100분토론'은 전원책변호사, 인명진목사, 정규재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진중권문화평론가, 시골의사 박경철 등 그야말로 내노라하는 패널들이 나왔지만 김여진의 말은 그 누구에도 뒤지지 않았다.


김여진의 '100분토론' 예고를 보고 처음에는 '잘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가졌었는데, 막상 '100분토론'을 보니 너무 말을 잘해서 놀랐다. 말을 잘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시사, 정치, 사회문제에 그렇게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에도 감탄했다. 또한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젊은 층들의 가슴 한 켠을 후련하게 해준 청량제였다. 배우 김여진에 대한 재발견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다시 봤을 것이다.

어제 '100분토론' 500회는 '오늘 대한민국, 희망을 말한다'는 주제로 특집 방송됐다. 김여진이 방송 중반에 사회문제에 정곡을 찌르는 의미심장한 말과 젊은이들의 꿈이 돈에 얽메여 좌절된다고 할 때는 통쾌함마저 느꼈다. 어느 정치인이 김여진만큼 국민들의 아픈 구석을 속시원하게 할 수 있을까? 김제동이 '나가수'에서 김건모의 재도전을 건의한 것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개념연예인하면 김제동이 떠올랐는데, '100분토론'을 보고 배우 김여진이 진정한 개념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