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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음대교수 폭행사건, 강호동에게 불똥 튀나?

by 카푸리 2011.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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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지인의 트위터에 올려진 서울대 음대교수 폭행글을 보고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하고 넘어갔는데,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이 교수의 이름과 함께 SBS '스타킹'의 '기적의 목청킹'에 출연했다고 한다. 이 뉴스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강호동이다. 출연자 문제는 PD 등 제작진이 책임져야 하지만 '스타킹'은 강호동이 애착을 갖고 진행하는 예능 프로다. 강호동은 안그래도 이승기 하차문제로 고생을 했는데, 음대교수 폭행사건으로 '스타킹' 진행자로서 도덕적인 책임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방송 프로 출연자가 문제가 되면 그 불똥이 MC들에게도 튀기 마련이다. '스타킹'은 이전에도 표절시비와 쇠고기 패션쇼 등으로 담당PD가 사과하고 하차하는 등 홍역을 치뤘다. 강호동이 '스타킹'을 떠나야 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시청자들의 분노가 컸다. 동시간대 '무한도전'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스타킹'으로서는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무리한 꼼수(?)를 많이 썼는데, 그 때마다 역풍을 맞았다.


문제의 김모교수가 언론 보도대로 학생들에게 폭행을 했다면 이는 교수자격이 없다. 사랑의 매와 폭행은 엄연히 다른데, 이 교수가 폭행한 것을 보면 '사랑'이 없는 감정의 분출같다. 당사자는 문제가 불거지자, 이제서야 '잘못된 교육방식인 줄 몰랐다', '열정적으로 가르친 것 뿐이다'라고 해명했는데, 명색이 당대 최고의 서울대 교수인데 폭행이 잘못된 교육방식인줄 몰랐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폭력은 사실이 어떻든 간에 정당화될 수 없다. 성악가가 꿈인 가난한 야식배달부 김승일씨가 김모 교수에게 배우고 있는데, 제대로 배울 지 모르겠다. 방송에서 보였던 얼굴과 그 이면의 모습이 너무 다르니 충격적이다. D일보 보도를 보니 본인도 서울대 다닐 때 그렇게 배웠다고 하는데, 그 때와 지금의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왜 김교수만 모를까? 그래도 스승이라고 학생들이 돈을 모아 선물을 하면 '왜 각자 하지, 한꺼번에 돈을 모아서 하느냐?'며 면박을 줬다고 하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다.


사람의 가식, 이중적인 모습이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가난 때문에 성악을 꿈을 펴지 못한 김승일씨 사연을 보고 눈물까지 흘렸는데, 이 눈물이야 말로 악어의 눈물이 아니고 뭔가? 보도에 나온대라면 돈 없고 빽 없는 김승일씨 같은 사람은 김모교수에게 배울 자격이 안된다. 적어도 명품 선물 하나 해줄 정도가 돼야 제자로서 대접받고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 명품선물, 티켓 강매, 폭행이 모두 제자 사랑 때문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논리가 아직도 서울대에서 방치됐다는 사실 자체가 끔찍하다.

언론의 보도가 모두 사실이라고 믿고싶지 않다. 서울대에서 진상조사를 해보니 언론이 많이 왜곡시켰다고 한다. 문제를 제기한 학생과 학부모에게 물어보니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고 한다. 이 말을 믿고 싶지만 예술대가 어떤 곳인가? 교수 한 마디에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하는 곳이다. 교수에게 찍하면 졸업해도 백수신세다. 그래도 교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아놔야 지자체 합창단, 교향악단 등에라도 취직할 수 있다. 그래서 문제가 불거졌어도 학생들이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기 어렵다는 것을 왜 모를까?


이번 음대교수 폭행사건에서 강호동도 자유로울 수 없다. 본인이 진행하는 프로지만 강호동과는 아무런 상관없다고 발뺌하면 안된다. 그동안 '스타킹'은 다른 예능에 비해 여러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오죽하면 '구설킹'이라고 할까? 차제에 강호동은 '스타킹'을 하차하는 것을 고려해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강호동이라면 굳이 '스타킹'이 아니라도 다른 예능 프로를 맡을 수 있지 않는가? 더군다나 동시간대 유재석의 '무한도전'과 시청률 싸움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 '1박2일'과 '무한도전'이 모두 사랑받는 것은 유재석, 강호동이 진행하는 프로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방송 요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폭행을 한 음대교수도 밉지만 '스타킹' 프로도 이미지 추락은 피할 수 없다. 어쩌면 강호동이 하차하는 것보다 '스타킹'을 폐지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매년 봄, 가을이면 방송사마다 개편을 하는데, 이제 자극적이고 시선을 끄는 소재보다 시청자들이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예능프로가 나왔으면 한다. '무도'와의 경쟁에서 '스타킹'이 살아남으려고 하다보면 또 다른 구설수가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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