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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해투3', 언론의 도를 넘은 태연 죽이기

by 카푸리 2010.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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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녀시대가 국내활동 중 유재석의 '해피투게더3'에 출연했다. 9명의 맴버 중 태연, 유리, 써니, 서현, 수영이 출연해서 일본활동 중에 일어난 해프닝과 에피소드 등을 들려주었다. 스케즐이 너무 바빠 잠 잘 시간이 부족해 서현이가 아침에 깨울 때 제대로 일어나지 못한다는 수영과 유리 얘기를 할 때는 짠 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피곤한 가운데서도 '해투3'에 나와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임하는 것을 보면 역시 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태연이 '우결'에 출연할 때 정형돈에 대해 얘기한 것을 두고 얼토당토않게 기사가 나온 것을 보고 참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연은 2009년 '우결'에 정형돈과 가상부부로 출연했었다. 토크중에서 박미선이 '소시' 맴버들에게 가상 결혼을 하고 싶은 맴버가 누구냐고 물었는데, 박명수가 태연에게 '그때(정형돈과 '우결' 출연할 때) 많이 힘들었지?' 하고 농담으로 물었다. 태연은 '그 얘기 꺼내지 말어'라며 받아넘겼고, 정형돈이 싫다는 의미로 한 얘기가 아니었다. 그런데 기사는 태연이 정형돈에게 '발끈했다'고 나왔다. 여기서 '발끈'이란 말은 사소한 일에 걸핏하면 왈칵 성을 내는 걸 말하는데, 태연은 성을 낸 것이 아니었다.


포탈 연예뉴스란에 '태연, 정형돈과 가상 결혼? 얘기도 꺼내지 마라 발끈'이라는 기사가 하루 종일 걸려 있고, 댓글도 많이 달렸다. 그런데 방송을 본 사람들은 태연이 정형돈을 싫어해서 한 말이 아니라 박미선, 박명수의 말에 농담으로 받아 넘긴 것을 알고 있다. 문제는 방송을 보지 못한 사람들은 기사만 보고 태연이 정형돈을 싫어해서 한 말처럼 오인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태연에 대한 악플이 달리고 있다. 잘못된 기사 하나 때문에 태연이 아무런 잘못없이 욕을 먹고 있는 있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박명수가 '정형돈의 결혼소식에 서운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태연은 스케즐 때문에 참석치 못했다고 했다. 그런데 기사에는 결혼식에 가지 않은 것을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고 나왔다. 태연이 어떻게 정형돈의 결혼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는가? 바쁜 스케즐 때문에 참석치 못해 미안해 할 입장이었고, 태연은 분명히 '스케즐 때문에...' 못갔다고 했다. 이 장면 역시 태연이 정형돈을 미워하거나 탐탁치 않게 여기는 표정이 아니었는데, 기사는 태연이 정형돈이 싫어 결혼식에 가지 않은 것처럼 나와 버렸다. 이 기사를 쓴 기자는 방송을 보고 기사를 썼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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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보면 정형돈이 태연에게 기분 나빠할 수도 있다. 태연은 웃자고 한 말인데, 기자가 죽자고 덤비며 기사를 썼기 때문이다. 태연의 말은 사실 기사거리도 되지 않는다. 요즘은 예능프로 본 후 팩트만 있는 그대로 나오는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예능 프로에 나와 농담을 한마디 하면 그 농담을 진담처럼 받아 쓰며 '낚시성' 제목으로 네티즌들의 낚아 올린다. 태연은 졸지에 낚시밥이 됐다.

태연의 발언이 낚시로 쓰일 수 있었던 것은 미친존재감으로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는 정형돈 때문이다. '우결' 출연 당시는 정형돈의 존재감이 크지 않았는데, 무한도전 WM7 이후 정형돈은 '미존개오'(미친존재감 개화동 오렌지)로 불리고 있다. 그런데 태연이 정형돈에게 발끈했다고 한다면 네티즌들이 왜 발끈했는지 당연히 관심을 끌 것이 아닌가? 기자가 태연과 정형돈의 감정 싸움을 부추긴 꼴이다.


'해투3'에서 '꽁트는 꽁트일 뿐 오해하지 말자'라는 멘트를 괜히 하는게 아니다. 바로 꽁트를 오해하고 기사를 써서 낚시를 하는 기자들을 겨냥한 말 같다. 이런 기사에 흥분해서 태연을 욕하는 네티즌들이나 기자나 매 한가지다. 이렇게 웃자고 한 말을 죽자고 덤빈다면 앞으로 예능 프로에 나와 농담 한 마디 제대로 할 수가 없다. 태연이 정형돈이 싫어서 정색한 것처럼 기사가 났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란 것을 방송을 본 사람들은 다 안다. 이는 언론의 '소시' 죽이기에 이어 도를 넘은 태연 죽이기와 다를 바 없다.

소녀시대 맴버들이 언론에게 미운털이 박힌 것일까? 일본과 한국에서 감히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잘 나가다 보니 사소한 것 하나라도 흠집을 내고 싶은게 언론의 속성일까? 잘하면 잘하는 대로 칭찬해주는 문화가 아쉽다. 얼마나 비판할 게 없으면 예능 프로에 나와 농담한 것을 가지고 비판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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