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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드라마 '욕망의 불꽃'을 막장이라고 하는데, 아직 막장이라고 판단하기는 이른 것 같다. '제빵왕 김탁구'도 방송 초반 쌍방 불륜 등으로 '막장'이라고 했지만 회를 거듭할 수록 인기를 끌었다. 물질보다 의리, 우정, 사랑같은 가치를 소중하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욕망의 불꽃'도 3회까지 나온 사생아, 출생의 비밀, 낙태, 복수, 살인, 폭행 등을 보면 분명 막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극중 윤나영(신은경) 언니로 나오는 윤정숙(김희정)의 청순가련녀 역할이 막장을 덮고도 남을 만큼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김희정이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뛰어넘는 가치, 즉 '가족'의 용서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숙은 아버지의 뜻대로 대서양그룹 셋째 아들 김영민(조민기)과 결혼을 해서 행복하게 살아야 할 몸이었다. 그런데 동생 나영(신은경)의 욕심 때문에 재벌가 며느리가 되지 못했다. 정숙의 동생 나영은 아버지 철공소에서 일하던 강준구(조진웅)에게 질투심을 유발시켜 결국 정숙을 겁탈하게 만들었고, 이 일로 아버지마저 쓰러져 죽고 말았다.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악녀 윤나영의 욕심은 언니를 제치고 결국 김영민과 결혼을 한다. 그러나 윤정숙은 강준구가 살인죄를 저질러 홀로 남게되었다.


어릴 때부터 나영은 유달리 욕심이 많았다. 누구에게도 지는 꼴을 못보고 살았다. 이런 욕심때문에 나영은 언니, 아버지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는 물불 안가린다. 나영이 저지른 모든 악행들은 정숙이 다 거두며 그 죄값을 받고 있다. 첫 회에 나영이 낳은 아이는 죽었다고 했지만 사실은 죽지 않았다. 정숙이가 나영의 장래를 위해 어디엔가 몰래 숨겨두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4회 예고편을 보니 고아원 같은 곳에서 정숙이 아이를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바로 이 아이가 백인기(서우)다. 백인기의 탄생은 사생아, 즉 막장으로 태어났지만 그 막장을 윤정숙의 따뜻한 인간미로 덮고 있다.

3회에서도 나영의 막장 행각은 계속됐고, 이 막장을 정숙이 덮었다. 아버지가 죽고 나서 빚쟁이들이 집안에 차압 딱지를 붙였는데, 나영은 자신의 옷을 빼돌려 나갔다. 그러면서 아버지 재산은 다 정숙이 것이라며 준구와 알아서 하라고 한다. 이는 아버지 빚을 언니가 알아서 다 떠맡으라는 것이고, 자기는 모른다는 거다. 만약 아버지가 재산을 남겼다면 나영이 정숙에게 모든 재산을 다 주었을까? 차압딱지를 떼면 잡혀간다는 말에 정숙은 준구에게 나영이가 안잡혀가게 해달라며 부탁을 한다.


정숙이가 모든 빚을 다 떠앉게 되자, 준구는 그 빚을 갚기 위해 석유운반선을 강탈하는 일에 끼어들다가 결국 살인까지 저질렀다. 준구에게 몸을 준 정숙은 아버지 초상화를 보고 준구와 함께 살겠다고 했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됐다. 나영은 정숙이 욕망도 없고 착하게 살며 자신의 운명을 거역하는게(김영민과 결혼하려 하지 않는 것) 바보같은 짓이며 무서운 짓이라고 한다. 그러나 자기는 운명 따윈 두렵지 않으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워서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차지하겠다고 한다. 참 무서운 여자다. 언니 정숙의 운명과 강준구가 살인를 저지른 것은 따지고 보면 다 윤나영 때문이다.

윤나영은 정숙에게 자신의 과거에 대해 입뻥긋도 하지말라며 그렇지 않으면 언니도 죽여버리겠다고 협박까지 한다. 그러면서 절대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며 으름짱을 놓는다. 정숙이가 나영의 출산을 알고 있기때문이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면 대서양그룹 며느리가 되거나 살아가는데 문제가 되기 때문에 사전에 입막음을 해놓는 것인데, 정숙의 성품으로 볼때 어찌 동생의 불행을 바라겠는가?


김태진(이순재)는 아들 김영민(조민기)을 울산에 데리고 와 윤나영과 결혼을 하라고 한다. 나영이 아버지가 김태진 대신 감옥에 간 일로 어릴 때 정숙과 영민을 결혼시키기로 했었다. 그런데 나영이가 서울로 김태진을 찾아가 정숙이는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있다고 거짓말을 해서 꿩 대신 닭이라며 나영을 영민의 베필로 점찍은 것이다. 나영은 언니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바꾸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영민은 아버지 뜻을 거스르지 못하고 결국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됐다.

나영은 정숙에게 다음주 영민과 결혼을 하게됐다며 결혼식에 오지도 말고 강준구 뒷바라지나 잘하라며 언니 가슴에 못을 박는다. 하늘 아래 유일한 혈육인데 이럴 수가 있나? 나영과 영민의 결혼은 가족들끼리만 모여 조촐하게 거행됐다. 영민은 원치 않은 결혼식이라 신부에게 키스하라는 사회자의 말에 머뭇거리더니 이마에 키스를 했다. 나영은 영민의 귀에 '죽을 때까지 놓아주지 않겠다'고 했지만 신혼 첫날 밤에 도망을 가버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영민은 미국에 사귀고 있는 여자가 있었다.


정숙의 운명은 참 기구하다. 살인죄로 붙잡힌 강준구는 면회를 온 정숙에게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한다. 그리고 자신을 잊으라고 한다. 사람을 셋이나 죽였으니 죽어서 다시 세상에 나오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정숙에게 잊으라고 한 것이다. 말이야 맞는 말이지만 정숙의 성격상 준구를 잊을수가 있나? 준구의 가슴 아픈 말에 정숙의 가슴이 무너진다. 이런 기구한 운명이 또 있단 말인가?


결혼 후 미국으로 간 나영은 영민과 함께 살던 양인숙(엄수정)이 임신을 한 사실을 알게되는데, 낙태시 자신이 더 이상 임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인숙에게 꼭 아이를 낳으라고 한다. 그래서 낳은 아이가 바로 김민재(유승호)다. 그러니까 김영민-윤나영부부 사이에 낳은 아이는 없다. 모두 각자가 낳아서 온 아이들이 하나씩 있는데, 무슨 운명인지 첫 회를 보니 이들이 서로 사랑하는것으로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다. 그래서 극 초반 막장 이야기가 나왔지만, 민재를 몰래 키우며 동생 나영의 악행까지 감싸준 정숙, 즉 김희정의 청순가련녀 연기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막장을 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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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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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귀요미 2010.10.10 11:0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아 진짜 이런 언니 어디에도 없을듯 합니다 ㅋ
    글고 맨 뒷부분에 민재를 몰래 키우며 가 아니고 인기를 몰래 키우며 아닌가요?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