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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무한도전, 김태호PD가 대인배인 이유

by 카푸리 2010.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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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무한도전' 빙고특집을 보면서 맴버들이 정준하 등짝 위에서 고스톱을 치는 것을 보고 '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방송 후 사행성 논란이 일어났다. 그것도 딱 한 매체만 논란의 불씨를 만들었고, 이 기사에 많은 네티즌들이 댓글로 의견을 남겼다. 예능 프로에 대한 특정 매체의 칭찬과 비판은 기자들의 선호도가 반영된 측면도 있지만, '무도'의 고스톱 장면을 신정환의 도박의혹과 관련지어 '사행성' 운운한 것은 속된 말로 도를 넘은 '무한도전 죽이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논란의 불씨를 아직도 꺼지지 않았다. '사행성' 논란을 일으켰던 이 매체는 김태호PD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인터뷰'라며 무한도전의 고스톱 논란을 계속 키워가고 있다. 게다가 기사 댓글에는 네티즌들에게 '고스톱 방송 어땠나요?'라며 '문제있다'와 '문제없다'로 나워 의견까지 받고 있다. 오늘(28일) 아침에 올린 기사에 무려 1천여명의 네티즌이 의견을 제시했는데, 문제없다가 압도적으로 많다.


75%가 넘는 사람들이 무한도전의 고스톱게임이 '문제없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김태호PD는 고스톱 논란에 대해 방송에 내보낼 당시 전혀 사행성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보기에 불편했다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러니까 '문제있다'고 의견을 제시한 25%의 시청자들 의견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기자들도 사람인지라 감정이 있다. '고스톱' 장면이 나온 것을 두고 예민하게 받아들인 것은 방송의 공공성을 눈여겨 봤기 때문이다. 흔한 말로 예능을 다큐로 본 것이다.

글쓴이도 '빙고특집'을 봤는데, '사행성' 논란을 만든 매체 뉴스를 보니 '고스톱'이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문제를 만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연예기자들이야 방송 후 리뷰기사를 쓰는게 일이라지만 가끔 보면 블로거 글들보다 못한 기사가 많다. 개중에는 객관성이 떨어진 기사들도 많다. 소위 '트집잡기' 기사다. 이런 기사들에는 어김없이 팬들의 악플이 난무한다.

만약 '빙고특집'에서 나온 '고스톱' 장면이 문제가 된다면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카드게임, 훌라, 고스톱치는 장면은 전부 사행성을 부추기는 장면이 된다. 사행성이란 말은 돈을 걸고 할 때 성립되는 말이다. 그런데 맴버들이 벌칙을 걸고 하는 고스톱을 사행성이라고 할 수 있는가? '빙고특집'의 고스톱 장면이 문제가 된다면, '1박2일' 지리산 둘레길을 가다 편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마을 정자에서 고스톱을 친 것은 왜 문제삼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이 노인들은 돈을 걸고 화투를 쳤다. 똑같이 고스톱 장면이 나와도 기자 개인 성향에 따라 '사행성'으로 둔갑하니 제작PD로서는 뿔날 만도 하다.


그런데도 김태호PD는 이 매체의 계속된 논란에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었다. 어디 답변뿐인가? 대다수 사람들이 문제없다고 했지만, 일부 문제가 있다고 한 사람들의 의견까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이것이 무한도전 김태호PD의 소통방식이다. 안티도 팬으로서 포용할 줄 안다.

무한도전이 끝난지 30분 만에 '고스톱', '사행성' 운운하며 '시청자가 뿔났다'고 했는데 무도 게시판에 고스톱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인 시청자는 별로 없었다. 기자의 작위적인 생각이 마치 전체 시청자의 의견인 양 호도된 기사였다. 웃자고 한 짓에 죽자고 덤벼들며 쓴 기사에도 김태호PD는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었다. 이 기자의 생각대로라면 '1박2일'에서 나오는 사다리게임, 복불복도 사행성 범주에 포함되야 한다. 시청자 의견을 기사로 쓸 때는 적어도 50%가 넘어야 대표성이 있다. 극소수 사람들의 의견을 마치 전체의 생각처럼 쓰는 기사는 오보보다 더 심각한 왜곡보도다.

무한도전은 간접광고를 하고 있다. 바로 네이트 검색광고다. 그래서 그런지 네이버, 네이트, 야후 등에는 무한도전의 사행성 논란 기사가 안보인다. 그런데 유독 다음에만 최다 댓글 뉴스로 계속 나오고 있다. 네이트 간접광고를 하는 '무한도전'이 밉상으로 찍혀서 그런 건가? 아니겠지...


다음 사전에서 '사행성'이란 말을 찾아보니 '우연한 이익을 얻고자 요행을 바라고 횡재를 하려는 것'이라고 나와 있다. 그렇다면 사행성 오락은 '요행으로 돈을 취득하려는 놀이'다. 그런데 '빙고특집'에서 나온 고스톱은 돈을 바라고 한 게 아니라 벌칙용이었으니 사행성이 될 수 없다. 그런데 기사에는 '사행성'으로 시청자들 뿔났다고 썼으니, 김태호PD로서는 참 어이가 없었을 것이다.

김태호PD가 '사행성'을 모를리가 있겠는가? 고스톱 장면이 문제가 됐다면 아예 편집했을 것이다. 추석연휴에 가족들이 모이면 오락으로 하던 고스톱이 비록 우리의 전통 놀이는 아니지만 이미 생활 속에 정착된 놀이다. 방송에서 그 놀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사행성'으로 몰아가는 기자조차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한 김태호PD야 말로 대인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행성이 아니다. 억울하다'라며 소인배처럼 대응했다면 언론의 속성상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사가 계속 나왔을 것이다. 소수 의견이라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김태호PD의 대인배다운 포용력이 바로 '무한도전'의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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