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상꼬마 하하가 흘린 눈물의 의미

by 카푸리 2010. 9. 5.
반응형
무한도전 WM7은 예능이 아니라 감동 다큐같다. 물론 방송 내내 깨알같은 웃음이 쉴새 없이 터졌다. 그러나 그 웃음 속에는 눈물이 있었다. 유재석 등 모든 맴버들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 가운데 상꼬마 하하의 눈물이 눈에 들어온다. 올 3월에 복귀해서 2년간의 예능감을 빨리 회복하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하하에게 맴버들은 '하하야! 힘내!'라고 격려해주었다. 하하는 힘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난 힘들지 않다고, 힘내란 말 하지 말라고'라고 했다. 어쩌면 하하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어제 WM7에서는 링위에서 눈물을 쏟고 말았다.

하하가 군복무를 마치고 무한도전에 합류했을 때는 WM7 연습이 한창이었다. 이미 6개월 전부터 레슬링 연습을 해온터라 하하는 경기에 투입되지 않고 대신 심판을 보기로 했다. 어떻게 보면 하하는 주전에서 제외된 것이지만, 이번 WM7에서 주전 못지 않은 큰 역할을 했다. 경기 당일 오후 7시가 되자 장내 아나운서가 WM7 시작을 알린다. 그리고 심판 하하를 소개하자 경기장이 떠나갈 듯 한 함성과 함께 하하가 등장한다. 하하는 '소리 질러'라는 말로 인사를 한 후 지난 1년간 WM7을 위해 고생한 맴버 한 명 한 명을 소개했다. 하하는 온 몸이 땀에 뒤범벅이 된 채 목이 터져라 맴버들의 이름을 불렀다. 이는 링위에서 힘을 내서 관객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기대에 부응해 잘해달라는 무언의 격려였다.


부상투혼 정준하가 제 1,3경기를 뛰고, 다른 맴버들은 한 경기씩 뛰었지만 하하는 모든 경기를 다 뛴 것과 다름없다. 심판으로서 전 경기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맴버들이 직접 경기를 뛴 것에 비하면 하하가 고생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하하도 경기에 참여했다. 연습과정에서 노홍철과 길이 참가하는 돈가방 매치는 가장 걱정되는 경기라 하하의 투입도 고려했었다.

그러나 하하는 그냥 심판을 보면서 경기에 참여하기로 했다. 박명수가 경기 전 심판 하하를 매수하는 설정으로 2경기가 시작했다. 길은 악질로 나오고 노홍철은 길의 반칙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길은 관중들의 야유를 즐겨가며 천연덕스럽게 노홍철에게 반칙을 하는데, 반칙용 철제의자까지 링위에 들고 온다. 심판 하하가 반칙이라고 하자 길은 하하까지 공격을 한다. 이때 하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며 걸그룹 의상으로 길을 공격하는데, 슬라이딩 드롭킥 등 고난도 기술을 선보인다. 악질 레슬러 길을 무차별 공격하자 관중석에서는 함성이 터지고 '하하야 힘내!'라는 플래카드가 보인다.


2경기의 하이라이트는 박명수가 하려다가 도저히 못하겠다고 해서 하하로 바뀐 토네이도 DDT다. 이 기술은 고난도 기술인데, 노홍철과 호흡을 잘 맞춰야 다치지 않고 성공할 수 있다. 돈가방을 두고 노홍철과 길, 박명수와 하하가 서로 배신을 거듭하는 가운데 노홍철이 하하를 공격한다. 노홍철은 코너에 몰린 하하를 공격하는데, 하하가 노홍철에게 토네이도 DDT 기술을 건다. 이 기술은 연습과정에서 가장 말 많았던 기술인데,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손스타와 맴버들이 초조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하하는 완벽하고 깔끔하게 이 기술을 성공시켰다. 관중석에서 놀라움과 함께 열광적인 박수와 함성이 터진다. 경기 몇 시간전에 박명수가 못한다고 해서 맞춰볼 시간도 없었는데 하하가 성공한 것이다.

연습과정에서 하하는 맴버들의 연습 상대였다. 사이드 워크 슬램은 몸이 공중에 붕 떴다가 바닥에 떨어지기 때문에 고통이 크다. 연습과정에서 발이 높이 올라가지 않아 실제 경기에서는 하늘에 맹세코(?) 꼭 발을 높이 들기로 약속했었다. 길이 하하에게 사이드 워크 슬램 기술을 걸 때 다리를 확 들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자, 하하는 고통도 뒤로하고 길에게 '한 번 더해, 한 번 더해'를 외쳤다. 하하는 연습과정에서 다리를 높이 들겠다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길에게 기술을 걸라고 한 것이다. 길은 하하의 부탁대로 다시 한번 사이드 워크 슬램 기술을 걸었고, 이번에는 다리를 높이 들었다. 대기실에 있던 정형돈은 '한 번도 아픈데 두번씩이나... 하하 왜저래?' 하면서 깜짝 놀랐다.


김태호PD는 하하가 기특했던지 자막에 '하하야! 넌 최고야...'라고 써주었다. 누구보다 걱정했던 손스타가 만족했고, 걱정스럽게 지켜보던 유재석도 박수를 쳐주었다. 1년여를 준비한 다른 맴버들에 비해 연습할 시간도 많지 않았는데 완벽하게 성공시켜준 것이다. 정말 하하는 최고였다.

걱정하던 제 2경기가 하하의 참여로 완벽하게 마무리 됐다. 이제 3경기만 남았다. 그런데 경기를 앞두고 정형돈이 갑자기 구토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무대에서는 타이거JK와 유재석이 함께 하는 무대로 열광의 도가니다. 곧 정형돈 정준하 vs 유재석 손스타 태그매치가 열려야 하는데 큰 일이다. 손스타가 먼저 링위에 오르고 이제 정형돈과 정준하가 링에 오를 차례다. 유재석의 소개에 일단 정형돈은 정준하에 의지해 링 앞까지 출전했다. 양 팀간의 설전이 벌어진 뒤 경기를 앞두고 싸이가 나와 '챔피언'과 '연예인'이란 노래를 불렀다. 그 사이 정형돈은 다시 대기실로 와서 몸을 추스르는데 상태가 안좋다.


체육관 안에서는 싸이가 관객들을 사로 잡으며 열광의 도가니 그 자체다. 제작진과 맴버들 모두 정형돈 때문에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정형돈은 계속 토하며 속이 매슥거려 말 한마디도 못할 정도다. 물한모금 마시기 힘든 상황이다. 싸이 노래가 끝나면 출전해야 하는데, 큰 일이다. 어느새 싸이의 노래가 끝나고 이제 정형돈이 출전할 시간이다. 하하가 정형돈을 보며 안타까워 한다.

하하는 심판이라 먼저 링위에 오른다. 링에 오른 하하는 정형돈의 상태 때문에 최대한 시간을 끈다. 지금 하하가 정형돈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가능한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어주는 것이다. 링에 오른 하하는 눈물이 그렁 그렁하다. 시간을 끌던 하하는 감정이 복받쳤는지 '울컥 울컥하네요. 눈물이 막 나네요'라며 눈물을 흘린다. 체육관의 관객들은 왜 하하가 눈물이 났는지 경기장 밖 사정을 전혀 모르고 있다. 하하의 이 장면을 보고 많은 시청자들이 감정도 복받쳤을 것이다. 최대한 시간을 끈 뒤 제작진의 신호가 떨어지자, 하하는 젓 먹던 힘을 다해 출전선수를 소개한다. 아픈 정형돈이 조금이라도 힘을 내라고 목청껏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는 하하의 마음을 왜 모르겠는가? 하하의 눈물이 곧 맴버들의 눈물이고 시청자들의 눈물이다. 경기 후 김태호PD가 올린 사진 한 장을 보면 그 마음을 알 수 있다.


위 사진은 지난 8월 19일 경기가 끝난 후 김태호PD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던 사진이다. 경기가 다 끝난 후 유재석이 정형돈을 부둥켜 안고 있다. 경기 전 구토증세를 보였던 정형돈이 얼마나 안스러웠으면 이렇게 링위에서 이렇게 껴않고 있을까? 경기가 다 끝난 후 유재석은 뒤풀이 장소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유재석의 눈물에 맴버들은 물론 제작진까지 눈물을 흘렸다고 하는데,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하하가 링위에서 '눈물이 나네요'라며 울먹이며 맴버들을 소개할 때 대기실에 있던 모든 맴버들과 스탭진이 이미 눈물을 흘렸을지 모른다. 상꼬마 하하의 눈물은 아무리 힘들어도 무한도전 맴버들은 절대 포기란 없으며,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뜨거운 다짐의 눈물이 아니었을까?

☞ 추천은 무료, 한방 쿡 부탁드립니다!! 카푸리 글이 마음에 들면 정기구독+해 주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