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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수영 성형설, '소시'를 성형시대로 만드는 언론

by 카푸리 2010.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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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어제 소녀시대 수영의 성형설이 터졌습니다. 수영의 성형설이 나오게된 뉴스를 추적하다 보니 참 기가 막혔습니다. 성형설을 불거지게 한 사진의 출처를 찾아보니 언론매체가 아니라 개인 블로거(2proo)였습니다. 이 블로거는 지난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소녀시대 팬미팅에 참석했다가 직접 찍은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이 블로거의 '소시' 팬미팅 후기를 보니 수영의 성형사실을 제기하지 않았고 행사 주최측의 무성의한 준비와 진행에 대해서만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본 한 네티즌이 이 사진을 무단으로 퍼서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렸습니다. 사진을 그냥 올렸다면 성형설이 나오지 않았을텐데, 사진과 함께 '소녀시대 수영이마저 얼굴이 달라졌다'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겁니다.
이 글을 읽어보니 수영의 예전 사진과 무단으로 퍼온 사진을 함께 올려 '입이 탤런트 강혜정과 닮았다'는 등 나름대로 분석까지 했으나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이미지 출처 : http://2proo.net)

'2proo' 블로거님이 쓴 소녀시대 팬미팅 후기 원글은 불과 200여명도 채 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글은 조회수가 무려 50만명이 넘었습니다. 조회수가 높은 이유는 '수형 성형설' 글을 연예채널 메인 톱으로 올렸기 때문입니다. '2proo'님의 사진을 퍼다가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네티즌은 사진 출처만 밝혔을 뿐 실제 팬미팅에 참석하지도 않았고, 불법으로 퍼간 사진 몇 장을 보고 확실한 근거도 없이 수영의 성형을 예단한 겁니다. 커뮤니티 사이트 연예 톱이며, 제목도 ' 소녀시대 수영 성형 의혹'으로 올라왔으니 네티즌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포털 검색어에 '수영 성형설'이 어제 오후 내내 상위 랭킹을 차지했고,
인터넷 언론에 '수영 성형설'로 보도되며 급속히 확산됐습니다. 소녀시대가 좋아서 대전에서 서울까지 팬미팅에 참석했던 한 블로거가 올린 글이 와전돼 결국 언론매체에서 '수영 성형설?'로 확대된 것입니다. 기사를 작성한 언론매체는 수영의 성형 문제를 소속사나 본인에게 직접 확인도 해보지 않고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과 네티즌들이 쓴 댓글 몇개를 근거로 기사를 작성한 겁니다. 기사 제목도 '소녀시대 수영 얼굴이 달라진 것 같아... 성형설 제기'로 제목을 달아 수영이 진짜로 성형을 한 것처럼 오해하도록 작성했습니다.


요즘 인터넷 연예뉴스 기자들 보면 '기자 하기 참 쉽죠잉'이라고 한 박지선의 말이 생각납니다. 연예인들의 미니홈피에 올라온 시덥잖은 사진 한 장을 보고 기사를 작성하기도 하고, 트위터에 올라온 180자의 안부를 보고도 기사를 씁니다. '수영 성형설'이 불거지게 된 것 팬미팅에 참석해 직접 찍은 사진을 무단으로 퍼간 네티즌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그냥 사진만 퍼다가 사실만 적었다면 모르겠는데, 근거도 없이 성형한 것처럼 오해하도록 '얼굴이 달라졌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수영이 성형을 했는지 안했는지 글쓴이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진 한 장을 보고 '성형을 했다'고 예단하진 않습니다. 사진이란 것은 찍는 각도와 빛에 따라 달라 보일 수 있습니다. 사진 작가들은 1천장을 찍어 그 중 한 장을 건질까 말까 합니다. 전문 사진작가도 아니고 블로거가 찍은 사진을 보고 성형을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자칫하면 인터넷의 파급성을 볼 때 심각한 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수영이 성형을 하지 않았다면, 기사를 보고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습니까?

(이미지 출처 : http://2proo.net)

한 네티즌이 아무 생각없이 올린 글 하나 때문에 네티즌들은 '소녀시대=성형시대'라며 비난까지 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티파니도 눈 때문에 성형설에 시달렸는데, 이번에는 수영이 등장한 것입니다. '소시' 맴버들이 번갈아가며 성형설에 휘말리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인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나오고 있는 성형설은 인터넷 언론이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 블로거나 네티즌에 비해 기자들은 사물이나 현상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고,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해야 합니다. 그런데 커뮤니티, 연예인 미니홈피 등을 서핑하며 사진 한 장 달랑 놓고 기사를 쓴다면 이는 좋은 기사라 할 수 없습니다. 더욱 나쁜 기사는 커뮤니티에서 올라온 사진을 보고 쓴 글입니다. 이번에 '수영 성형설'도 발로 뛰지 않고 커뮤니티에 올라온 메인 뉴스와 댓글만 보고 쓴 황당한 기사입니다.
(이미지 출처 : http://2proo.net)

수영의 얼굴 특징은 광대뼈가 살짝 보인다는 겁니다. 사진이란 아래에서 위로 올려 찍으면 얼굴이 부어 보입니다. '소시' 팬미팅에 참석한 블로거는 단상에도 못 올라가고 객석에서 경호요원들이 사진을 찍지 말라는 삼엄한 경계(?)속에서 급히 찍은 사진입니다. 촛점 맞출 사이도 없이 잽싸게 셔터 누르기에 바빴을 겁니다. 이렇게 찍은 사진이 수영의 얼굴을 제대로 나타낼 수 있나요? 부어보일 수도 있고, 각도에 따라 광대뼈가 보이지 않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단 한 장의 사진을 가지고 성형을 판단한 네티즌들도 그렇지만, 이를 그대로 믿고 뉴스로 내보낸 인터넷 언론도 참 문제입니다. 소녀시대를 '성형시대'로 만드는 것은 네티즌들이 아니라 오히려 수준 낮은 언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S : 2proo님은 사진을 퍼가 기사를 게재한 해당 언론사를 20일 오전 대검찰청 형사과에 고발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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