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PD의 정통사극 '동이'가 전체 50회 분량중 1/5을 넘겼는데 좀처럼 시청률에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PD가 연출했던 '대장금', '이산'등도 처음에는 시청률이 낮았는데, 회를 거듭할 수록 탄력을 받아 인기 사극으로 끝났는데, '동이'는 그런 기대를 하기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듭니다. '추노'는 30% 중반대 시청률로 마니아까지 생겨날 정도였는데, 아직 '동이'는 20%도 못넘고 있습니다. 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죠. 타이틀롤 한효주의 눈만 크게 뜨는 무표정 연기, 뜬금 없는 연출, 동 시간대 '부자의 탄생'의 선전 등이 있으나 글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조연의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퓨전 사극 '추노'가 인기를 끈 이유는 사실 장혁의 열연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장혁의 연기를 더욱 맛깔스럽게 해준 것은 천지호(성동일), 마의(윤문식), 업복이(공형진), 최장군(한정수), 왕손이(김지석)은 물론 설화(김하은), 짝귀(안길강), 좌의정(이경식)까지 모든 조연들이 하나같이 자기 캐릭터를 찾아 연기했습니다. 하다못해 큰주모, 작은주모, 방화백까지 제 역할을 톡톡히 했으니까요. 사극에서 조연을 맡은 배역들이 죽어나갈 때 절대 죽이면 안된다며 시청자들이 항의할 정도였으니까요. 대길이와 쌍벽을 이루며 의리의 사나이로 통하던 추노꾼 천지호와 대길의 오른팔, 왼팔인이었던 최장군과 왕손이의 죽음을 두고 그 생사 여부를 놓고 뜨거운 논쟁을 벌인 것은 '추노'의 인기를 실감케 한 단면입니다.


자, 그렇다면 '동이'는 어떤가요? 우선 '추노'와 달리 정통사극을 표방한 이병훈PD가 '추노'의 인기를 알고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퓨전사극처럼 코믹액션과 대사가 많습니다. 정통사극이라면 왕이나 신하들의 대사가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송구하옵니다' 등 옛날 어투가 많이 등장하는데, '동이'는 퓨전과 정통사극을 짬뽕한 듯 보입니다. 특히 숙종을 로맨티스트이자, 깨방정 숙종으로 등장시켜 궁녀들에게 손을 들어 하이파이브를 하며 지나는 모습은 여느 사극에서는 보지 못한 모습입니다.

'대장금'때 코믹 배역으로 지상렬을 등장시켜 재미를 본 이병훈PD가 무거운 사극 분위기를 깨려고 했듯이 '동이' 역시 장악원에는 황주식(이희도), 영달이(이광수) 그리고 감찰부에는 나인으로 개그우먼 강유미, 봉상궁에 김소이를 출연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조정인물로 오태풍역에 이계인까지 나오니 이들이 깨소금 역할을 해주어야 '동이'의 한효주, 지진희 연기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 조연중에 정진영, 배수빈, 이소연, 김혜선, 정동환 등은 제 역할을 잘 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정통사극에 맞는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재미와 웃음을 찾기란 힘듭니다.


10회까지 마친 지금 '동이'의 한효주는 때 아닌 연기력 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타이틀롤 한효주가 연기력이 부족해서 일까요? 물론 눈만 동그랗게 뜨고 얼굴에 희노애락을 표정으로 연기하는 것은 부족해 보입니다. 그러나 조연들이 맛깔스런 연기로 재미를 더해주었다면 어땠을까요? 감찰부 상궁으로 출연한 아나운서 출신 임성민은 '국어책을 읽는 대사'라며 혹평을 받았고, 오태풍역의 이계인은 '주몽'에서 보여준 모팔모 역할을 재연하는 듯 오버스런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동이' 조연들은 '추노'에서 열연했던 성동일, 공형진, 한정수, 김지석 등에 비하면 시청자들에게 크게 어필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추노'를 통해서 이제 '주연같은 조연'에 눈높이가 맞춰져 있습니다. 이병훈PD의 '동이'도 그런 기대감과 눈높이를 가지고 시청을 했는데, 왠걸요?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방송 후 이런 저런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겁니다. 요즘은 사극이든 현대극이든 주연 못지 않게 조연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남여 주인공보다 유능한 감독들은 주연보다 조연 캐스팅에 더 공을 들입니다. 그나마 조연 중에 주연급 연기를 펼치던 검계수장 최효원역의 천호진과 동이오빠 정성운, 평양기생 설희역의 김혜진 등이 빨리 하차한 것도 무척 아쉬운 대목입니다.


'동이'가 회를 거듭할 수록 시청률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비난에 가까운 평가를 받고 있는 기저에는 조연 캐스팅 미스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대장금'의 이영애 연기가 살아난 것은 지진희, 양미경, 견미리, 여운계 등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받쳐줄 뿐만 아니라 임현식 등 코믹 조연들이 맛깔스런 연기로 웃음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동이'는 한효주를 원포스트로 내세우고 있지만, 그 주변 인물들이 한효주 연기를 빛내주기엔 역부족입니다. 이병훈PD와 제작진이 주연급에만 신경 쓰느라 조연급 캐스팅에는 조금 소홀했던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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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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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무리 봐도.. 인기얻기란 쉽지 않은 것 같네요.

  2. 공감합니다 2010.04.21 13:5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동이와 추노의 결정적 차이를 잘 짚어 주신 듯 합니다.
    추노는 주연 뿐 아니라 조연들 캐릭터 하나하나 버릴 게 없을 정도로
    살아숨쉬는 느낌이 묻어나는 드라마였죠.
    추노가 입체적인 느낌이라면 동이는 평면적 느낌이 강해요.
    그러다보니 몰입도도 좀 떨어지고..
    동이가 아쉬운 부분을 딛고 개선해갔으면 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3. 정말 맞는말인듯해요
    뭐랄까??? 지나친 우연의 남발도 그렇고 원톱이라해도 무방할 한효주의 연기는 찬란한유산때랑 달라진것이 없더군요 목소리톤도 지겹다는 느낌도 들고
    계속 봐야할지 고민이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