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예가비평

열린음악회가 故 이병철 추모 음악회?

by 카푸리 2010. 4. 9.
반응형
도대체 국민의 방송 KBS가 맞나요? '열린음악회'에서 안내 책자에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회장을 홍보하는 문구를 넣어 특정 사기업 음악 프로로 전락시켰다는 뉴스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이병철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 음악회라면 개인을 위한 음악회 성격인데, 북한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물론 고 이병철회장이 우리 경제에 미친 영향과 공로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공영방송에서 특정 기업을 홍보해주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는 것은 국민의 방송이길 포기하고, '삼성 방송'이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지난 3월 27일 '열린음악회'는 부산에서 '부산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음악회'를 녹화했습니다. 장소가 부산 신세계 팬텀 시티다 보니 삼성에서 여러가지로 신경을 많이 써준 듯 합니다. 행사 안내 책자에 고 이병철회장과 신세계 이명희회장의 사진을 게재한 것으로 봐서 삼성이 스폰서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KBS는 지난 1월에도 한국전력으로부터 1억원을 받고 '열린음악회'를 제작해 한전 홍보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삼성으로서도 이병철회장 100주기에 맞춰 창업회장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직원들에게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등 여러가지 좋은 점이 많기 때문에 '열린음악회'를 적극 이용하려 했을 겁니다.


문제는 '열린음악회' 팜플렛에 '호암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이라는 문구가 실린 것입니다. 그렇다면 '열린음악회'가 고 이병철회장 추모 음악회가 되는 셈입니다. 이는 공영방송의 책임을 망각한 처사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KBS내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책임PD를 해임하고 연출을 맡았던 PD도 다른 팀으로 인사발령 조치하는 등 특단의 인사조치를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문제가 책임자 인사 처벌로 끝낼 문제일까요? 3월 27일 녹화된 고 이병철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 '열린음악회'는 4월 4일 방송 예정이었으나 방송되지 않았습니다. 삼성 홍보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KBS는 고 이병철회장 100주년 '열린음악회'는 무기한 연기됐다고 했으나 이 프로는 방송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열린음악회'가 삼성 홍보행사에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마당에 그대로 방송된다면 시청자들의 반발로 KBS와 삼성측 모두 득될 것이 없습니다.


여기서 어제 불거진 김미화 퇴출과 공영방송 KBS의 문제를 다시 짚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인규 KBS사장이 임원회의에서 방송인 김미화씨의 '다큐멘터리 3일' 나레이션이 '부적절하다'고 했다는데, 이는 곧 김미화의 퇴출을 의미하는게 아닌가 걱정하게 만드는 발언입니다. 김인규사장은 일개 다큐 프로 나레이터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면서 어떻게 '열린음악회'같은 대형 프로그램이 삼성 홍보행사로 전락할 때까지 몰랐는지 참 궁금합니다. 물론 사장으로서 문제가 된 팜플렛까지 일일이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할 수 있지만, '다큐 3일' 나레이터까지 신경 쓸 정도면 신경 못 쓸 일 도 아닙니다.

국민들은 KBS에 매달 시청료를 꼬박 꼬박 냅니다. 내고 싶지 않아도 의무적으로 내야 합니다. '열린음악회'는 국민들이 낸 시청료로 제작합니다. 그렇다면 국민의 세금으로 KBS는 삼성 홍보행사에 '열린음악회'를 제작한 것입니다. 방송이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방송이 되도 문제, 안되도 문제입니다. 방송이 된다면 삼성홍보 프로로 전락할 것이고, 안된다면 국민의 세금을 낭비한 것입니다.


KBS가 틈만나면 방송에서 부르짖고 있는 '국민의 방송 KBS'란 어떤 방송을 말하는 건가요? 말 그대로 국민이 주인인 방송, 국민의 뜻에 따르는 방송이 아닌가요? 국민들은 '열린음악회'를 삼성 홍보행사에 동원하도록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KBS는 결과적으로 특정 기업홍보를 위해 방송 프로를 이용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이쯤되면 KBS사장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얼마 전 김인규KBS 사장은 '개콘'의 동혁이형 코너를 눈여겨보겠다고 했습니다. 국민들은 '동혁이형'을 눈여겨보기 보다 '열린음악회'처럼 공영방송의 책임을 망각한 프로를 눈여겨 보길 바라지 않을까요?

 추천은 무료, 한방 쿡 부탁드립니다!! 카푸리 글이 마음에 들면 정기구독+해 주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