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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1박2일, 남극 도전을 반대하는 이유

by 카푸리 2010.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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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하면 떠오르는 생각이 '탐험', '도전'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예능 프로 <1박2일>이 남극 도전에 나선다는 말을 듣고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남극을 갈까? 설마 남극에 가서 '입수' 복불복을 하려는 건가? 입수라면 국내에서도 반대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한겨울 차디찬 얼음계곡에 몸을 담그는 것은 지난해 박찬호선수 이후 너무 자주 봐왔던 터라 식상해졌습니다. 국내 입수를 정복하고 남극까지 가서 입수를 하러가는 건 아니겠죠. 칠레 대지진으로 남극행이 무산된 것 같은데, 제작진이 '무산'이 아니라 '유보'라며 남극행에 대해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글쓴이는 <1박2일> 팬이지만 남극행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1박2일>의 기획 의도가 뭔가요? 삼천리 금수강산 방방곡을 다니며 여행정보는 물론 재미와 웃음을 전달해주는 거 아닌가요? 설마 우리 나라는 이제 더 이상 다닐 곳이 없어서 남극에 눈을 돌리는 것은 아니겠죠. 글쓴이도 여행을 좋아해서 우리 나라 곳곳을 다녔지만 다닐 수록 아름다운 곳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즉 <1박2일>팀이 굳이 남극을 가지 않아도 소재만 잘 찾으면 시청자들이 요구하는 재미를 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겁니다.


<1박2일> 제작팀은 1년간 남극 프로젝트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남극의 자연을 우수한 자연을 영상에 담아오기 위해 HD 카메라까지 준비했다고 하는데, <1박2일>은 다큐멘터리가 아닙니다. 남극은 이미 타방송사에서 여러차례 방송된 곳이기 때문에 전혀 새롭지가 않습니다. 물론 영상만 담는 것이 아니라 강호동 등 맴버들을 통해 국민들에게 도전의식을 심어주고, 그 속에서 끈끈한 맴버들간의 정도 느끼고, 예능프로 사상 최초로 남극 현지촬영 등 부수적으로 얻는 것도 많다고 할 것입니다.

예능 프로라고 해서 남극에 가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1박2일>이 남극에 가려고 하는 이유는 툭 까놓고 예기해서 시청률 때문입니다. 동시간대 프로들과 경쟁해 스케일이 큰 프로젝트 하나를 추진하면 그 영향으로 올해 <1박2일>은 휴일 저녁시간대 예능프로중 최고가 될 것입니다. 남극에 가서 무엇을 하든간에 그 상징성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 시선과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남극은 '도전', '모험'이란 말이 떠오를 정도로 위험한 곳입니다. 제작진이 사전 충분한 현지 정찰과 조사를 통해 위험요소가 없도록 한다해도 남극의 변화무쌍한 날씨와 최근 칠레 지진 등을 고려할 때 안심할 수만은 없는 곳입니다. 국내 최고의 연예인들을 대동하고 많은 장비와 스탭들이 이동함에 따른 경비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위험을 안고, 많은 비용을 들여가면서 예능 프로 본래의 웃음과 재미를 얼마나 줄지는 미지수입니다. 즉 비용대 효과면에서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최근 예능 프로들이 몸개그와 말장난에 식상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기 위해 너도 나도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장소와 비용의 대형화만 꾀할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기위해 어떻게 제작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복불복을 예로 들면 '까나리 액젓'은 그 상징이 될 정도로 많이 써먹었습니다. 물론 이번 시청자투어 2기 특집에서도 여지없이 까나리가 등장했습니다. 즉 '남극행'은 스탭들의 예능 아이디어는 그대로인데, 장소만 바꾸어서 손안대고 코풀며 시청률까지 보장받은 편한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떻게 보면 모험인데, 그 모험에 대한 대가로 큰 웃음이 빵빵 터지는 것도 아니기에 팬들조차 반대론자들이 많았습니다.

제작진은 남극이 '1박2일에게는 영원한 도전'이라며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미 <1박2일>은 남극행을 추진한다는 뉴스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남극행 전에 하도 뉴스에 많이 나와 막상 남극행이 추진돼 방송이 된다면 마치 김빠진 사이다 맛 같은 특집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남극은 오지지만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다큐 프로를 통해서 이미 여러 차례 접했기 때문입니다.


동시간대 '일밤'의 단비처럼 소외된 오지를 다니며 그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데, 예산을 쓴다면 이해가 가는데, <1박2일>이 남극까지 가서 예능 촬영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아직도 이해를 못합니다. '단비'나 '무한도전'처럼 <1박2일>은 명분이 없습니다. 남극에 갈만한 명분이 있어야 국민들이 이해를 하는데, 그 명분때문에 반대론자가 많은 것입니다. 그런데도 제작직은 남극 정복이 '1박2일'의 최종 목표라며 벌써 반년째 남극 타령을 하고 있으니 참 답답할 따름입니다.

<1박2일>팀은 내년에 남극을 다시 도전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1박2일>은 봄개편, 가을 개편은 물론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제작진이 확신하는 것 같습니다. 방송 프로는 어느 날 갑자기 없어질 수도 있고, 지금 <1박2일>은 반복되는 포맷으로 시청자들이 서서히 식상해하고 있습니다. 동시간대 '패떴'이 폐지된 것도 바로 식상함 때문입니다. 이수근이 '시청자투어' 특집때 출연신청 인원 150만여명을 모두 초대해 촬영하면 100년은 족히 방송될 수 있다고 농담을 했지만 제작진의 욕심은 대단합니다.


<1박2일>팀은 지금 시청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재미와 웃음을 찾을 생각보다 남극행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내년까지는 똑같은 포맷으로 여행가서 저녁식사, 잠자리를 두고 복불복은 계속될 것이며, 강호동과 맴버들은 물만 보면 '버라이어티 정신'을 외치며 입수를 할 것입니다. 시청자들은 좋든 싫든 타방송을 보지 않으면 식상한 <1박2일>을 계속 봐야 합니다. 빨라야 남극 재도전이 1년 뒤로 미뤄진 건데, 벌써부터 남극행에 대한 미련, 유보, 재추진 등을 운운하는 제작진은 지금 마음이 콩밭에 가있습니다. 남극보다 웃음 소재의 다양화, 식상함 극복이 더 시급한 과제입니다.

<1박2일>이 휴일 저녁 예능 프로중 시청률 1위를 기록한 것은 맴버들과 제작진이 고생하고 땀 흘린 덕이지만, 동시간대 <1박2일>에 견줄만한 프로가 없고, 경쟁 프로였던 '패떴'마저 폐지되고 강호동과 적수가 되지 않는 김원희, 지상렬 등이 '패떴2'를 진행하는 등 편성 운도 많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제작진이 남극행을 재추진하는 이유는 '1박2일'이 국내 최고 예능 프로인데, 남극 정도는 가줘야 격에 맞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남극에 간다고 최고 예능 프로는 아닙니다. 오히려 국내에서 알려지지 않은 숨은 여행지를 다니며 맴버들이 시청자들과 직접 부딪히며 그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해프닝과 재미를 선사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즉, 남극이 웃음과 재미의 원천이 될 수 없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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