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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동방신기-SM의 노예계약 공방 불 붙었다

by 카푸리 2009.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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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계약 문제를 둘러싼 동방신기-SM의 법정 싸움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동방신기의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가 법원에 낸 증거보전 신청이 받아들여져 이제 SM엔터테인먼트는 동방신기의 연예활동과 관련된 회계장부, 영수증, 계약서 등을 공개해야하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영업 비밀로 꼭꼭 숨겨둔 매출액과 이익 등이 드러나는 상황이기 때문에 노예계약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등장할 것 같습니다. 연예계는 대형기획사의 일방적인 계약 문제와 수익분배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이번 동방신기의 법원 판결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제 동방신기-SM간의 이른바 '노예계약' 문제를 둘러싼 공방에 불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연예기획사의 전속계약 내용을 보면 통상 전속기간, 전속금, 수익분배 비율 등이 중요한 계약내용인데, 통상 수익분배 비율은 신인인 경우에는 2 : 8, 중견은 5 : 5, 스타급은 9 : 1이나 심지어 10:0인 경우 등 천차만별인데, 한마디로 유명세와 스타성에 따라 차별적으로 계약내용이 결정됩니다. 톱스타급은 신인이나 중견 연예인에 비해 계약기간은 보통 1~2년으로 짧지만 신인들의 경우에는 10년 이상 장기계약이 많습니다. 10년 이상 계약기간을 길게 잡는 경우는 신인들의 경우 스타로 양성하는 과정에서 드는 제반 비용을 뽑기 위한 기획사의이윤 문제때문입니다. 요즘은 연예인 지망생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계약 초기에 불리한 계약조건을 거부하기 어려운 것이 신인 연예인들의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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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 문제는 한마디로 부당한 전속계약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고픈 영웅재중 등 맴버 3명이 기획사를 향해 반기를 든 것입니다. SM입장에서는 무명의 동방신기를 데려다 키우고 투자해 이제 수익을 창출할 때인데,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느낌일 것입니다. 그러나 동방신기 입장에서 본다면 13년이란 계약기간은 마치 현대판 노예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전속계약기간 뿐만 아니라 수익 분배가 반란의 더 큰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계약기간보다 수익 분배구조가 더 큰 문제라는 것입니다.

동방신기는 살인 스케즐을 소화해가며 벌어들인 수익을 기획사가 모두 가져가는 상황을 개선해달라는 것입니다. SM은 이에 대해 "동방신기가 49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SM의 5년 동안 제반 비용의 총 액수는 345억이며, 같은 기간 영업 손실 누계는 70억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그동안 큰 수익이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동방신기와 팬들은 이를 믿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앨범, 행사, CF 외에 SM에서 발매된 화보, DVD, 유료 서비스 등으로 볼 때 그 수익은 천문학적인 액수라는 것이 팬들의 입장입니다. 또한 SM의 적자가 동방신기 때문에 생긴 것은 아닙니다. SM이 사업 영역을 확대해가는 과정에서 생긴 영업손실을 동방신기에게 전가하는 것은 이번 전속계약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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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가수의 수명은 5년 이상 가기 힘들다고 합니다. 아이돌 스타 입장에서 13년후면 30살에 가깝기 때문에 전속 계약 해제 후에는 더 이상 아이돌 스타가 아닙니다. 데뷔 후 5년차를 맞은 동방신기는 앞으로 지금과 같은 인기를 유지한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권고한 표준 약관은 연에인들의 최장 계약 기간을 7년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방신기는 5년간 활동을 했어도 아직 SM의 계약기간은 8년이나 남았습니다. 동방신기로서는 그동안의 수입을 생각해볼 때 앞으로 8년간 죽어라 활동해도 큰 수입을 얻기 힘들다고 판단해 SM에 정당한 요구를 했는지 모릅니다.

동방신기가 밝힌 바에 따르면 계약금도 없었고, 음반이 50만장 이상 판매됐을 경우에만 그 다음 앨범 발매시 맴버 1인당 1천만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 가요시장은 불황이라 음반 10만장 팔기도 힘든 상황인데, 50만장 이상 판매될 경우 플러스 알파를 준다는 것은 사실 성사되기 힘든 계약조건입니다. 그래서 동방신기는 땀 흘린 만큼의 노동의 댓가를 정당하게 평가하고 보상해달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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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SM은 법원의 결정으로 동방신기의 활동과 관련된 일체의 서류들을 공개해야 합니다. 이렇게되면 동방신기의 매출과 수익 구조가 만천하에 드러날 것입니다. 그러나 SM측이 법원의 판결대로 동방신기의 수익에 관한 서류 일체를 공개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또한 서류가 온전히 보전됐는지에 대해서는 더욱 의문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SM-동방신기 문제가 아닌 우리 나라 연예기획사-소속연예인 전체의 문제입니다. 재주 부리는 사람 따로 있고, 그 재주로 얻은 수익 챙기는 사람 따로 있다면 이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기 때문에 법원의 이번 판결은 연예계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동방신기의 팬들은 이번 전속계약 싸움으로 팀 해체를 우려하고 있지만 동방신기 맴버들은 “절대 해체는 있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SM과 동방신기의 화해입니다. 그러나 이미 법정으로 옮겨간 싸움이 화해로 끝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SM 이수만사장은 무명시절의 동방신기 맴버들을 데려다 톱스타로 키워놓으니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할지 모릅니다. 동방신기 역시 하루 3~4 시간씩 자며 얻은 수익의 대부분을 기획사가 가져가는 구조는 잘못됐다고 보기 때문에 입장 차이가 좁혀지기 힘든 것입니다. 평행선을 달리는 SM-동방신기의 노예계약 싸움에 대중들의 시선이 쏠리는 것은 우리 연예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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