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떴이 인기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

패밀리가 떴다가 요즘 일요 버라이어티를 평정하고 있는 듯 합니다. 처음에 패떴이 시작될 때만 해도 1박 2일과 시청률 경쟁을 하리라 예상했던 사람은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일요 예능 프로그램의 '본좌' 자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패떴이 이렇게 인기를 끄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언급했던 유재석의 안정감 있는 진행, 김수로, 대성, 윤종신, 이천희의 캐릭터, 그리고 섹시컨셉을 과감히 내던지고 예능 본색을 드러낸 '효리효과',  달콤 살벌한 이미지로 뭇 남성들을 사로 잡은 '예진효과', 비 등 스타게스트 출연 등 패떴의 성공 요소는 시청률 상승 만큼이나 많습니다.

(누구나 가고 싶은 농촌마을에서 패밀리들이 펼치는 활동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대리만족감을 준다.)

그러나 저는 패떴의 인기 상승 이유를 현대인들의 일상탈출에 대한 욕구를 대리로 만족시킨 결과라고 봅니다. 패떴의 포맷은 실내가 아닌 농촌마을에서 재미를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촬영 장소가 산 좋고 물 좋고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은 장소입니다. 복잡한 일상사를 훌훌 털어버리고 나도 저런 곳에 가서 한번 옛 추억을 되살리며 놀아 보고 싶은 시청자들의 욕구를 패밀리들이 대신해 주고 있고, 어쩌면 조금은 유치하게도 보이는 패밀리들의 1박 2일간의 여정을 보면서 대리 만족을 하는 겁니다.

패떴의 인기를 타고 모 방송국 드라마 <공부의 신>에 출연할 예정인 박예진이 드라마에 전념하기 위해 패떴을 하차한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박예진은 "드라마보다 예능 프로인 패떴을 촬영하면서 농활같은 재미를 느꼈다!"고 말한 것을 보면 박예진 역시 산 좋고 물 좋고 인심 좋은 농촌에 가서 촬영하는 패떴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 듯 합니다. 박예진도 어쩌면 패떴의 촬영 과정을 통해서 일상의 번잡함을 잠시라도 벗어나는 시간이 본인에겐 삶의 리듬과 활력을 주는지 모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1박 2일로 떠나고 싶어 합니다. 어디로 가느냐 하는 것은 각자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패떴의 촬영장소 같은 곳을 일반적으로 선호합니다. 그리고 농촌 마을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사시는 집에 가서 풋풋한 고향의 정취를 느끼고 싶어 합니다. 또한 농촌 현지에서 구한 싱싱한 채소, 생선 등으로 함께 밥을 해먹으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싶어 합니다. 바로 이러한 역할을 패밀리들이 대신해 주고 있는 겁니다.

패떴의 컨셉이 농활이라고도 하고 대학MT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컨셉이든 누구나 마음 속의 고향을 그리워 하는데, 그 고향 같은 곳에 늘 패밀리들이 나타나 직접 고추를 따고 갯벌에서 고기를 잡고, 또 어디를 가든 그들만의 게임을 개발해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갖습니다. 패밀리들이 농촌에서 즐겁게 게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나는지요? 논에서든, 밭에서든, 바다에서든 패밀리들은 어떤 곳에서던지 잘 놉니다. 어릴적 시골에서 동네 친구들과 논밭에서 뛰놀던 추억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패떴은 고향의 향수도 자극합니다.

예능 프로에서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감을 주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경쟁 프로인 1박 2일도 패떴처럼 야생 버라이어티를 추구하지만 패떴처럼 아기자기한 맛은 떨어집니다. 그것은 남자들만의 야생성(?)이 강해서 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패떴은 이효리, 박예진이라는 걸출한 예능스타가 남여간의 미묘한 설정을 통해 패밀리들간 인기 경쟁을 유도하는 등 1박2일과는 또 다른 재미를 연출합니다. 어릴적에 동네에서 놀 때 여자친구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을 남자 패밀리들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말버라이어티 프로 중 패떴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 속의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쁜 현대인들은 그 마음 속의 고향을 쉽게 가지 못합니다. 그런 마음을 패밀리들이 우리 나라 경치 좋은 곳을 다니며 대신해 주고 있기 때문에 패떴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맞아! 나도 어릴때 저렇게 놀았어!' 하는 대리 만족감을 느끼며 패떴을 시청하고 있습니다. 이런 컨셉과 포맷이 바로 패떴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