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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왕지혜, '친구'의 시청률 늪에 빠지다

by 카푸리 2009.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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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감독이 800만명 이상을 동원한 영화 <친구>(2001년)는 학창시절의 추억은 물론 장동건, 유오성의 카리스마로 개봉 당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8년이 지난후 레메이크되어 방송되고 있는 <친구-우리들의 전설>은 같은 내용, 같은 감독이 연출을 맡아 방송하고 있지만 시청률은 10%대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유능한 감독과 배우가 출연해도 영화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메시지가 신선하지 못하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기 힘들다는 것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극중 현빈과 김민준외에 여자 주인공역을 맡은 왕지혜는 영화와 달리 곽감독이 멜로 라인을 디테일하게 다루면서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드라마가 부각되지 못하면서 왕지혜는 <친구 >의 늪에 빠진 느낌입니다. 만약 <친구>가 <찬란한 유산>이나 <내조의 여왕>처럼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면 한효주, 선우선만큼 왕지혜는 충분히 뜰 수 있는 배우이기 때문입니다.

20부작으로 예정된 친구는 요즘 왕지혜와 현빈, 김민준의 러브라인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극중 진숙(왕지혜 분)에 대한 동수(현빈)의 사랑이 전혀 변하지 않는 가운데 진숙이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면서 엇갈리기만 했던 두 사람의 러브라인에 서광이 비칠 듯 합니다. 그러나 진숙과 연인관계였던 준석(김민준)이 자신의 부하 도루코(임성규)를 시켜 진숙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피는 등 소원해졌던 관계 회복을 시도하면서 진숙-동수-준석의 삼각관계의 중심에 왕지혜가 있습니다.

곽경택감독의 말대로 진숙을 둘러싼 동수와 준석의 애정 관계가 드라마의 전체 애정라인의 중심이지만 왕지혜는 10%도 안되는 시청률 때문에 좋은 연기를 보이면서도 친구의 시청률 늪에 점점 빠져들고 있습니다. 20부작중 어제까지 12회를 마친 상태지만 이대로 간다면 왕지혜는 그녀의 이름 석자도 남기지 못하고 드라마를 끝낼 공산이 큽니다. 드라마 시청률에 따라 배우의 인기가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선우선이 데뷔후 빛을 보지 못하다가 <내조의 여왕> 은소현역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후 그녀가 미리 찍어놓았던 영화 <거북이가 달린다>까지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것과 비교됩니다. <내조의 여왕>에서 선우선은 조연급에도 못미치는 캐릭터였지만 주연 배우만큼 큰 관심을 받는 여배우로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또한 패션드라마 <스타일>에 출연하는 이지아 역시 <베토벤바이러스> 등 세 번째 출연만에 주연급에 캐스팅되면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기획사가 좋아서인지, 아니면 드라마 운이 좋아서인지 모르지만 이지아 역시 왕지혜에 비하면 너무 쉽게 뜨는 느낌입니다.


드라마 <친구>가 처음 시작될 때 왕지혜에게 시선이 쏠렸던 것은 선우선과 같이 시원한 마스크와 오랜 무명생활로 진숙역을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왕지혜에게는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았습니다. 기대를 했던 <친구> 역시 죽을 쑤는 바람에 현빈, 김민준의 활약도 이렇다하게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데, 무명의 왕지혜가 빛을 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왕지혜는 아직 진흙속에 묻힌 진주같은 배우일지 모릅니다. 국민드라마 소리를 들으며 종영된 <찬란한 유산>의 한효주도 진흙속에 묻힌 진주같은 배우였습니다. 그러나 ‘찬유’를 통해 묻혀졌던 진주가 꺼내져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배우들에게 드라마나 영화 선택은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무명 배우도 잘 만든 드라마 한편으로 일약 최고의 배우가 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최악의 드라마 때문에 스타의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뜨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왕지혜는 많이 알려진 배우는 아니지만 그동안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꾸준히 연기내공을 쌓아온 실력 있는 연기자입니다. 잡지모델로 데뷔해 CF모델로 활동하다가 드라마 <1%의 어떤 것>, <북경 내사랑>을 비롯해 얀의 뮤직비디오 '어두워지기 전에' 등에 출연했습니다. 2003년에는 앙드레김 베스트 드레서어워드에서 '미래가 촉망되는 신인스타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영화 <뷰티풀 선데이>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으며,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등에도 출연한 바 있습니다.

왕지혜는 <친구-우리들의 전설> 인기를 좌우할 여주인공으로 열연하고 있지만 시청률 늪에 빠져 그녀의 연기가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는 듯 합니다. 그동안 국민드라마 <찬란한 유산>에 밀리며 한번도 시청률 10%를 넘지 못했지만, 후속 드라마 <스타일>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결국 왕지혜는 <친구>를 통해 제 2의 한효주, 선우선이 되고 싶었지만 그 꿈을 이루기에는 <친구>의 시청률 늪이 너무 깊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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