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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좋아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거리

by 카푸리 2023.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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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거리가 어디일까요? 네이버에서 나혜석거리를 검색해보면 바로 나옵니다. 그만큼 유명한 곳이죠. 공원이나 박물관 등 특정 장소가 아니라서 따로 주차장이 없습니다.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인근에 경기아트센터 주차장이 있습니다. 주차요금은 1시간 이내는 1천 원이고요, 1시간 경과 시 매 1시간당 추가 요금은 1천 원입니다.

대중교통으로 오실 때 수원시청역(경기아트센터) 9번 출구로 나와 약 220m 전진하면 나혜석거리입니다.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이 잘 돼 있어서 승용차보다 대중교통 이용을 추천해 드립니다. 나혜석거리는 카페, 음식점, 주점 등이 아주 많은데요, 특히 금요일은 음주하는 경우가 많으니 대중교통이 좋겠죠.

수원시청역에서 잠깐 걸으니 나혜석거리 입구입니다. 입구에 수원 성곽 모습을 만든 분수가 있는데요, 겨울이라 가동을 하지 않았는데, 봄이 오면 가동하겠죠. 분수대 앞으로 수원천으로 흐르는 물길처럼 만들어놓았는데, 물이 흐르면 시원하겠네요. 제가 갔던 날은 평일 오후라 그런지 한적했습니다. 밤이면 불야성을 이루는 곳인데 말이죠.

분수대 옆에 나혜석거리를 표시하는 안내석이 있습니다. 나혜석이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했는데요, 사진도 있습니다. 사진 아래에는 한문으로 晶月 羅惠錫’(정월 나혜석)이라고 쓰여 있고요, 그 아래 그녀의 약력이 있습니다. 그녀의 작품 개척자’(개벽 19, 1921.7) 표지도 있습니다.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최초의 여성 소설가
최초 전시회 개최
독립운동가, 여성운동가

정말 우리나라 여성으로서 최초라는 타이틀이 많네요. 게다가 독립운동가, 여성운동가라니 당대 최고의 셀럽’(유명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나혜석거리라고 쓴 기둥 아래에는 이 거리를 조성한 이유 등이 자세하게 쓰여 있습니다. 수원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함께 지난 2000년 나혜석거리를 조성했다고 합니다.

효원공원 쪽으로 걷다 보니 캔버스와 미술 가방을 든 모습의 여인상이 나옵니다. 누구일까요. 동상 아래 이름이 있죠. 신여성 나혜석입니다. 나혜석은 1896년 일제 강점기에 수원(팔달구 신풍동)에서 태어났습니다. 일본 동영여자미술전문학교에서 유학하고, 19193.1운동에 참여해 옥고도 치렀습니다. 1920년 서울 정동 한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다음 해에 개인전을 열었다고 하니 수원이 낳은 신여성입니다.

평일 낮이라 그런지 카페, 음식점이 조용합니다. 점심을 먹으러 온 사람들만 눈에 띕니다. 카페 앞 테라스에는 파라솔이 등장했습니다. 이제 봄이 오고 있으니 카페 안보다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밖에서 차 한잔 마시는 게 좋겠죠.

나혜석거리 중앙 광장에는 포장마차가 많이 보입니다. 떡볶이, 순대, 닭꼬치, 오뎅(어묵), 커피는 물론 붕세권으로 유명한 황금잉어빵도 팝니다. 이 포장마차는 낮에는 영업하지 않고 저녁에만 영업하나 봅니다. 포장마차가 우후죽순으로 있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있는데요, 일반 음식점보다 포장마차만의 낭만도 느낄 수 있겠네요.

나혜석거리에서 장사하는 일반 상가와 포장마차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것을 보니 상생정신이 생각났습니다. 솔직히 상가 입장에서는 포장마차가 반갑지는 않겠죠. 그래도 더불어 사는 지혜를 발휘한 듯해 보기 좋았습니다. 거리 곳곳에 예쁜 벤치도 만들고, 깨끗한 거리를 위해 쓰레기통도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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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청역에서 효원공원 쪽으로 오니 할머니 한 분이 의자에 앉아 계신 듯한 동상이 있습니다. 이 역시 나혜석입니다. 봄볕을 쐬며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

동상 중앙 검은 대리석에는 나혜석에 대한 약력이 나이 순서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곳에 쓰인 글로 나혜석을 좀 더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정월 나혜석은 1896428일 수원군 수원면 신풍리 291번지(현 수원시 장안구 신풍동)에서 태어났습니다. 1910(14) 수원 삼일여학교(현 수원 매향여중·고 전신이며, 초등학교 과정임) 1회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1913(17) 우리나라 여성 최초의 유학생으로 동경여자미술학교에 입학했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내가 인형을 가지고 놀 때 기뻐하듯
아버지의 딸인 인형으로 남편의 아내 인형으로
그들을 기쁘게 하는 위안물 되도다. (중략)”

나혜석 동상 오른쪽에는 나혜석이 지은 인형의 ()’가 적혀 있습니다. 시를 찬찬히 읽어보니 아버지의 딸로, 남편의 아내로 순종하는 인형으로 살기 싫었던 나혜석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당시 여성으로서는 파격적인 생각이죠.

나혜석 동상 뒤에서 본 나혜석거리 모습입니다. 매일 오가는 사람을 보며 나혜석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신여성 나혜석이 있었기에 오늘날 여권 신장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 정신이 녹아든 곳이 나혜석 거리입니다.

나혜석거리는 다양한 볼거리와 전문식당가, 카페 등이 많아 금요일, 주말, 휴일에는 많은 사람이 찾는 문화와 만남이 공존하는 거리입니다. 또한 나혜석거리 인근에 월화원, 효원공원, 인계예술공원, 국제자매도시테마거리 등 돌아볼 곳이 참 많습니다.

수원과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의 조형물을 중심으로 조성된 국제자매도시테마거리도 카페와 음식점이 많습니다. 인계예술공원에는 이제 봄이 오고 있네요. 나무들이 물을 머금고 금방이라도 팝콘 같은 벚꽃 꽃망울을 터트리려 합니다.

수원이 낳은 신여성 나혜석을 기리기 위해 만든 나혜석거리에도 봄이 오고 있었습니다. 낮에는 한적하지만, 밤에는 퇴근 후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즐겁게 지내며 떠들썩한 모습일 텐데요, 기회가 되면 밤의 모습도 한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코로나19로 나혜석거리에서 열렸던 각종 행사도 중단됐는데요, 이제 다양한 행사도 마련되어 나혜석거리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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