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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좋아

고려 충절의 상징 포은 정몽주 선생 묘소

by 카푸리 2023.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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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은 정몽주는 고려 말 충신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학창 시절 역사 시간에 많이 들으셨죠? 저는 정몽주 하면 단심가가 생각납니다. 포은은 고려 말 삼은(三隱) 중의 한 사람인데요, 포은(圃隱) 정몽주, 야은(冶隱) 길재, 목은(牧隱) 이색입니다. 정몽주 묘소는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에 있습니다. 묘역 입구에 정몽주, 이석형 묘 안내도가 있습니다.

정몽주 선생 묘역에 도착하면 입구 좌측에 정몽주 신도비가 있습니다. 신도비 안을 들여다보니 한문으로 포은정선생’(圃隱鄭先生)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 한문으로 공적 내용이 빼곡하게 적혀 있는데요, 이 비문은 우암 송시열이 지었다고 합니다. 비문 내용은 정몽주 선생의 충절과 높은 학식을 기리는 내용입니다.

정몽주 선생 신도비를 지나 조금 올라가면 우측에 연안 이 씨 비각공원이 있습니다. 이곳을 잠시 둘러보니 공적비가 무척 많습니다. 연안 이 씨가 대단한 가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연안 이 씨 비각공원 뒤쪽에 저헌 이석형 선생 신도비(경기도 지방문화재 제171)도 있습니다. 포은 정몽주 선생 묘역에는 저헌 이석형 선생 묘소도 같이 있습니다. 이석형 선생의 부인은 정몽주 선생의 증손녀라고 합니다.

묘역에 올라가기 전에 좌측에 고래등 같은 기와집 몇 채가 있습니다. 집 이름을 보니 아래서부터 경모사, 모현당, 영모제입니다. 경모사는 정몽주 묘를 관리하는 집입니다. 전에 문화해설사가 있던 모현당은 새로 신축해서 깔끔합니다.

문화해설은 월요일~일요일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합니다. 해설 비용은 무료이고요, 신청 방법은 용인관광 홈페이지여행도우미문화관광해설사 신청으로 하면 됩니다. 예약하지 않았어도 현장 신청도 가능합니다. 당일 문화해설사의 집에 문의하기를 바랍니다.

영모제(永慕齊)는 포은 선생의 제향을 위해 건립한 제실입니다. 문이 잠겨 있어서 안은 들어가 보지 못했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오래된 집입니다. 전에 방문했을 때 배포한 안내 팸플릿을 보니 현종과 숙종 어간(1660~1689)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니 약 360여 년 된 건물입니다.

오랜만에 가보니 홍살문 옆에 전에 없던 정몽주 동상이 생겼습니다. 크기도 아주 큽니다. 묘역 앞에서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습니다. 50~60대는 정몽주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텐데요, 이렇게 동상으로 얼굴을 보니 반갑네요.

정몽주 동상 좌·우측에 검은 비석이 두 개 보입니다. 우측에는 정몽주 선생 모친이 지은 백로가입니다. 정몽주 어머니가 아들을 훈계하기 위해 지은 시조라고 하는데요, 간신이나 역신의 무리와 어울리지 않도록 아들을 훈계하며 지은 은유 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정몽주 동상 좌측에 정몽주의 '단심가'가 있습니다. 이미 기울어가고 있던 고려지만 끝까지 굳은 결의를 지키던 정몽주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두 왕조를 섬기지 않는 정몽주의 일관된 신념도 보이고요. ‘충신 불사이군(忠臣 不事二君’) 즉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는 이 말 때문에 정몽주는 결국 피살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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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주 동상 좌측에 홍살문이 있습니다. 홍살문은 서원이나 향교에 있는데요, 뭔가 신성시되는 장소를 보호하는 의미라고 합니다. 정몽주 묘역을 신성시하기 위해서 세우지 않았나 싶습니다. 홍살문 뒤로 선죽교처럼 생긴 다리가 있습니다. 선죽교는 북한 개성에 있는데요, 아직도 그 자리에 혈흔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홍살문을 지나면 연못이 있습니다. 연못 가운데는 푸른 소나무 두 그루가 있습니다. 겨울에도 푸른 빛을 잃지 않는 소나무 두 그루를 보니 이곳에 잠들어 있는 정몽주와 이석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름에는 연꽃도 피는데요, 지금은 줄기만 남아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정몽주 선생 묘역에는 이석형 선생 묘소도 같이 있습니다. 홍살문을 지나 조금 걷다 보면 소나무 세 그루가 보입니다. 여름에는 이 소나무 아래 그늘에서 쉬면 산 위에서 내려오는 바람 때문에 아주 시원합니다. 이 소나무 뒤로 조금 올라가면 우측이 이석형 선생 묘소고요, 좌측은 정몽주 선생 묘소입니다.

오늘은 이석형 묘는 생략하고 정몽주 묘만 올라가 봤습니다. 정몽주(1337~1392) 묘소는 경기도 기념물 제1호입니다. 포은 선생의 묘소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문수산 안자락 해발 145m의 나지막하고 양지바른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왕릉 부럽지 않은 거대한 묘소입니다. 그리고 왕릉에만 보이던 곡장(묘 주위 담장)도 있습니다.

정몽주 묘소 옆 잔디밭에 앉아 단심가를 읊어봅니다. 그리고 이방원의 하여가도 읊어보고요. 오래된 역사지만, 정몽주의 충심은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죠. 내가 고려말의 정몽주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를 생각해보며 충절의 의미도 되새겨 봅니다.

포은 정몽주 묘역은 넓은 잔디광장과 멋진 조망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따사로운 봄 햇살을 맞아가며 멋진 풍경을 보기 좋은 곳입니다.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의 모현(慕賢)’ 지명은 충신을 사모한다라는 뜻으로 정몽주 선생을 기리기 위해 붙여진 지명이라고 합니다.

정몽주 묘역은 복잡한 관광지가 아닙니다. 젊은이들보다 50~60대가 TV에서 보던 정몽주도 생각해보며 산책할 수 있는 곳이죠. 한적한 정몽주 묘소에서 조선 시대 역사도 배우며 포은 정몽주의 충절을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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