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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좋아

자식을 바라던 부부의 전설, 퉁소바위공원

by 카푸리 2023.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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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동네나 ‘전설 따라 삼천리’에 나오는 이야기 하나쯤은 있죠. 수원시 연무동에도 부부의 애절한 전설이 담긴 퉁소바위 공원이 있습니다. 부부와 퉁소바위에 무슨 사연이 있을까요? 그 전설을 따라 퉁소바위 공원으로 함께 가보실까요.

창룡문사거리에 동북공심돈이 있는데요, 맞은편에 계단이 보입니다. 공원 주차장이 따로 없어서 자차로 올 경우 창룡문 주차장을 이용하면 됩니다. 그리고 대중교통으로 올 때는 11, 700-2, 60, 400A, 700-2 등을 타고 연무사회복지관에서 내리면 됩니다.

저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창룡문사거리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헉~ 그런데 계단 경사가 굉장히 높습니다. 노약자나 어린이 등과 함께 갈 때는 이곳보다 연무사회복지관 쪽으로 오르는 게 좋습니다. 그쪽은 계단이 아니라 얕은 구릉을 오르는 정도니까요.

계단을 오르니 조금 땀이 나고 숨이 찹니다. 그래도 오르자마자 소나무 아래 정자가 반겨줍니다. 여름에 땀 흘리고 올라왔을 때는 시원한 쉼터가 되겠는데요. 날씨는 추웠지만, 두터운 옷을 입고 공원에 산책 나온 시민이 많았습니다.

정자에서 퉁소바위 공원으로 올라가는데 나무 사이로 수원 월드컵경기장이 보입니다. 경기장 지붕을 보면 새가 날개를 편 모습이라 빅버드로 불립니다.

퉁소바위 공원은 퉁소바위만 있는 게 아닙니다. 어린이 놀이시설, 체력단련공간, 무궁화동산, 정자, 약수터, 배드민턴장 등 인근 주민들이 자주 찾을 수 있는 공원입니다. 크기는 작지만, 주민들이 이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공원입니다.

조금 걸어보면 넓은 광장이 나오고 여기에도 정자가 있습니다. 정자 옆에는 각종 운동기구가 있고요. 전망 좋은 공원에서 운동하면 기분이 더 상쾌하겠죠. 이제 강추위가 풀리면 이곳에 운동하러 나온 시민들로 가득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지금은 앙상한 가지만 있지만, 조금 있으면 광장에 있는 벚나무에서 팝콘 터지듯이 벚꽃이 만개할 겁니다. 퉁소바위 공원도 수원 벚꽃 명소 중 하나랍니다. 벚꽃이 만개하면 퉁소바위 공원 등 수원 내 벚꽃 명소를 찾아 봄을 만끽하고 싶습니다.

광장에서 보면 조원동 방향으로 정자가 하나 보입니다. 퉁소바위를 보려면 이 정자로 올라가야 합니다. 정자는 최근 단청을 새로 해서 아주 깔끔해 보입니다. 정자로 올라서면 기둥 사이로 조원동 일대가 한눈에 보입니다.

정자에서 앞으로 내려가면 퉁소바위 전래 안내판이 있습니다. 이 안내판을 읽어본 후 앞을 내려다보면 부부의 애절한 사연이 담긴 퉁소바위 두 곳을 볼 수 있습니다.

먼저 퉁소바위 전설을 볼까요. 연무동 창룡문 옆길 건너 언덕 위에는 할아비 퉁소바위가 있고요, 조원동 북중학교 뒤에는 할미 퉁소바위가 있습니다. 두 바위는 수원천을 두고 서로 바라보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 바위에는 오래된 전설이 전해져 내려고 있습니다.

옛날 이 근처에 금슬이 좋으나 자식이 없던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자식을 얻기 위해 부인은 조원동 바위에, 남편은 연무동 바위에서 백일기도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치성을 드리면 부인이 병이 나는 바람에 남편의 퉁소 소리에 화답하지 못했죠.

남편은 걱정이 됐지만요, 백일기도를 마치고 아내를 찾아갔는데요, 아내는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남편도 얼마 후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네요. 그 후로 바람이 불면 이 부부가 퉁소를 불던 바위에서 퉁소 소리와 같은 울림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우아파트 쪽으로 오르는 공원 입구에 퉁소를 닮은 공원 표지석이 있습니다.

퉁소바위 전망대에서 보면, 안내판에 나온 대로 연무동 쪽에 할아비 퉁소바위가 있고요, 멀리 조원동 북중학교 뒤에는 할미 퉁소바위가 보입니다. 제가 네이버 지도에서 보니 할아비와 할미의 거리는 620m 정도입니다. 옛날에는 지금처럼 자동차 소음 등이 없어서 서로 퉁소를 불면 잘 들렸을 거리입니다.

퉁소바위를 본 후 연무동사회복지관 쪽으로 내려갑니다. 길옆에 솟대가 있고요, 부부 솟대 이야기 안내판이 있습니다. 연무동에서는 퉁소바위 전설을 기려 연무동을 사랑이 가득하고 나눔과 소통이 있는 마을로 만들기 위해 매년 퉁소바위 축제를 개최했습니다. 코로나19로 개최하지 못했는데요, 올해는 개최하길 기대합니다.

퉁소바위 공원을 오르는 시민들이 하나둘씩 놓아둔 돌들이 모여 돌탑이 만들어졌습니다. 돌탑 쌓기는 쉬운 일이 아닌가 봐요. 자꾸 무너져 시멘트로 고정한 흔적도 있습니다. 저도 가족의 건강과 행복 등 소확행을 기원하며 작은 돌을 하나 올려놓았습니다.

공원을 내려오다가 플라잉수원이 뜨는 것을 봤습니다. 파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열기구를 보면서 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플라잉수원은 네이버에서 예약할 수 있고요. 월~금요일 오전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합니다. 낮에도 좋지만요, 밤에 수원시 야경을 내려다보는 모습은 더 멋지다고 합니다.

연무사회복지관으로 오르는 입구에 조형물이 하나 있습니다. 딱 봐도 부부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죠. 퉁소바위 전설의 주인공 할아비와 할미입니다. 애절한 사연을 알고 퉁소바위를 보고 내려와서 그런지 부부의 사연이 더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동우아파트 옆에 놀이터가 있는데요, 담벼락에 퉁소바위 전설을 그림과 글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곳에 사는 아이들은 퉁소바위 전설에 대해 모두 알고 있겠네요.

저는 1년에 한 번은 꼭 아내와 퉁소바위를 찾습니다. 애절한 부부의 전설을 생각하면서 부부애와 자식 사랑을 감사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공원이기 때문이죠. 요즘 우리나라 이혼율이 점점 높아진다고 하잖아요. 부부간의 사랑이 식었다면 퉁소바위 공원에 와서 부부와 자식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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