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순천 선암사 일주문 등 8건의 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습니다. 이번에 지정되는 문화재들은 사찰 일주문 4건, 사찰 문루와 불전(佛殿), 누정건축(樓亭建築), 승탑(僧塔) 등 각 1건이며,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라남도와 경상북도 각 2건, 대구광역시와 경기도, 전라북도, 경상남도 각 1건입니다. 경기도는 성남시 봉국사 대광명전입니다.
성남시 봉국사 대광명전
봉국사는 조선 현종의 딸인 명혜와 명선 두 공주가 병에 걸려 잇달아 세상을 떠나자 이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 왕실 주도로 창건한 절입니다. 각종 기록에 따르면 봉국사를 1674년 새로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대광명전의 목재 연륜연대 조사에서도 주요부재가 17세기 후반의 것으로 확인되어 봉국사 창건과 함께 세워진 불전임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내부 닫집(부처님 머리 위로 지붕이 있는 작은 공간)의 화려한 구성은 이 건물이 왕실의 지원 아래 조성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며 불상을 중심으로 주변의 장엄을 돋보이게 치장한 방식은 조선후기 불전 사례의 하나로 평가됩니다.
봉국사 대명광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5량가 구조이며 공포는 익공(翼工, 기둥머리 위에서 보를 받치는 새의 날개 형상을 한 초각 부재로 공포 형식의 하나)계의 겹처마 맞배지붕입니다. 17세기에 흔하지 않은 출목익공식의 공포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출목익공은 17세기 초 종묘 정전에서 나타나지만, 불전에서는 흔한 사례가 아니라고 하네요.
현재 공포의 모양과 장식은 19세기의 시대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살미가 바깥으로 길게 뻗어 있고 살미 끝에 연꽃 장식이 올라있고 상부 제공은 용머리 조각을 두는 등 19세기 전형적인 장식적 모습을 취하였습니다. 또한 귀공포는 익공식이면서 다포식의 귀포 구성을 연상시키는 방식을 갖추고 있는데요, 이런 형태들은 이 건물의 공포가 19세기에 와서 변화되었음을 보여줍니다.
내부 닫집(부처님 머리 위로 지붕이 있는 작은 공간)의 화려한 구성은 이 건물이 왕실의 지원 아래 조성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며 불상을 중심으로 주변의 장엄을 돋보이게 치장한 방식은 조선후기 불전 사례의 하나로 평가됩니다.
국보와 보물의 차이는?
그런데 궁금한 게 있네요. 국보와 보물의 차이는 뭘까요. 똑같은 성문인데, 숭례문(남대문)은 국보 제1호, 흥인지문(동대문)은 보물 1회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헷갈릴 것입니다. 그리고 보물 1호라고 해서 가장 중요한 보물은 아니죠. 그냥 번호를 붙인 것뿐이라고 합니다. 문화재청이 발표한 자료를 본 기억이 있네요.
문화재청 자료에 따르면, 국보와 보물은 특별한 기준에 의해 엄격하게 구분되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옛 건축물이나 미술품 공예품들 가운데에서 역사적이거나 미술적 가치를 지닌 중요한 문화재를 보물로 지정, 국가 차원에서 관리와 보호를 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 특별히 뛰어난 작품들이 국보로 지정됩니다.
'특별히 뛰어난 작품'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명확한 수치나 명문화된 법령으로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제작 연대가 오래되었고, 그래서 그 시대의 표준이 될 수 있는 것이나 제작 기술이 특별하게 우수하여 비슷한 예를 찾아볼 수 없는 것. 그리고 워낙 역사적으로 저명한 인물이 제작하였거나 유서가 깊은 것 등이 지정 대상입니다. 즉 국보는 각 부문에서 유일한 것, 보물은 대표성을 띠는 것 중에서 지정되죠.
남대문과 동대문의 경우도 특별히 우수성을 가름해서 국보와 보물로 나누었다기보다 일제시대 지정문화재로 조사되면서, 서울 중심의 유물부터 지정된 것이 그대로 이어진 것입니다. 또 고미술품들은 새롭게 발견되는 경우도 많은데, 뒤에 발견된 유물이 먼저 국보로 지정된 동종의 유물보다 작품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자리를 뒤바꾸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국보로서의 가치가 있더라도 보존에 곤란을 느끼지 않는 것, 예를 들어 국가 기관인 박물관에 보관된 것 등은 국보로 지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사는 경기도 성남시에 드디어 보물이 생겼네요. 보물은 역사적·예술적·학술적 가치가 큰 것으로서 국가가 법적으로 지정한 유형 문화재를 말합니다. 문화재청 자료를 보니 2021년 1월 기준, 보물은 2,017건입니다. 전국에 이렇게나 보물이 많은데, 성남시에는 보물이 한 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봉국사 대광명전이 보물이 되니 반갑기만 하네요.
봉국사는 역사가 아주 깊은 사찰인데요, 도심 속 사찰이라 저도 자주 가는 곳입니다. 대광명전은 여느 사찰의 대웅전과 같은 곳입니다. 굉장히 오래된 만큼 많이 낡았습니다. 저도 두 딸을 키우고 있지만, 봉국사는 두 딸을 잃은 조선 시대 현종의 아픔을 생각해 왕실 상궁 시주로 제작된 사찰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더 자주 가는 사찰이라 보물 지정이 반갑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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