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은 벌써 여름처럼 느껴집니다. 2년이 넘게 거리두기, 야외 마스크 의무 착용으로 외출이 쉽지 않았는데요, 이제 전면 해제로 조금은 안심하고 다닐 수 있게 되었네요. 그래도 사람이 많은 곳보다 한적한 곳을 찾게 되는데요, 그중의 한곳이 천년고찰 백련사입니다.
용인 에버랜드에서 호암미술관으로 가는 길목에 백련사 가는 길이 있습니다. 백련사 안내판을 따라 약 4.5km를 가야 하는데요, 도착하면 지대방과 종무소가 있는 요사채 건물이 나타납니다. 이 앞이 주차장인데요, 여기에 차를 세우고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백련사 경내가 나옵니다.
사찰 경내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범종각이 보입니다. 범종각은 불교 사찰 내에 범종을 달아둔 전각입니다. 일반적으로 단층일 때는 각(閣)이라 하고 중층일 경우 루(樓)라고 하는데요, 백련사는 단층이기 때문에 범종각이라 합니다.
범종각 앞에 백련사 연혁이 적힌 안내판이 있습니다. 읽어보니 백련사는 신라 애장왕(801년) 때 신응선사가 세운 절입니다. 그러니까 1200년이 넘은 사찰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쳤다고 합니다. 천년 고찰이며, 용인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입니다.
범종각 옆에 오래된 약수터가 있습니다. 향수산 자락에서 내려오는 물이라 그런지 여름에는 아주 시원합니다. 한 모금 마시니 가슴까지 상쾌한 기분입니다. 판매하는 생수와는 맛이 다르죠.
백련사 전경입니다. 화재 등으로 많이 소실돼 여러 번 중창이 이뤄져 현재 좌측으로 지장전, 중앙에 대웅보전, 우측에 삼성각이 있습니다. 정면에 보이는 3층 석탑은 경주 불국사 석가탑을 모방해 2007년에 세운 것입니다. 석탑 뒤로 대웅보전이 있습니다.
대웅보전에 문이 열려 있어 안을 보니 비로자나불, 석가모니, 노사나 등 부처님 세 분이 모셔져 있습니다. 안에서 여성 한 분이 기도하고 있어서 다른 전각을 둘러보다 여성이 나간 후 한 장 담았습니다. 중앙 불상 좌·우측에는 작은 불상 수백 개가 모셔져 있습니다.
대웅전 우측에 석불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상처가 많습니다. 오른팔도 부러져 있습니다. 오래 돼서 그런가요? 암튼 범상치 않은 석불입니다. 석불 아래 불자들이 놓은 동전이 있네요.
백련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삼성각이 있습니다. 삼성각은 보통 사찰 가장 뒤쪽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문이 열려 있어 안을 보니 가운데 칠월성궁, 좌측에 산왕대신, 우측에 나반존자 탱화가 있습니다. 탱화 아래 어떤 분인지 쓰여 있습니다.
삼성각에 내려와 대웅보전 좌측에 있는 지장전을 봤습니다. 금동 지장보살과 그 뒤로 탱화가 있습니다. 지장전에도 좌·우측에 작은 불상들이 빼곡하게 있습니다. 그리고 천정에는 불자의 기원을 담은 연등이 걸려 있습니다.
지장전에서 좌측으로 올라가면 나한전이 있습니다. 건물을 보니 이 전각도 우리나라 전통 한옥과 비슷합니다. 이곳은 무학대사가 조성했다는 18 나한상 중 13구가 전해지고 있답니다. 문이 열려 있어서 잠시 들여다보니 엄숙한 분위기였습니다.
백련사는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가실리에 있습니다. 백련사는 호암미술관과 에버랜드 뒤쪽에 있는 향수산 중턱을 병풍 삼아 자리 잡은 사찰입니다. 산 중턱에 있어서 그런지 산 위에서 부는 바람이 아주 상쾌했습니다.
평일 오후 4시쯤 가서 그런지 사람들이 없어서 조용한 천년 고찰을 보기에 더없이 좋았습니다. 왁자지껄한 곳보다 훨씬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여름으로 치닫는 용인 백련사에서 적막한 산사 풍경과 함께 힐링 타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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