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위대한 탄생2'을 보면 참가자보다 심사위원 독설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듯 하다. 윤상과 윤일상의 독설 베틀에 무게를 두고 편집하며 독설에 관심을 가지라고 하지만, 독설 싸움이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독설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심사평 중에 독설이 난무하지만, 시즌2는 그래도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심사를 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데 어제 윤상의 심사 태도는 이전과는 너무 달랐다. 독설도 아니고 기분에 따라 심사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심사위원의 기본은 참가자들의 실력을 평가해야 하는데, 윤상은 태도나 느낌으로 합불을 결정했다. 안그래도 덜덜 떠는 참가자들은 윤상 기분을 맞추기 위해 굽신거려야 할 정도다.

윤상은 어제 서울 2차 오디션과 부산 오디션 심사를 했다. 참가자 중 김종민(24세)은 대학가요제에 두번씩이나 참가한 경력이 있어 기대가 됐다. 김종민이 부른 노래는 라디오 헤드의 크립(Creep)이었다. 잔잔하게 노래를 부르는데, 몇 소절 하지 않아 윤상이 그만하라며 다른 노래를 시켰다. 그래서 김종민이 윤도현의 '타잔'을 불렀는데, 이 노래 또한 앞서 부른 크립과 느낌이 비슷해 이승환이 또 중지시켰다. 이승환은 기회를 더 주기 위해 다른 곡을 해보라고 했는데, 김종민은 조용한 느낌의 음악을 좋아한다며 자신의 음악적 취향을 소신있게 밝혔다.


그런데 윤상은 김종민의 이런 소신과 자신감이 무척 거슬렸던 것 같다. 김종민의 태도가 오디션 하러 온 사람같지 않다며 '우리한테 뭘 물어봐!, 준비한 걸 보여주기도 벅차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오디션 참가자로서 기본자세가 불량하다는 독설을 쏟아낸 후 탈락을 시켰다. 윤상의 독설에 옆에서 듣고 있던 이선희는 씁쓸하고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고, 윤상이 워낙 강하게 얘기하다보니 이승환과 이선희도 그냥 탈락을 누르고 말았다. 김종민의 태도가 눈에 거슬릴 정도로 태도가 불량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노래 실력보다 태도 불량으로 탈락한 느낌이다.

윤상의 태도 시비는 계속됐다. 이국적인 소녀 세리나(15세)는 한달 동안 배운 기타 실력으로 제이슨 므라즈의 '아임 유어즈(I'm yours)'를 열창했다. 한 달 배운 기타 실력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연주였다. 노래를 중단시킨 윤상은 세리나에게 기타를 안치고 노래를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승환의 평가는 달랐다.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하다보니 노래가 급해진 느낌은 있지만, 한달 배운 실력이 맞을까 할 정도로 좋다고 평가했다. 이를 두고 윤상과 이승환 사이에 작은 설전이 오갔는데, 이렇게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승환의 좋은 평가에 뻘쭘해진 윤상은 세리나에게 우리 나라 노래를 해보라고 시켰다. 그러자 세리나는 '기타 치면서 부를까요?'라며 질문을 했다. 어린 나이기 때문에 심사위원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분명하게 확인해보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윤상은 이 말에도 '저 어린 나이에 저 여유는 뭐죠?'라며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윤상은 참가자들이 시키면 시키는대로, 죽으면 죽는 시늉이라도 내야 속이 시원하고 마음에 드는 건가. 심사태도가 너무 권위적이다.

참가자 중에는 주체할 수 없는 끼가 있는 사람도 많다. 독특한 랩으로 자기 소개를 한 이환희(24세)는 외모로 봐서는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이 안가지만 열정만큼은 대단했다. 성격도 쾌활하고 유머 감각도 풍부해 이승환과 이선희를 배꼽빠지게 했다. 그녀는 다이나믹 듀오의 '죽일 놈'을 불렀다. 이승환은 그녀의 열정이 보이는 것 같아서 합격을 시켰다. 그러나 윤상은 또 태도를 들고 나왔다. 이환희가 노래보다 끼를 보여주는데 너무 집중했다, 끼만 보여주려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탈락을 시켰다. 1:1 상황에서 이선희는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


이선희가 열정만으로 뽑아주기에는... 하면서 탈락을 예고하자, 이환희는 마지막으로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다. 이선희는 갑작스런 참가자의 읍소에 탈락을 시키지 못하고 망설였다. 그러다 귀가 얇은 걸 걱정했던 이선희는 참가자에게 설득을 당해 합격을 시켰다. 이선희는 그 이후에도 한 명 더 마음이 약해 합격을 시켰지만, 그 합격이 잘못됐다고 보진 않는다. 어차피 예선인데 참가자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준다고 해서 뭐가 문제가 되나 싶다. 물론 이선희의 나약한 마음이 심사위원의 권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지만 태도와 기분에 따라 심사하는 윤상보다 참가자를 한 번 더 배려하는 이선희가 오히려 더 돋보였다.

윤상은 '위탄의 저승사자'라 할 만큼 웃음이 없다. 무대에 오른 참가자들이 윤상의 얼굴을 보면 없던 긴장도 나올 법한 포스다. 참가자들이 윤상의 이런 심사태도를 모를 리 없다. 무대에서 최대한 공손하고 진지하게 노래를 불러도 윤상의 기분에 들지 않으면 여지없이 탈락한다. 물론 심사위원도 사람인지라 많은 참가자들을 심사하다보면 짜증도 나고 힘들다는 건 이해가 간다. 그러나 가수의 꿈을 위해 무대에 오른 참가자와 심사위원은 주종의 관계가 아니다.


'위탄2' 심사위원 중 윤상을 보면 심사위원은 갑, 참가자들은 을이다. 을은 갑 앞에서 고양이 앞의 쥐처럼 행동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건방져 보이거나(자신감이라 해도) 진지한 면이 안 보이면 가차없이 탈락을 시킨다. 왜 참가자들이 진지한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보는 시각에 따라 건방으로 보이고,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자신감으로 보일 수도 있다. 심사위원이라는 이유로 자의적인 판단과 기분에 따라 심사하는 건 참가자들의 기를 죽이는 일이다. 탈락자들에겐 상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더 이상 기분에 따라 심사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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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