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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바람에 실려 임재범, 실망스런 영웅 만들기

by 카푸리 2011.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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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범의 '바람에 실려'는 과도하다 싶은 '임재범 영웅만들기'가 오히려 눈쌀을 찌뿌리게 만든다. 지난주 샌프란시스코 부둣가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음이탈을 했다고 잠적한 임재범. 맴버들은 물론 제작진까지 대장이 현장을 이탈해 촬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긴급 대책회의까지 했지만, 사실은 임재범의 잠적 상황을 오히려 즐기는(?) 느낌이다. 어찌보면 임재범 잠적 상황은 뻔한 설정인데, 이를 두고 벌이는 해프닝에 시청자를 우롱하는 느낌까지 든다.

예능 프로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연출이 필요한 건 이해가 간다. 노래하다가 삑사리가 날 수도 있는데, 이것 때문에 잠적을 하다니 방송이 장난인가? 음이탈은 실수지만, 잠적은 고의였다. 임재범이 음이탈로 미국으로 간지 하루 만에 잠적한 무책임한 상황을 재미로 이해하고 봐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임재범 한 사람을 영웅으로 만들기 위해 김영호 등 남은 대원들의 눈물겨운 사투는 재미와 웃음은 커녕 짜증을 불러 일으킨다. 임재범은 말이 잠적이지, 앞으로 자기 마음에 안들면 속된 말로 깽판을 쳐도 이해해 달라는 무언의 압력처럼 느껴진다.


'바람에 실려'는 임재범의 철 없는 짓을 봐주며 웃어달라지만, 그 철없는 행동을 영웅화 시키는 제작진의 태도가 더 마음에 들지 않는다. 또한 임재범이 없다고 김영호 등 남은 대원들이 우왕좌왕 했는데, 임재범 외 다른 사람들은 모두 들러리에 불과하다. 삑사리 한 번 났다고 자취를 감추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지... 그렇게 대원들을 버리고 4일간 잠적했다가 LA 거리에서 노숙하다가 발견된 임재범은 제작진과 출연진이 화를 내자, '갑자기 부른 노래에서 흔히 말하는 삑사리를 냈다, 내 자신에게 무척 화를 냈다'며 잠적 이유를 둘러댔다.


대원들과 제작진을 버리고 잠적한 건 분명 임재범의 잘못이다. 음악여행을 하기로 하고 미국까지 왔는데, 말 한마디 없이 4일간 잠적한 것은 잘못이 아니라 사고다. 그런데 임재범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기는 커녕, 삑사리 이유 하나만으로 잠적할 수 밖에 없었다며 뭐 그럴수도 있지 않냐며 태연하다. 그 넓은 LA에서 임재범이 노숙하던 장소를 찾아 극적으로(?) 발견하는 설정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사과하면 그만이라는 태도를 보인 임재범에게 더 실망이다.

4일간의 잠적 소동이 허탈하게 마무리 된 후 임재범은 록의 본고장 키클럽(Key Club)으로 갔다. 이곳은 임재범이 '가장 오고 싶었던 곳이며, 어렸을 때 꿈이던 록커의 꿈을 갖게 해준 곳이라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여기서 '록 인 코리아'를 열창했다. 임재범은 자신만의 음악세계에 도취됐는지 노래를 부르다 상의를 벗어재끼고 눈물까지 보였다. 삑사리로 잠적해 속을 썩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김영호 등 대원들은 임재범 노래에 열광했다. 오직 임재범을 위한 설정, 영웅만들기라는 게 눈에 너무 보여 그를 좋아하던 생각마저 가시게 만들었다.


방송의 재미를 위해 임재범과 짜고 치는 영웅만들기 설정이 너무 티가 난다. 차라이 임재범 다큐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마저 든다. 임재범을 위한 로드 뮤비 성격이 강하다. '바람에 실려'에서는 가수 임재범의 모습보다 대본도 없다는데 연기자 임재범 모습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 데뷔후 처음 주목을 받은 임재범. '일밤'은 임재범의 인기를 이용해 동시간대 '해피선데이'와 시청률 싸움을 해보겠다는 심산이지만, 이대로 간다면 경쟁은 커녕 스스로 무너질 것 같다. 첫회 시청률이 6.0%로 순항할 줄 알았는데, 2회째는 4.4%에 그쳤다. 문제는 시청률이 앞으로 더 떨어지면 떨어졌지 상승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가수'를 통해 임재범이 인기를 얻자, MBC가 임재범을 이용해 '일밤' 시청률을 끌어올리려는 건 이해가 간다. 임재범은 노래 잘하고, 매력있는 가수임은 틀림없지만 너무 건방지고 자기 중심적인 모습만 비춰지다 보니(이게 임재범의 캐릭터인지 모르지만)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 아무리 록의 전설이라 불리는 가수라 해도 먼저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와 배려를 해야한다. 삑사리와 어이없는 잠적 해프닝으로 상당수의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렸을 지 모른다. 임재범이란 스타를 어렵게 동원하고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제작진의 어설픈 연출이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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