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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무도 조정도전, 유재석 눈물에 이해할 수 없는 비난

by 카푸리 2011.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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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무한도전'은 조정특집(6편)과 여름 특집(소지섭편)이 함께 방송됐다. 장기 조정 프로젝트가 다소 지루할 때쯤 소지섭을 초대해 깨알같은 재미를 준 건 나름 적절한 편성이었다고 본다. 그런데 소지섭보다 솔직히 당일(30일) 치뤼진 전국조정경기대회 결과가 더 궁금했다. 방송을 본 후 인터넷 뉴스를 보니 무한도전팀은 8개팀 중 8위를 했다고 한다. 세계 명문대 조정팀을 초청한 공식경기기 때문에 기자들이 취재하는 건 당연하기 때문에 스포를 뭐라하진 못하겠다. 그러나 방송을 보기 전에 결과를 미리 알아버려 감동이 반으로 줄어들 것 같은데, 뉴스 중 유재석의 눈물 사진을 보니 괜히 마음이 짠했다.

그런데 같은 눈물이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가보다. 유재석 눈물 기사에 의외로 비판 기사가 많다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순위권에 들지도 못했으면서 괜히 가식적인 눈물로 억지 감동을 만들려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유재석을 옹호하거나 감싸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은 몰라도 유재석의 눈물을 100번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는 스케즐이 가장 바빴지만 연습 한 번 빠지지 않고 열심히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꾸준히 헬스를 하면서 자기관리를 잘해 에이트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8번 자리에서 경기를 치뤘다. 젊은피 진운(20살)보다 18살이나 많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 본다.


무한도전 제작진의 걱정이 태산같았을텐데 무한도전팀은 2,000m를 무사히 완주했다. 경기전 부상으로 빠진 정준하, 몸상태가 좋지 않은 정형돈, 허약한 박명수 등으로 완주를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박수를 받을만한 일이다. 경기전 조정관계자가 '2km 조정 도전은 마라톤 완주나 마찬가지'라고 했다고 하는데, 그만큼 힘든 경기다보니 완주후 유재석이 참았던 눈물을 쏟아낼 수도 있다. 사진을 보니 유재석 뿐만 아니라 부상으로 빠진 정준하, 콘디션이 좋지 않았던 정형돈 등 모든 맴버가 눈물을 흘렸다.

조정경기는 지난 4개월간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돼왔는데, 예능 프로 성격상 재미와 웃음은 사실 적었다. 그러나 제작진은 봅슬레이, 레슬링처럼 소외된 비인기 스포츠에 대한 관심 제고 차원에서 이번 조정특집을 마련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매번 똑같은 스토리, 똑같은 눈물로 억지 감동을 짜낸다며 김태호PD까지 비난을 한다. 그러나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무한도전 조정 특집은 지루한 장기레이스에서도 깨알같은 웃음을 주었고, 그 웃음속에서 유재석 등 맴버들이 보여준 뜨거운 훈훈한 감동도 있었다. 무엇보다 장기특집은 마지막에 폭풍감동을 준다는 것인데, 이번 조정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전국조정대회에서 무한도전팀은 꼴찌를 했지만 그 도전정신만은 1등이었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앞두고 맴버들은 촬영날이 아니어도 미사리에 나와 연습을 하느라 손에 물집이 생기고 부상으로 힘들어했다. 첫 2,000m 연습경기에서 9분 56초가 나왔을 때, 경기를 마친 후 유재석과 진운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만큼 젖 먹던 힘을 다해 노를 저었다. 유재석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밥 먹을 때 숟가락을 든 손이 파르르 떨렸을까? 물론 유재석 뿐만 아니라 부상 당한 정형돈과 맴버가 부족해서 참여해준 개리와 데프콘 등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어떻게 억지감동이란 말이 나올 수 있나?

어제 경기에 참가한 대학생들의 평균 연령은 아마 20대 초반일 것이다. 그런데 무한도전팀은 박명수 등 3명이 40이 넘었다. 대한민국 평균 이하의 체력이라는데, 이들이 마라톤과 같다는 조정 2,000미터 완주를 평가절하해서는 안된다.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꼴찌를 했지만 그 꼴찌는 아름다운 꼴찌다. 폭우속에서 손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열심히 연습한 끝에 이루어낸 값진 꼴찌다.


이번 조정경기는 이전의 봅슬레이나 레슬링 등 그 어떤 도전보다 힘들다고 했다. 체력도 체력이지만 조정이란게 맴버들간의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에 경기에 참가하는 9명 모두가 잘해야 한다. 한 사람만 노를 삐끗해도 앞으로 나가는데 지장을 준다. 그런데 경기를 앞두고 일부 맴버의 불화설이 터졌는데, 이 불화설로 가장 힘들었을 맴버는 유재석이 아닐까 싶다. '유반장'으로서 프로그램의 성패뿐만 아니라 조정경기 성패도 유재석 어깨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가 느꼈을 심리적 부담도 부담이지만 경기 당일 한계에 다다를 때까지 노를 저으며 2천미터를 완주했을 때 왜 욱하는 감정이 없겠는가?

유재석은 생각보다 참 여린 사람이다. 그는 무한도전에서 참 여러번 눈물을 흘렸다. 베이징올림픽때 소외된 육상 경기중계를 하면서도 눈물을 보였지만, 봅슬레이, 레슬링때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은 억지 감동이라기보다 그만큼 준비과정이 힘들었기 때문에 한꺼번에 감정이 분출되는 것이다. 눈물은 전염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런 눈물이야 말로 시청자들이 함께 공감하며 눈물을 쏟을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유재석이 억지 감동을 만들기 위해 흘린 눈물이라면 시청자들은 전혀 감동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봅슬레이, 레슬링 때 흘린 유재석의 눈물을 보고 시청자들도 눈물을 같이 흘리지 않았던가.

무한도전 맴버들은 봅슬레이, 에어로빅, 레슬링 등 장기특집에서 늘 최고보다 최선을 다하는 것을 보여줬다. 그래서 그들이 보여준 도전은 늘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도전이란 그 이름 자체가 무한도전의 상징처럼 돼 버렸다. 이번 조정 도전 역시 최고보다 최선을 다하는 것을 보여줬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경기모습을 보지않고 기사만 봤는데도 눈시울이 뜨겁다. 그런데 그 감동의 눈물에도 비난이라니 참 어이가 없다. 무한도전의 도전과 열정이 앞으로도 계속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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