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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1박2일 엄태웅 강호동 생포, 강력한 한 방 터뜨렸다

by 카푸리 2011.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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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으로 떠난 '1박2일' 200회는 농활의 의미를 일깨워 준 의미있는 특집이었다. 포장만 요란하고 시끌뻑쩍한 특집보다 보기 훈훈했다. 고창특집 2부는 저녁 복불복과 기상미션이 진행됐는데, 이중 기상미션의 숨바꼭질이 압권이었다. 스릴 넘치는 숨바꼭질의 주인공은 엄태웅이었다. 엄태웅은 초반과 달리 병풍 소리를 들을만큼 부진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있다. 훈남 이미지로 근근히 버텨가고 있는데, 어제 숨바꼭질에서 호동팀을 혼자 생포하는 수훈으로 그동안의 부진을 한꺼번에 날려 버렸다.

지난주 고창편 1부에서 잠자리 복불복은 지원팀(엄태웅, 김종민)이 패해서 폐가에서 자기로 정해졌다. 이제 농활로 낮에 고생도 했으니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고창의 풍천장어가 나왔다. 이 장어를 두고 사물퀴즈, 음악문제, 영화제목 맞추기, 창의력 퀴즈 등 4번의 게임이 진행됐는데, 호동팀이 3번 이기고 지원팀은 딱 한 번 이겼을 뿐이다. 지원팀 모두 부진했지만 엄태웅의 부진이 눈에 많이 두드러지게 보였다. 이대로 200회 특집이 끝난다면 엄태웅이 또 '묵언수행', '병풍'이란 비난을 받을 만한 상황이다.


이제 남은 건 기상미션 뿐이다. 기상미션은 3 : 3 숨바꼭질이다. 폐가에서 자게 된 지원팀이 술레가 돼 호동팀(이승기, 이수근)을 찾는 게임이다. 숨바꼭질 룰을 보니, 9시 기상음악이 울리면 호동팀은 2분 안에 숨어야 한다. 2분 동안 마을 어디든 이동할 수 있는데, 2분이 되는 그 순간 정지해야 한다. 지원팀은 기상음악이 끝난 후 20분 안에 호동팀 중 한사람이라도 찾으면 성공이다. 승리한 팀은 고창 씨티투어 후 바로 퇴근이고, 패한 팀은 벌칙으로 고추밭에서 노동(1인당 1천개 고추따기) 을 해야 한다.

호동팀은 전날 밤 잠도 자지 안자고 어떻게 숨을 것인가를 고민했다. 반면 지원팀은 폐가에서 모기와의 사투를 벌이며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야외에서 텐트를 치고 겨우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기상음악이 울리자, 호동팀은 잽싸게 일어나 이승기의 진두지휘 아래 베이스캠프 음향팀 옆에 쓰레기통과 장비들로 가리고 몸을 숨겼다. 그러나 지원팀은 기상음악이 울려도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때까지만 해도 지원팀이 이기리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20분 제한 시간안에 호동팀을 찾기가 불가능해 보였다.


겨우 겨우 눈을 부비고 일어난 지원팀은 우왕좌왕 했다. 베이스캠프에 3명이나 왔다 갔지만 정작 음향팀 옆에 숨은 호동팀은 찾지 못했다. 음향팀 옆에 숨은 호동팀은 시계를 보며 불편한 자세로 몸을 낮춰 숨어 있다. 20분이란 제한 시간은 숨어있는 호동팀은 길게 느껴지고, 찾는 지원팀은 짧게만 느껴졌을 것이다. 마을과 베이스캠프를 오가며 호동팀을 찾던 엄태웅은 직감적으로 호동팀이 베이스캠프에 있는게 확실하다는 판단을 하고 다시 베이스캠프로 왔다. 이때 남은 시간이 불과 4분여다.

베이스캠프로 다시 온 엄태웅은 한 바퀴 휙 둘러보더니 음향팀 쪽을 주시했다. 그런데 음향팀 스태프가 평상시와는 달리 엄태웅을 쳐다보지도 않고 딴청을 부리는 게 아닌가! 엄태웅은 뭔가 수상쩍다고 생각해 음향팀쪽으로 다가섰다. 그런데 음향팀, 카메라팀 모두 발연기를 하는게 시청자들 눈에도 보였다. 엄태웅이 이를 그냥 지나칠리가 있나? 엄태웅이 다가오자 강호동, 이승기, 이수근이 고개를 바짝 숙였다. 그러나 엄태웅의 예리한 매의 눈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엄태웅은 드럼통쪽으로 가서 담벼락 옆에 숨어있던 강호동을 발견한 후 '으하하하~~~'하고 마치 초등학생처럼 기뻐서 펄쩍 펄쩍 뛰었다. 엄태웅의 그 때 심정은 마치 심마니가 깊은 산속을 헤메다가 100년 묵은 산삼을 발견한 기분이 아니었을까.


사실 엄태웅이 호동팀을 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음향팀의 발연기였다. 엄태웅이 다가가자 갑자기 얼굴이 너무 어두워지는 스탭진의 얼굴을 태웅이 놓치지 않았다. 결국 강호동이 우려했던 대로 스탭진 어색한 연기가 화근이 돼 2분여를 남겨두고 호동팀이 패했다. 은지원은 옥상까지 올라가서 베이스캠프를 내려다봤고, 김종민은 헬리캠이 촬영하는 방향까지 읽어내며 호동팀을 찾으려 했는데 단서를 잡는데 실패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스탭진의 발연기를 읽어낸 엄태웅의 활약도 대단했다고 본다.

엄태웅의 단점이라면 다른 맴버들에 비해 말이 적다는 것이다. 아직 예능에 적응이 덜 됐기 때문에 자신있게 치고 나오지 못한다. 엄태웅이라고 왜 답답하지 않겠나? 이번 고창 200회 특집을 하면서도 엄태웅은 마음 고생을 많이 했을 것이다. 숨바꼭질 게임에서 강호동을 발견하고 얼마나 좋으면 펄쩍 펄쩍 뛰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짠~하게 느껴진다. 고창 특집에서 엄태웅이 호동팀을 발견한 것은 우연일 뿐이라며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만, 9회말 만루홈런을 친 것처럼 엄태웅에겐 강력한 역전의 한 방이었다. 앞으로 엄태웅이 자신감을 갖고 멋진 활약을 펼쳐 '1박2일'의 훈남으로 사랑받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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