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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1박2일 200회, 이승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다

by 카푸리 2011.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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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1박2일'이 200회를 맞았다. 이번에 떠난 곳은 전북 고창이다. 여행횟수로는 95번째다. 200회라면 뻑쩍지근한 특집을 할 만도 한데, 제작진은 평소 그대로 소박하면서도 의미있는 농활(농촌봉사활동) 특집을 마련했다. 평소대로 강호동 등 맴버들이 오프닝을 한 후 '노동마을'에 들어섰는데, 마을 이름이 참 특이하다. 이 마을 이름 때문에 맴버들이 뼈 빠지게 고생할 줄 누가 알았겠나? 아무것도 모르고 베이스캠프로 마련한 잔듸 넓은 집에 도착했는데, 200회 특집답게 4인조 클래식 연주단에 뷔페식까지 차려진 게 아닌가? 맴버들은 200회까지 오는 동안 고생했다고 제작진이 아무 조건없이 마음껏 먹으라는 줄 알았다. 사실 나영석PD 등 스탭진까지 모두 접시 하나씩 들고 200회 자축연이라도 여는가 싶었다.

이승기는 넓은 잔듸광장에 마련된 호화 뷔페를 보더니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순진한 이승기가 나PD의 계략을 알리가 없다. 접시 한 가득 좋아하는 음식을 담아 테이블에 앉아 밥을 한 숟가락 뜨는 순간, 이승기 테이블에 동석했던 스탭 2명이 갑자기 일어섰다. 그러더니 인간제로게임으로 '일, 이'를 부르는 게 아닌가? 밥 한술 겨우 뜨던 이승기는 당황해서 김종민과 함께 걸리고 말았다.
이 모든 게 나PD가 철저하게 준비한 계략, 즉 기습 복불복이었다. 그 계략에 가장 먼저 걸려든 게 바로 이승기와 김종민이다.


졸지에 복불복 패자 신세가 된 이승기와 김종민! 갑자기 건장한 남자 2명이 오더니 봉고차에 태워 강제 연행하는 게 아닌가?
이승기는 그때서야 아차 싶었다. 나영석PD가 이럴 수가 있나? 믿는 도끼에 발등 제대로 찍힌 것이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이승기와 김종민이 끌려간 곳은 옥수수밭이다. 옥수수밭 1천평에서 무려 7,000개의 옥수수를 따야 한다. 땡볕에서 옥수수 7천개라니... 3천개만 더하면 무려 1만개다. 사람의 손으로 옥수수 7천개를 따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옥수수를 따본 사람은 잘 알겠지만 밭 한가운데는 바람이 잘 통하지 않아 그야말로 찜통이다. 나PD가 이승기 발등을 제대로 찍었다.

물론 다른 맴버들도 농활에 끌려가긴 마찬가지였다. 단지 이승기와 김종민 가장 먼저 걸린 죄(?)로 가장 힘든 옥수수 따기를 한 것이다. 이승기 다음으로 걸린 강호동은 수박 따기, 잇따라서 걸린 엄태웅은 복분자 따기, 은지원은 감자캐기, 이수근은 복숭아 따기였다. 제작진은 먼저 걸린 사람이 힘들다고 했지만 마지막으로 걸린 은지원의 감자캐기는 엄태웅보다 더 힘든 작업이었다. 그래서 나중에 엄태웅이 복분자를 다 따고 나서 은지원 감자캐기를 도와주기도 했다. 제작진이 작업량 배분에 실패한 것이다. 뷔페 음식도 싫컷 먹고 충분하게 휴식을 한 이수근은 쉬운 복숭아 따기를 시키고, 밥도 못 먹은 이승기와 김종민은 드넓은 옥수수밭에서 땡볕을 받으며 일을 시키는 건 복불복이라도 공정하지 못했다.


자, 그렇다면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이승기는 옥수수밭에서 노동만 했냐 하면 그건 아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승기는 예능 분량을 충분히 뽑아내는 재주가 있다. 처음엔 7천개를 따야 한다는 부담감에 드넓은 옥수수밭에서 진지하게 일만 하는 것 같더니 나중에는 예능감을 제대로 살렸다. 이승기는 '1박2일'이 다큐가 아니라 예능이란 걸 잘 알고 있었다. 3시간이나 땀을 뻘뻘 흘리며 옥수수를 딴 후 새참 먹을 시간이 돌아왔다. 땀 흘린 후 먹는 새참맛이야 정말 꿀맛 아닌가! 새참은 찐옥수수와 복분자 등이 푸짐하게 나왔는데, 이승기가 복분자를 먹고 '수컷 이승기'로 돌변했다. 복분자는 남자에게 너무 좋아서 오강을 깰 정도라고 하지 않나? 복분자를 먹은 이승기가 그 효능을 몸으로 표현한 것이 수컷 이승기다.

순진무구한 이승기가 복분자를 8컵이나 마신 후 지어보인 수컷의 눈빛, 이 눈빛 때문에 어젯밤 잠 못 이룬 여심들 많을 것 같다. 이승기는 몸으로만 수컷 냄새를 풍긴 게 아니다. CF 카피를 패러디해서 '남자한테 참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네'라며 너스레까지 떤다. 그러더니 복분자를 먹은 힘을 주체할 수 없다는 듯 '으아아아~~'라고 포효를 하는게 아닌가! 언제까지니 미소년에 머무를 것 같은 이승기가 이런 유머까지 하다니, 마냥 어리게만 봤는데 어느새 청년에서 수컷으로 성장했다.


복분자를 먹어서 그런가? 이승기의 옥수수 따기에 속도가 붙어서 언제 끝나나 했던 작업이 다 끝났다. 처음에 1천평 하기로 한 작업인데, 1천2백평을 했다. 이게 다 복분자의 힘인가 싶다. 작업을 다 마치자, 옥수수밭 주인이 찐 옥수수를 한자를 주었는데 이게 바로 농촌의 정이 아닌가 싶다. 숙소로 돌아온 이승기는 옥수수 따기에 너무 지쳤는지 그대로 다운되었다. 그래도 200회 특집인데, 한 여름 뙤약볕에서 김종민과 같이 옥수수 7천개를 따는 미션은 이승기에겐 고된 작업이었을 것이다. 이승기가 옥수수밭에서 힘들게 작업하는 걸 보고 이승기팬들은 안스러움에 나영석PD가 무척 원망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나PD의 '믿는 도끼에 발등 찍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모든 맴버들이 힘들게 작업을 마치고 베이스캠프로 돌아오자, 나PD는 맴버들이 작업 댓가로 얻어온 수박, 옥수수, 복분자를 마음껏 먹으라고 했다. 땀 흘려서 얻은 댓가기 때문에 맴버들은 평상에서 아무 의심없이 수박과 복분자를 마음껏 먹었다. 하루 종일 일을 했으니 얼마나 꿀맛인가? 그런데 이것 또한 나PD의 계략이었다. 수박과 복분자로 맴버들에게 수분을 충분히 공급시킨 후 소변참기 야외취침 복불복을 시킨 것이다. 맴버들 모두 또 한번 믿는 도끼에 재대로 찍힌(당한) 것이다. 강호동팀(이승기,이수근)과 은지원팀(김종민,엄태웅)으로 나누어 평상에서 먼저 내려오는 팀(소변을 보기 위해)이 지는 건데, 김종민이 못참고 내려와 은지원팀이 폐가에서 야외취침을 하게됐다. 생리적인 것으로 복불복까지 하는 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도 뜨거운 커피먹기로 비난을 받기도 했는데, 가학적인 소변참기는 재미보다 안쓰럽기만 했다.

명색이 200회인데 맴버들에게 싫컷 일만 시킨 농활특집! 이중 이승기는 뷔페 음식 하나 먹지도 못하고 옥수수밭에서 죽어라 일만 했다. 말만 특집이지 평소보다 더 고생한 것이다. 그리고나서도 수박과 복분자를 싫컷 먹고 소변참느라 또 힘들었을 것이다. 아무리 리얼 야생을 표방한 예능이라지만 가학적인 소변참기 등으로 그 빛이 바랜 느낌이다. 이것이 나PD식 200회 특집이었다. 나PD는 반전의 복불복이라 하겠지만
200회 생일상 받으러 간 맴버들은 그 반전 때문에 믿는 도끼에 제대로 발등만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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