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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소셜테이너 김여진, 진정한 대인배 모습 보여줬다

by 카푸리 2011.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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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등록금 등 사회문제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김여진이 대인배다운 모습을 보였다. 김여진은 패션 칼럼니스트 황의건이 '국밥집 아줌마', '여진족 여자' 등 인신 공격성 발언을 했지만 그녀는 '국밥집 아줌마라니 영광이다'라면서 그래도 황의건이 차별 대우를 받을 때 함께 싸워주겠다고 했다. 요즘 김여진이 사회 참여 문제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도 많은데, 황의건의 모욕성 발언에도 오히려 그 사람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돕겠다고 하는 걸 보니 보통 여자가 아니다.

김여진에게 모욕 발언을 한 황의건은 홍석천처럼 커밍아웃을 하고 동성애자임을 밝힌 사람이라고 하는데, 그리 많이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그런데 황의건이 왜 뜬금없이 김여진을 공격하고 나섰는지는 잘 모른다. 다만 그 발언의 수위가 도를 넘어도 한 참 넘었다.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고 다 말이 아니고, 손으로 쓴 글이라도 다 글은 아니다. 김여진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다면서 몇 년간 공짜 명품 브랜드 협찬을 받았다느니, 기회주의자라느니 작심한 듯 트위터를 통해 무차별 비난을 했다. 김여진은 이에 대해 흥분하지 않고 먼저 '공짜옷을 협찬받으러 다닌 적이 없으니 정정해달라'고 차분하게 응수했다.


황의건은 또 '김여진이 어디에 출연했는지 잘 모르지만 시위 현장에 간 걸 잘 기억한다'며 연기자로서 존재감이 없는 것은 그녀의 슬픈 현실이라고 했는데, 배우 김여진으로선 정말 자존심 상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연예뉴스에는 한 번도 못나온 대신 '9시 뉴스'에 매일 나오는 그 밥집 아줌마처럼 생긴 여진족 여자라며 비난하면서 '토 쏠려서 소화제 한 병 마셨다'고까지 하니 황의건이 생각이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여배우를 두고 '토나온다'니, 배우가 아니더라도 여자로선 정말 자존심 상하는 말이다. 황의건의 생각없는 트위터 비난을 보니 정작 토나올 사람은 김여진이 아니라 황의건 자신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인신공격을 받고도 김여진은 '당신이 그 국밥집 아줌마와 뜨지 못한 배우들, 시위하는 사람들을 어떤 마음으로 대했는지 잘 알겠다'며 '그래도 당신이 차별을 받을 때 함께 싸워드리겠다'고 했다. 김여진이 차별이란 말을 사용한 것은 동성연애자 황씨의 입장을 생각해서 한 말이다. 성적소수자로서 차별을 받아온 황씨에 대한 배려다. 바로 이것이 김여진의 대인배다운 모습이 아닌가 싶다.


황의건씨가 성적 소수자로서 괴로워했다면 사회적 약자를 위해 나름 애쓰는 김여진에게 막말을 할 수는 없다. 황의건의 말은 논리도 없는 천박한 욕이나 다름없다. 김여진의 외모와 이름을 가지고 비아냥대는 황의건의 모습이 역겹다. '국밥집 아줌마'도 모자라 여진족이라니, 만약 입장을 바꾸어 다른 사람들이 황의건에게 성적트렌드를 문제삼아 '호모', '황건적'이라고 한다면 기분 좋겠나 싶다. 남을 비판하려면 정확한 사실을 가지고 해야 하는데 사실은 고사하고 이름을 가지고 비난하니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

김여진은 백주대낮에 난데없이 욕을 먹은 기분일 것이다. 그녀는 황의건을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해도 시원치 않은데 '그래도 당신이 차별 받을 때 함께 싸워드리겠다'고 했다. 이건 황의건에 대한 배려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은 황의건을 한 방에 보낸 말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성질대로 '동성애자인 주제에 무슨 망말을 그렇게 함부로 하냐?'며 따질만도 한데, 김여진은 감정을 자제하고 오히려 상대를 배려했다.


황의건이 연예인 김여진을 모르는 것은 개인차일 뿐이다. 김여진이 출연한 드라마,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들도 김여진이 여배우라는 사실은 안다. 황의건 말대로 요즘 소셜테이너로 활발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알려진 거다. 그래서 요즘 김여진을 모르면 간첩이란 소리까지 나온다. 여배우 입장에서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대부분 몸을 사리는 시기에 김여진은 약자편에 섰기 때문에 대중들의 지지를 받는 것이다. 연예인은 대중들의 인기를 먹고 살지만, 정작 대중들이 힘들어 할 때는 잘 나서지 않는다. 괜히 정치적으로 미움을 사 방송 출연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극도로 몸을 사리는 것이다.

그런데 김여진은 피하지 않고 나선 것 뿐이다. 홍익대 청소부 노조 파업때도 그녀는 청소부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알렸고,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에게도 찾아갔다가 경찰에 연행까지 당했다. 자신의 안위보다 오직 약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러 나온 것이다. 연예인이기 이전에 자신보다 남을 위해 그녀는 진정어린 눈물도 보인다. 이런 김여진에게 한 동성애자가 인신공격성 발언을 한 것을 보니 서글프기 짝이 없다. 점심을 먹고 와서 기사를 봤는데, 밥 먹은 게 다 얹히는 기분이다. 그러나 김여진의 대인배다운 대응을 보면서 그녀가 진정한 국민배우
라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는다. 참 대단한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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