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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1박2일, '5맴버+게스트' 체제 필요한 이유

by 카푸리 2010.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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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라는 변수가 울릉도를 가지 못하게 했지만, 그 날씨가 오히려 '1박2일'을 대박으로 이끈 1등 공신이 됐다. 강호동이 천하장사 이만기를 섭외해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것도 따지고 보면 다 날씨 덕분이 아닌가? 이만기카드는 어쩌면 강호동이 쓸 수 있는 히든 카드였을지 모른다. 그런데 포항 현지에서 100여명의 스태프와 출연진이 어디로 갈지를 몰라 허둥지둥 대는 것을 보고 강호동이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만기라는 걸출한 게스트 한 명으로 '1박2일'이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지난주 '1박2일'에 대한 언론과 네티즌들의 반응은 호평 일색이었다. 그 호평의 중심에 강호동과 나영석PD가 있었다. 그런데 오후에 모 언론에서 '1박2일, 5인체제 한계 봉착했나?'라는 기사를 뒤늦게 올렸다. 기사의 요지는 현재 5인 체제가 문제점이 많아 제 6의 맴버 투입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즉, 제 6의 맴버가 없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긴장성이나 완성도가 크게 이완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모기자의 지적대로 현재 '1박2일은 5인체제로 한계에 봉착했다'는 기사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한계가 아니라 오히려 최고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미, 감동, 시청률을 다잡고 있는데 무슨 한계인가? '1박2일'이나 '무한도전'이 끝나면 어떤 연예기자들이 올리는 뉴스는 지나치게 편향적이다. 오죽하면 '무한도전' 김태호PD가 편향적인 기자를 향해 디스까지 했을까? 예능프로의 대박과 쪽박은 시청자들이 결정하는 것이지 기자들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건전한 비판은 수용할 수 있어도 얼토당토 않은 기사는 오히려 비난만 받을 뿐이다. 30%를 넘는 프로가 한계라면 다른 예능은 다 폐지돼야 한다.

글쓴이는 '5인체제 한계 봉착' 기사와는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 '1박2일' 제작진이나 맴버들이 오히려 위기의식을 갖고 재미와 웃음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본다. 일단 부족한 한 명의 맴버를 나영석PD가 대신해주고 있는데, 정말 잘해주고 있다. 나PD는 개그맨을 웃기는 PD, 나초딩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명색이 PD인데 맴버들과 허물없이 어울리며 프로그램을 만드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지난주 울릉도행이 무산되자, 나영석PD와 강호동은 방송 펑크를 내지 않기 위해 있는 힘, 없는 힘을 다했다. 나PD는 사비로 스태프들 밥도 샀고, 강호동은 이만기를 어렵게 섭외했다. 씨름 7년 선배, 그것도 모래판을 떠난지 20년 만에 맞대결을 성사시킨 건 정말 대단했다. 이미 시청률이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지난주 이만기편 '1박2일'은 32.7%의 시청률로 예능프로 중 압도적인 1위를 했다. 5명이라 짝이 맞지 않지만 초등학교 씨름부와 대결하고, 이만기 vs 강호동의 빅 이벤트까지 마련했다.

'1박2일'은 게스트가 없는 프로다. 고정 맴버들이 여행지를 다니며 해당 지역정보는 물론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해주는 프로다. 게스트라야 1년에 한 두번 시청자투어나 명사특집이 전부다. 그런데 이만기편을 보고 느낀 것이 하나 있다. 발상의 전환으로 '1박2일'이 게스트 체제로 가면 어떨까 하는 점이다.


왜 이런 생각을 했나하면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 째는 5인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둘 째는 매주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1박2일'에서 복불복은 웃음을 만들어내는 키 포인트다. 그런데 맴버가 5명이다 보니 짝이 맞지 않는다. 최근에는 호동팀(강호동, 이수근) vs 포도당(이승기, 은지원, 김종민)으로 나뉘어 게임을 하지만 두 명으로 하는 팀이 유리할 때도 있지만 불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에 게스트 한 명이 초대된다면 복불복 게임에 전혀 무리가 없다. 어디 게임뿐인가?

강호동 등 맴버들이 잘하고 있지만 아이디어 고갈이나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매주 게스트가 초대되면 새로운 기분이 들고, 그 게스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가 나올 수 있다. 물론 게스트에 포커스를 맞추다보면 오히려 기존 맴버들이 묻힐 수 있다. 그러나 게스트가 나오지 않아도 묻히는 맴버는 묻히기 마련이다. 이른바 병풍 맴버를 게스트로 메울 수 있다. 또한 게스트들이 나와 발군의 예능끼를 발휘하면 고정 맴버들이 자극을 받을 수도 있다. 이렇게 나가다가 게스트 중 맴버들과 정말 잘 어울리고 시청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인 사람이 나온다면 그때 제 6의 맴버로 고려해도 된다.


어제 '1박2일 5인체제 한계에 봉착'이라는 기사가 나온 후 나PD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제 6의 맴버 선발을 위해 다수 후보군을 선정, 접촉을 준비중'이라고 했다. 후보군은 여러 분야,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추려 검토중이라고 했는데, 마음에 드는 인물이 있다고도 했다. 다만 투입 시기에 관해서는 새로운 맴버 선발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하기 때문에 언제까지 뽑겠다고 딱 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지금 같아선 '1박2일'이 5맴버 체제로 가도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PD가 앞으로 추가 맴버를 신중하게 고려한다는 것은 시청자들의 반응도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 당장 뽑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뽑아놓고 후회를 하지 않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이다. 허각, 김병만, 이정, 유세윤 등 자천 타천으로 많은 사람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 거론되고 있는 사람들은 맴버가 될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현재 거론되는 인물보다 전혀 새로운 인물을 뽑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맴버를 뽑을 것인가? 당분간 '5맴버+게스트' 체제로 나가면서 맴버들과의 호흡이나 화합, 예능끼, 잠재력이 가장 우수한 맴버를 뽑는다면 어떨까? 이렇게 되면 제작진이 단독으로 뽑아서 행여 제 역할을 못해 받을 수 있는 비난도 피할 수 있다. '1박2일'은 제작진이 만드는 프로가 아니라 시청자들이 만드는 프로다. 따라서 제 6의 맴버를 뽑을 때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청자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한시적 체제로 '5맴버+게스트' 체제가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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