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버라이어티

1박2일, 배고픔을 건 잔인한 여행?

by 카푸리 2010. 8. 9.
반응형
인간의 욕구 중 가장 참기 힘든 것 중의 하나가 배고픔이 아닐까요? 그런데 '1박2일'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것이 배고픔을 소재로 한 복불복입니다. 제작진은 '야생',과 '로드'를 소재로 매 회마다 저녁식사 복불복을 시키고 있습니다. 배고픔에 굶주린 강호동 등 맴버들은 한 끼 식사를 위해 비굴해지고, 때로는 맴버들간 협잡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굶주림 앞에 어느 누구도 장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복불복 대축제 2부가 방송됐습니다. 출발 하기에 앞서 다트와 주사위 등으로 갖가지 복불복을 한꺼번에 다  몰아치기입니다. 운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되는 여행입니다. 단 입수와 낙오는 필수였는데 낙오자는 은지원이 결정됐습니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가운데 시작한 여행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여행을 떠날 때 가장 신경쓰이는게 바로 날씨인데, '1박2일'은 유난히 비를 몰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출발할 때부터 쏟아진 비는 끝날 때까지 멈추질 않네요. 우왕좌왕 방황 끝에 이승기가 찾아낸 벌천포 해수욕장에 도착하면서 복불복 대축제 2부가 시작됐습니다.


맴버들은 벌천포 해수욕장 인근 민박집에 임시 베이스캠프를 마련했습니다. 충남 태안과 서산 일대에 호우 경보가 내려진 때라 야외 촬영이 불가능했습니다. 출발할 때 결정된 복불복 중 남은 건 잠자리와 단식 뿐입니다. 맴버들은 이미 결정된 실내 취침과 단식을 수행하며 그대로 쉬고 싶은데, 제작진은 어디 그럴 수 있나요? 방송 분량 때문에 실내에서 뭔가라도 해야 합니다. 강호동 등 맴버들은 라면 한끼 먹은 게 전부라 배가 고플대로 고픈 상태입니다. 배는 고프지만 잠자리만은 그냥 실내에서 자야겠다고 했지만 스탭진이 맴버들을 그냥 놔두지 않습니다. 스탭진은 민박집 거실에 맛있는 쌈밥을 차려놓고 먹으며 맴버들을 유혹합니다. 솔솔 풍겨오는 밥냄새에 맴버들이 하나 둘씩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공포는 공복'이라는 자막과 함께 나영석PD의 유혹이 시작된 겁니다. 강호동은 참으려 했지만, 배고픔 앞에 결국 야외 잠자리를 걸고 복불복을 하기로 했습니다. 쌈밥 1인분을 먹는 대신에 한 명을 선택해 야외 취침을 시키는 겁니다. 이승기와 MC몽은 저녁을 굶고 편안한 실내 잠자리를 고수하기로 하고 일단 강호동과 이수근, 김종민이 쌈밥의 유혹에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이승기, MC몽이 나중에 다시 거실로 나왔는데, 3명만 참가하는 복불복이 재미가 없어서 제작진이 설득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갑자기 MC몽이 나와서 허겁지겁 쌈밥을 먹기 시작했고, 이승기도 밥을 먹었습니다.


강호동 등 먼저 복불복에 참여하기로 한 세 명이 쌈밥에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 MC몽과 이승기가 홀라당 밥을 먹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밥이냐, 잠자리냐를 두고 갈등을 하던 MC몽과 이승기도 배고픔 앞에 무너진 것입니다. 제작진은 MC몽, 이승기 vs 강호동, 이수근, 김종민의 양대 리그로 야외 잠자리 복불복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 사이 낙오됐던 은지원이 베이스캠프에 도착했습니다. 이수근이 싸준 쌉밥을 처음에는 매운 겨자 소스를 넣은 줄 알고 먹지 않으려 했는데, 이수근의 집요한 유혹에 넘어가 쌈밥을 넙죽 받아 먹고 말았네요. 이렇게 해서 은지원도 잠자리 복불복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은지원이 이승기와 MC몽팀에 합류함으로써 새로운 YB팀(섭섭당)과 OB팀이 결성됐습니다. 그래서 개인간의 복불복이 아닌 OB팀(은지원, 이승기, MC몽)과 YB팀(강호동, 이수근, 김종민)간의 잠자리 복불복이 됐습니다. 김C가 하차하고 은지원이 결혼도 했기 때문에 OB팀으로 잠시 갔다가 다시 YB팀으로 복귀한 것인데, 은지원은 역시 섭섭당으로 가야 재미가 있습니다. 은지원의 섭섭당과 강호동의 OB팀 대결은 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과 재미를 주기 때문입니다.


천둥과 번개, 비바람이 부는 악천후 속에서 맴버들은 서산 민박집에서 불꽃 튀는 잠자리 복불복을 펼쳤습니다. 게임은 '아이엠 그라운드'입니다. 여행지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게임인데, 각자 별명을 지어 정해진 박자에 맞게 호명하고 대답하는 놀입니다. 이 게임에서 최종적으로 이승기와 강호동이 남아 결승전을 펼쳤는데, 이승기가 승리해 섭섭등은 실내 취침, 그리고 OB팀은 야외 취침을 하게됐습니다. 악천후 속에서 실내에서 즉흥적으로 할 수 있는 게임을 찾아내 그나마 방송 분량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강호동 등 OB팀은 쌈밥을 먹은 죄(?)로 결국 비바람이 치는 가운데 민박집 처마밑에서 잠을 자게 됐습니다. 굶주린 맴버들의 생존 본능을 이용한 잔인한 복불복으로 재미와 웃음도 있었지만, 매주 계속되는 저녁식사 복불복은 이제 식상한 아이템입니다. 배고픔 앞에 강호동 등 맴버들은 내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상대방을 속여야 하고, 또한 경쟁에서 늘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때로는 추한 모습도 그대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먹을 것을 두고 하는 복불복을 이젠 그만 접어야 할 때도 됐다는 겁니다. 나영석PD가 먹을 것을 두고 복불복이란 미명하에 맴버들을 사육하고 있는 느낌마저 드니까요.


다음 날 아침도 어김없이 아침식사를 걸고 복불복이 진행됐습니다. 기상하자 마자 목적지가 다른 2대의 차에 타야 하는데, 운에 따라 한 대는 매운탕이 마련된 횟집을 가는 차고, 또 다른 차는 바람부는 바닷가로 가는 차량입니다. 이번에는 운에 따라 아침 식사의 질이 결정되는 겁니다. 김종민이 알람까지 맞춰놓고 가장 먼저 일어나 횟집으로 맞춰놓은 차량을 보고 눈치를 챘으나 강호동이 평소 김종민을 믿지 못하는 바람에 다른 차량을 선택해 섭섭당은 어부지리로 횟집에서 식사를 하게 됐습니다.

이번 복불복 특집은 처음부터 끝까지 배고픔을 담보로 맴버들에게 잔인한 여행을 시켰습니다. '복불복' 1부에서 강호동 등 4명이 라면 10개를 끓여 먹는 식신 본능을 발휘하게 하는 등 매주 배고픔을 소재로 하는 미션이 이젠 예능이 아니라 댜큐가 됐습니다. 누구나 배고픔 앞에 장사 없습니다. 배고픔 앞에 맴버들이 벌이는 잔머리 대결로 재미와 웃음을 찾는 것도 이젠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나만 아니면 돼!'라며 반칙과 억지가 난무하고, 강호동이 제작진에게 항의를 하는 모습은 이제는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지 못합니다. 복불복 특집은 지금까지 해오던 포맷의 반복이었을 뿐 신선한 재미는 없었습니다. 악천후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직 게임만으로 2주를 떼운 방송은 지루함 그 자체였습니다.

☞ 추천은 무료, 한방 쿡 부탁드립니다!! 카푸리 글이 마음에 들면 정기구독+해 주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