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 1년간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해온 레슬링 특집을 10주간 방송한다고 했을 때 '설마' 했다. 지금까지 예능에서 한번도 10주 특집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예능 방송 사상 10주간 특집은 최초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아무리 재미있다고 해도 10주간 방송하면 재미가 떨어질 것이는 우려 때문이다. 천하의 김태호PD가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았을까? 누구보다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뚝심있게 10 특집을 기획했다. 어제 레슬링 특집 첫 방송을 지켜본 결과 10주간의 레슬링특집이 버라이어티의 신기원을 이룩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됐고, 역시 무한도전이란 생각이 들었다.

프로 레슬링과 무한도전은 운명인가 보다. 지난해 7월 맴버들이 모여 하반기 장기 프로젝트를 구상할 때 여러가지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막상 실행에 옮길 만한 것은 없었다. 그래서 제작진이 준비한 6개의 CD에서 도전 프로젝트를 선택하기로 했다. CD에는 스키점프, 사막랠리, 싱크로나이즈, 보디빌딩, 프로 레슬링, 히말라야 등반 등이 들어 있는데 어느 하나 쉽게 할 수 있는 게 없다. 모두 평균 이하의 맴버들이 도전하긴 버거운 일들이다. 제작진이 CD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는데, 첫번째와 두번째 모두 레슬링이 선택된 것을 보면 무한도전 맴버들에게 프로 레슬링은 운명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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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에어로빅이나 달력, 복싱, 봅슬레이처럼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해온 특집은 진한 감동은 있지만 큰 웃음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레슬링도 웃음기가 싹 가신 다큐 쪽으로 가겠구나 했는데 예상이 빗나갔다. 나중에 어떤 감동을 줄지 모르겠지만 첫 회를 봐서는 재미에서도 성공이 보인다.

이번 레슬링특집은 7080세대들에게 향수를 자극하는 특집이다. 흑백 TV 시절 박치기로 유명한 고 김일선수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만화방이나 다방에서 열광하며 경기를 지켜보던 추억을 일깨워준다. 또한 레슬링특집은 코미디의 진수인 몸개그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사각의 링위에서 구르고 넘어지다 보니 깨알같은 웃음을 계속 만들어낼 수 있는 소재다. 유재석 등 맴버들이 몸개그에 일가견이 있기에 레슬링특집에 의욕을 보였다. 올초 봅슬레이 특집이 빵 터지는 웃음보다 눈물을 쏙 빼게 만든 감동을 주었다. 만약 스키점프나 사막랠리 등 위험한 도전이었다면 웃음보다는 감동 컨셉이었을 것이다.


재미없을 것 같았던 레슬링특집을 빵 터지게 만든 요소는 몸개그 외에 자막의 힘이 컸다. 자막 하나 하나에 맴버들의 리액션가 시청자들의 반응을 고려해 촌철살인의 감각이 빛난다. 유재석의 '서당체', 정형돈의 '아퐈요!'에서는 뒤로 넘어지면서 깔깔 웃었다. 자막없는 무한도전은 앙꼬없는 찐빵이라더니 역시 자막은 무한도전 제 8의 맴버다. 예능 프로 자막 넣는 센스는 '무도'가 최고가 아닐까 생각된다.

무한도전이 다른 예능과 다른 점은 사회에 메시지를 던져준다는 것이다. 어제 매니저 두명이 무도 맴버들을 봉고차에 한 명씩 강제로 납치해가는 장면이 여러번 반복됐다. 정준하는 영문도 모르게 납치당해 끌려가면서 웃옷까지 훌러덩 벗겨지고 말았다. 노홍철은 아파트 현관 앞에서 맴버들에게 봉변을 당하고 납치당했다. 이 장면을 재미있다고 웃어넘기지 못하는 것은 초등학생 납치 및 성폭행으로 어수선한 사회분위기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물론 이 장면은 제작진이 의도한 연출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마스크를 쓰고 맴버들을 납치하는 장면을 여러번 보여준 것은 나름의 뜻이 있지 않을까?


그동안 무한도전에서 기대를 갖게한 특집은 여지없이 말아먹은 경험이 있다. 대표적인 게 좀비특집과 드라마특집이다. 특히 좀비특집은 200회 특집 때 자존심을 회복하려 다시 한번 시도했지만 또 실패하고 말았다. 이쯤되면 제작진에서 10주 특집 예능을 만들 자신감은 커녕 2주 특집도 겁을 낼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주간 레슬링 특집을 밀고 나간 김태호PD의 결단은 배짱이 아닌 자신감이다. 프로 레슬링 특집은 가장 무한도전다운 도전이며 시리즈 예능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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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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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스왈드 2010.07.04 08:34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이 레슬링 특집..
    다 좋은데 어떻게 결말을 지을 지 모르겠네요
    댄스 스포츠 특집은 대회 참가로 결말이 지어졌고
    에어로빅 특집은 역시 대회참가로 결말 지어졌는데
    그 결과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결말 그 자체는 이루어졌지요
    문제는 프로레슬링은....
    우선 저 분들이 갈고 닦아도 프로레슬링의 기초 정도나 익히는 선에서, 그저 마니아 수준에서 끝낼 것 같습니다
    그래야겠지요
    저들은 엔터네이너지 선수가 아니니까요..
    문제는 그 결말을 위해서는 어떻게 되든 경기가 개최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한국 프로레슬링은 제대로 된 경기 하나 개최하기 힘든 사정입니다
    과연 엠비시가 스폰을 대줄지 모르겠네요....

  2. Back to The 무한도전 2006! 2010.07.04 08:39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이번 무한도전 레슬링특집은 무엇보다
    무한도전이 2006년으로 돌아가서 좋았어요
    오직 몸개그와 부담없이 순수(?)했던 자막!
    2007년부터 자막의 양이 많아지면서 복잡해지고 정보량도 많아졌거든
    그냥 아무 생각없이 웃음만을 추구하던 2006-2007시즌으로!!

    하지만 여전히 10회를 어떻게 채울지는 걱정이네요
    그나저나 프로레슬링특집은 정확히 최종도전과제가 뭐죠? ^^;

  3. 10회긴 한데 사실상 10회는 아니구요
    곧 다른 특집이랑 반반씩 나눠서 방송할거라더군요.
    그리고 최종도전과제는 대회 참가였습니다. 5월5일에 PD없이 나갔다고 한 것 같은데,
    과정도 재미있지만 결말을 어떻게 지어질지..
    이는 장기프로젝트에 대한 지루함을 고려한 거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1달 반이 한 주에 걸쳐서 나갔는데
    11개월 했으니까 풀로해도 5주는 넘기겠네요.
    무도가 가장 길게한게 식객인데 말이죠.
    식객은 장기프로젝트도 아니고 80일 했는데
    최종 과제 급이 두개라 길게 간 듯

  4. 카푸리님 맞아요. 무도만의 자신감 무도만의 뚝심이에요.대단한 무도 거기다 너무 재미있구요.^^

    트랙 걸고 갈게요. 항시 감사드려요.은혜 잊지 않을게요.^^

    편안한 주말 되세요.ㅎㅎ

  5. 향수를 자극?? 2010.07.04 12:37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애초에 무도 시청층이 10~20대 후반이 전부인데 무슨 얼어죽을 향수인지 원;;

  6. 좋잖아~~ 2010.07.04 14:35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돈벌기 참 쉽죠 잉~
    놀면서 돈벌기!!
    유치한 농담따먹기에 사생활 팔아쳐묵기 지겹다 지겨워
    예수천국 예능천국

    • 연예인들이 2010.07.04 21:44  수정/삭제 댓글주소

      놀면서 돈벌다니..
      몸팔고 웃음팔고 눈물팔고 자기가 갖고있는걸 모두 다파는게 연예계아닌가..제일 처절하고 더럽게 돈버는게 연예인인데 ..저사람들이 진짜로 즐거운줄 아나보네

    • 뭐가 어려운데?? 2010.07.05 04:02  수정/삭제 댓글주소

      술쳐먹은 얘기가 왜 어려울까??
      웃음과 눈물을 파는 것이 왜 어려울까??
      어차피 모든 것이 컨쎕인데??
      어차피 모든 것이 가식인데??
      그딴 것이야 식은 죽 먹기!!

      참말로 속여먹기 쉽다니까!!
      그러니 명박이같은 넘이 대통이 된 것이겠지만.

    • 정신 2010.08.08 05:50  수정/삭제 댓글주소

      정신좀차려라....

  7. 무도 빼고 모든 예능프로그램들이 한포맷으로 그프로가 폐지될때까지 합니다 무도가 특별한거죠
    장기프로젝트를 제외하곤 한회한회가 다른 포맷이니깐요 레슬링 10주가 대단한것이아니라
    매주 다른주제로 방송하는것이 정말대단한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