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계는 두 명의 톱 여배우, 그리고 그 남편들이 화제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바로 고 장진영과 이영애입니다. 언론을 통해 쏟아지는 두 배우의 뉴스를 보면 참 서글픈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연예뉴스 기자들이 파파라치와 특종 정신이 있다해도 한쪽에서는 슬픈 장례식이 열리고 있는데 또 한쪽에서는 이영애가 낀 반지가 참깨다이아반지다, 아니다 혹은 가격은 얼마다라고 수근대는 기사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영애가 귀국시 입고온 패션까지 뉴스로 나올 정도였습니다.

오늘 영결식을 마친 장진영은 남편 김영균씨와의 비밀결혼과 순애보가 장례 기간 내내 화제가 되었습니다. 톱여배우와 죽음을 초월한 사랑에 많은 사람들이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국화꽃 향기를 남기고 한 줌 재로 변해 하늘로 떠난 장진영의 죽음에 많은 연예인들이 오열하고 가슴 아파했습니다.


그제 귀국한 이영애는 미국에서 깜짝결혼을 했습니다. 대학원 공부를 위해 먼저 귀국한 이영애씨를 추적하기 위해 기자들은 그녀 뒤를 뒤쫓았습니다. 그녀가 살던 아파트와 외제 고급승용차가 사진을 통해 공개되었고, 어제 귀국한 남편 역시 일거수 일투족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남편 정모씨의 모습은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가 된 채 세인들의 궁금증만 더 해주는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남편 정모씨가 사업상 불이익을 받을지 몰라 얼굴 공개를 꺼린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한류 스타 이영애씨와의 결혼 그 자체로도 사업상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IT업종은 이영씨 효과가 없나봅니다.

고 장진영씨 남편은 처음에는 이름이 공개되지 않다가 차츰 언론에 실명이 공개되었습니다. 전 국회부의장이던 김봉호전의원이 부친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4일간의 짧은 시아버지였지만 장진영빈소에 나타나면서 남편 김영균씨에 대한 모든 것이 공개되었습니다. 김영균씨가 미국에서 비밀결혼을 하고 장진영이 죽기 4일전에 혼인신고를 마쳐 재산상속을 둘러싼 세간의 색안경 시선도 있었지만 아버지 김봉호씨가 빈소에 나타남으로써 이런 의혹들은 깨끗히 불식되었고, 죽음을 초월한 두 사람의 사랑에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특히 김봉씨가  아들의 결혼을 인정하며 '아들이 장하다'고 한 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말 한마디로 세간의 재산상속과 관련된 모든 의혹들은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연예계는 애경사를 한번에 맞게되었습니다. 한쪽에서는 슬픔이, 또 한쪽에서는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일이었습니다. 이영애씨는 미국에서 비밀결혼을 한 후 학업을 위해 국내 귀국시 입장발표를 하려했으나 고 장진영씨 장례기간중이라 이를 뒤로 미룬 듯 합니다. 선배로서 장진영이 가는 길에 조신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아쉬운 것은 아무리 국내 일정이 바쁘다 해도 후배 여배우가 가는 길에 국화꽃 한송이라도 바쳤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물론 연예계 후배라고 해서 친분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무조건 찾아가봐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같은 여배우로서 친분이 있고 없고를 떠나 언론의 지나친 관심이 없었다면 하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언론 파파라치와 지나친 관심이 이를 막은 것인지도 모릅입니다. 만약 이영애씨가 고 장진영 빈소에 나타났다면 수많은 추측기사들이 또 난무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상가집에 어울리지 않는 결혼과 관련한 질문들이 쏟아져 이영애씨를 난처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이런 것을 이영애씨측이 모를리 없습니다. 그래서 이영애씨는 귀국후 친정쪽에서 시간을 보내면서도 아쉽게 장진영 빈소를 찾지 못했습니다.

연예기사 쓸거리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이영애씨가 워낙 대형스타인지 모르지만 그녀가 낀 반지 뿐만 아니라 그녀의 귀국 패션조차 포탈 상위검색어가 될 정도로 연예뉴스는 관심이 많고 이영애씨와 관련한 수많은 기사들을 쏟아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이영애씨가 바라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살면서 애도와 축하할 일이 동시에 생긴다면 우선 애도쪽을 먼저 챙기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이승을 떠나는 사람을 보지 못하면 다시는 챙길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산 사람은 나중에라도 축하를 할 수 있습니다. 이번처럼 연예계에 애경사가 함께 생길 때에는 언론도 애사를 먼저 챙겨준 후 나중에 경사를 챙기는 성숙한 보도자세가 아쉬웠습니다. 이번 기회에 이런 보도 관습이 정착됐으면 합니다.

배우 이영애는 언론의 지나친 관심으로 후배가 가는 마지막  길조차 배웅하지 못했는지 모릅니다.

Posted by 카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