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긴 생머리, 실내에서도 늘 선그라스를 끼고 있어 진짜 김태원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한 팬들이 많습니다. 그는 젊은층보다 386세대들에게 익숙한 록그룹 '부활'의 기타리스트입니다. 25년전 록음악 하나로 밥 안먹어도 배고프지 않을 만큼 열정을 가지고 한국 록음악의 자존심을 지켜왔던 김태원이 요즘 '예능늦둥이'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아무리 음반시장이 불황이라 하더라도 가수가 무대에 서는 것보다 예능프로에 자주 모습을 드러낸 것을 보고 방송에서 붙여준 애칭입니다.

김태원은 현재 <남자의 자격>, <샴페인>, <스타골든벨> 등에 출연중입니다. 왠만한 개그맨보다 더 많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예능프로에 자주 출연한다고 해서 붙여진 예능늦둥이란 애칭에는 한국 록음악의 초라한 현주소가 그대로 담겨져 있습니다. 25년간 록그룹 '부활'의 리더로 활동했지만 음반이 잘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는 목구멍이 포도청인 상황입니다. 우선 포도청을 해결하려다 보니 우연치 않게 예능에 출연했는데, 4차원, 바보형제 캐릭터로 요즘 속된말로 좀 뜨고 있습니다. 예능에서 뜨다 보니 부활도 뜨고 있습니다. 그가 밝혔듯이 예능을 팔아서 음악을 살리는 것이 조금 쑥쓰럽고 창피할 수도 있지만 음악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 김태원의 솔직한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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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조의 여왕>에서 30대 구준표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윤상현이 천지애(김남주)를 위해 불러준 노래 '네버엔딩 스토리'는 김태원이 작곡한 노래입니다. 이 노래를 가장 먼저 부른 이승철도 부활의 맴버였습니다. '네버엔딩 스토리'는 10년전 이승철이 불렀을 때보다 지금 윤상현이 불렀을 때가 더 많은 인기를 얻어 저작권 수입도 쏠쏠합니다. 가수로 데뷔후 26년간 한번도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즉 경제적 여유를 누려가며 록가수로 활동하기에는 한국 음악시장이 너무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무려 1년여동안 심혈을 기울여 쓴 곡들도 대중들에게 외면을 받을 때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한번도 음악을 포기할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단지 음악이 좋아서였습니다. 속된 말로 음악에 미쳤기 때문에 버텨왔지, 음악에 대한 열정이 없었다면 벌써 음악을 포기했을 지 모릅니다. 예능으로 갑자기(?) 뜨다 보니 지난달 부활 25주년 콘서트에서는 전회 매진이 돼서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이 모든것을 그는 예능의 힘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젊은 층에서는 그를 나이 많은 개그맨, 이제 조금 예능에서 빛을 보는 한물 간(?) 코미디언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가 한국 록음악의 전설로 25년동안 리더로서, 기타리스트로서 활동했다는 것을 알면 모두 놀랍니다. 그가 예능에서 보여주는 바보 이미지와 강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록가수와 이미지 매칭이 전혀 안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예능이 본업은 아닙니다.

록을 살리기 위해 그는 락의 전설이라 불리는 '백두산' 그룹의 리더 유현상에게까지 <세바퀴> 등 예능 프로 출연을 적극 권유했습니다. 이것도 록음악을 살리기 위한 그의 음악 열정입니다. 가수로서 음악을 살리기 위해 예능 프로에 나온다고 꺼리킴없이 말하는 그의 매력은 솔직담백함에 있습니다. <남자의 자격>에서 이경규와 '바보형제'로 불릴 정도로 무식한 캐릭터로 나오지만 이것이 김태원의 본 모습입니다. 그는 모르는 것을 절대 안다고 하거나 아는 체 하지 않습니다. 모르는데 아는 '척' 하는 연예인은 당장 그 순간으르 모면할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밝혀지게 돼 있습니다. 4차원이라고 불리는 것도 엉뚱한 대답을 하는 이유에서인데, 이 엉뚱함이 바로 그의 무식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그는 솔직하게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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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최근 예능 프로에서 '저씨시대'의 부흥을 알리며 꽁지머리 아저씨로 인기를 얻고 있는 김태원을 보면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서슬픈 마음도 듭니다. 화려한 무대위에서 록 밴드를 이끌고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며 정열적인 무대 공연을 펼칠 '부활'의 리더가 예능 프로에 나와 치부란 치부는 다 드러내며 웃음을 파는 모습이 바로 우리 시대 록음악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386세대중 음악을 좀 듣고 많이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은 이승철이 유명세는 더 있지만 김태원의 음악을 더 알아줍니다.

김태원이 말했듯이 갑자기 출연한 예능 프로기 때문에 그만 두는 것도 예고없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록그룹 부활의 김태원을 아는 팬들은 예능프로에 나오는 김태원의 바보 이미지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난 26일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에서 수많은 팬들이 열광했지만 일부팬들은 그 열광의 도가니속에서도 예능에 출연하는 김태원의 이미지 때문에 몰입에 방해가 됐다고 합니다. 즉 가수는 무대에서 노래로 팬들과 만나야 하는데, 예능에서 만나는 것은 김태원의 음악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 대해 김태원은 앞서 언급한대로 예능으로 먼저 뜨고난 뒤에 음악도 뜨게 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일부팬들의 반응은 다릅니다. 김태원은 "음악을 살리기 위해 못할게 없다"고 하지만 록가수가 예능 프로에 오래 나오는 것은 필자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가수 이승기가 예능, 드라마 등에서 맹활약하며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지만 이승기와 김태원은 다릅니다. 예능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다 보니 김태원의 노래보다 그의 4차원 개그를 더 좋아하는 팬들도 물론 있습니다. 윤종신 또한 우리 가요계에서 실력 있는 뮤지션으로 장래가 촉망됐지만 예능 프로에 출연하면서 천부적인 음악적 자질을 발휘할 기회를 잃고 있습니다. 그래서 팬들은 김태원이 윤종신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김태원이 예능을 하면서 가수를 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제 김태원은 더 이상 예능을 팔지 않아도 될만큼 부활의 전설을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그가 말한대로 다음 수준은 이제 무대에서 화려하고 멋진 록가수의 모습을 보여줄 때입니다.

Posted by 카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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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2. 그의 전설도 멋지지만 입담도 정말^^
    좋은 하루되세요^^

  3. Loquacity 2009.07.30 07:3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김태원은 예능에서 부활이라는 그룹과 록이라는 장르를 끊임없이 상기시키죠. 음악인으로서의 김태원과는 조금은 다른 이미지이기는 하지만, 그가 음악을 소홀히 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록의 새로운 중흥을 기대합니다.

  4. 좋은 뮤지션이니 만큼 좋은 음악으로 항상 다가오는 분이라 항상 기대가 큰 법이겠지요...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5. 오랜 만에 티스토리 주제별 새글을 통해 좋은 글 보고 갑니다.^^

  6. 네버엔딩스토리가 10년이나 됐군요.한 5년 된거 같은데..
    자전거타고 가는 연인이 나온 뮤직 비디오가 기억납니다(약간은 키스가 야한;;)
    예능에서 모습도 좋지만 그런데서 가끔은 기타 들고 멋진 모습 보여주면
    더 좋을거 같은데요
    남자라면 많은 분들이 전자기타들고 그룹사운드하는 꿈을 꾸었던 분들이 많았을겁니다.요즘은 아닐지 모르지만요
    남자의 자격에 이 주제도 좋으련만..그러면 김태원이 빛날지도..

    • Loquacity 2009.07.30 14:28  수정/삭제 댓글주소

      남자의 자격에서 거론되었던 아이템 중 하나이기는 한데, 일밤의 오빠밴드가 나와버려서 어렵게 됐죠.

  7. 글쎄요ㅡ김태원씨가 윤종신씨처럼 될 거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록을 위해(또는 가장으로써의 책임감으로-) 예능에도 출연하고 있지만
    윤종신씨처럼 예능으로 쭉-가겠다는 생각이 없음을 처음부터 밝혔던 분이고
    실제로 그렇게 하실 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밝은 세상으로 나와 조금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러면서 건강이나 그런 쪽으로도 신경쓰시는 모습을 보면 전 좋습니다.
    평생 예전처럼 사셨다면 김태원씨의 음악을 더 짧게 들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좀 다르겠죠. 부대끼고 외롭지 않게 살면 사람은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니까요.^-^

  8.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고2때 -28년 전- 작곡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놀랐습니다.
    참 대단한 음악가이고 작곡가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예능에서 활동하는 모습은 윤종신과는 많이 다릅니다.
    앞선 댓글에도 표현이 되어있지만, 김태원의 예능에는 록과 음악이 그대로 묻어있습니다.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9. 그렇군요...동감합니다.

  10. 옛날에. 2009.07.30 12:1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글 좋습니다.

    한 15년 전, 친구 결혼식 뒤풀이 노래방에서,
    신부쪽 친구들한테 잘보이기 위해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열심히 불렀었는데...

    김태원씨, 열심히 사시길.

  11. 예전에는 부활이 어떤 그룹인지도 몰랐습니다

    그냥 이승철이 있는 곳 이라고 알고 있었지요.
    그리고 네버엔딩 스토리외 다수의 곡들이
    김태원씨가 작곡한지도 몰랐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이승철씨만 있을뿐이지요.

    하지만 이제는 김태원씨를 압니다. 예능의 힘일 수도 있겠지만
    이승철의 부활이 아닌 김태원의 부활이라고 해야할거 같습니다.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ㅋ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ㅋ

  12. 장난꾸러기 2009.07.30 13:35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91년도 중3시절, 헬스장에서 음악CD를 뒤척이다가
    우연히 발견한 한장의 앨범 - 부활....

    오래 가는 밴드의 중심엔 항상 훌륭한 기타리스트가
    있죠...시나위의 신대철이 그러했고 블랙홀의 주상균이
    그러하고...부활은 말할 필요도 없죠....

    이승철과의 관계를 잘 이어가기만 해도 최고의 롱런밴드로
    남을텐데...많이 아쉬워요. 이승철이 워낙 다재다능하고
    욕심이 많으니 어쩔수 없지만...
    (이승철은 싱글이 아닌 보컬리스트로도 전혀 손색이 없는
    대한민국 탑클래스라고 생각합니다)

    • A-DIO 2009.08.03 22:37  수정/삭제 댓글주소

      김태원은 인정하지만 이승철은 그닥..
      - 80년대 락중흥기를 지낸 1人 -

  13. 그러나 2009.07.30 14:02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록 스타로써 아무리 실력이 있다고 해도 지금의 연예 기획사들이 급조해서 만들어낸

    아이돌 가수들 때문에 한국 음악계가 전혀 발전을 할수없다고 그로 인해 록 그룹들이

    설땅이 없다는 것이 갑갑할 뿐입니다 .

    아무리 떼거리 가수가 노래 하기로 자기노래 가사도 잘 모르니 이걸 가수라 해야 합니까 슈쥬의 희철이 같은놈들 말이요

  14.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그런데 김태원씨가 돈 때문에 예능한다는 것은~ ㅎ

    김구라씨 때문에 한 번, 두 번 나오다 보니 시작한 걸로 알고 있어요~ ㅎ

    저작권료만해도 록계의 0.3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자인걸요~

    김태원씨 사는 필리핀에 있는 집은 정말 좋던데요? ㅎㅎ

  15. 잘 읽고 갑니다. 부활이라는 밴드는 알고있었지만 예능에 나오는 김태원씨를 보고 처음 부활의 음악을 듣게되었고 지금은 푹 빠져있습니다. 실력있는 음악가가 예능에서 밖에 자신을 드러낼수밖에 없는 현 가요계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김태원씨가 성공적인 예능활동을 하고계시니 앞으로도 음악적으로 오랜 활동 보여주셨으면 좋겠네요.

  16. 제이제이 2009.08.15 22:21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윤종신이 장래가 촉망됐지만 예능으로 빛을 잃었다는 부분에서..

    윤종신이 예능나들이를 한싯점은 이미 음악인으로 충분한 인정을 받고 난 후입니다.

    015b의 객원보컬로 조명을 받은게 1990년도입니다. 너의결혼식의 센세이션도 92년에 일어났죠.

    이미 음악계의 중심축이었던 사람에게 장래가 촉망됀다는 표현은 다소 무리가 있지않을까 싶네요...

  17. 지나가는일반인 2009.08.22 13:06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김태원씨가 예능활동후 얻은것이 잃은것보다는 월등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곡가로써 배고프고 애절한 느낌도 중요하지만

    활발한 생활을 하며 느끼는 감정이 묻어나는 곡들도 정말 좋거든요

  18. 예능 출연이 단지 돈 때문만은 아닐듯하네요.

    그리고 예능에 출연하면 본업인 음악에 충실하지 않는다는
    그런편견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19. 김태원 2010.01.04 02:38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김태원은 정말 대단한 분이죠.
    무슨 80년대 3대 락,메탈그룹의 리더 정도로만 알고 있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은데 부활 1,2 집은 우선 80년대 메탈 밴드 앨범 중 단연 눈에 들어옵니다.
    김태원에 비길 분은 시나위의 신대철 씨 정도 있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김태원씨의 멜로디가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20. 참 자기가 부활을 책임질것도 아니면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소리보면...
    물론 멋있게 전설로 남아라~ 그런 1차원적인 발상을 이해 못하는건 아니지만
    하도 많이 보니 댓글을 안달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