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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신동엽, 추락하는 인기에 날개가 없다

by 카푸리 2009.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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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갤럽에서는 5년마다 한번씩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4년에 이어 올해도 가수, 배우, 탤런트, 개그맨 등 분야별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개그맨 부문에서는 역시 유재석이 21.3%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5년전 2위를 차지했던 신동엽은 0.3% 지지로 34위로 추락했습니다. <퀴즈프린스>는 시청률 3%로 철저히 외면받다가 신동엽답지 않게 방송 6회만에 하차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습니다. 또한 현재 그가 맡고 있는 '샴페인', 일밤의 '오빠밴드' 모두 시청률이 신통치 않습니다. 신동엽의 추락하는 인기에는 날개가 없는 것 같습니다.

연예인들은 대중들의 '인기'를 먹고 삽니다. 하루 아침에 뜨는 스타가 있는가 하면 화려한 명성과 돈 방석에 앉은 스타가 어느날 갑자기 대중들의 기억속에서 멀어지기도 합니다. 불과 5년전까지만 해도 예능계 최고 MC는 강호동, 유재석, 신동엽이 트로이카 시대였습니다. 신동엽의 인기가 5년만에 끝 모를 추락을 하고 있는 것은 신동엽이 예능 프로의 시대변화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입니다. 또한 유재석과 강호동에 비해 '미남' 개그맨으로서 럭셔리한 이미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면서 데뷔때의 '초심'을 잃었다는 것, 보조MC가 있어야만 빛난다 등 추락 이유도 복합적입니다.

신동엽은 천부적인 예능MC 자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5년전 예능 환경은 지금과 같은 집단MC 체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원톱 또는 투톱MC로 <해피투게더>, <헤이헤이헤이>, <신동엽의 있다? 없다?> 등에서 그의 예능 감각을 마음껏 발산했습니다. 그가 진행한 프로중 <일요일 일요일 밤에> '러브하우스', '신장개업' 등은 자칫하면 재미를 놓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지만 당시 최고의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집단MC체제에서 적응을 하지 못하고 대중들의 시선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신동엽은 심하게 말해 '말장난' 수준이라 할 정도로 가볍습니다. 게스트들을 초청해서 툭툭 한마디씩 던지는 것이 진중하지 못하고 장난끼가 느껴집니다. 물론 이런 치기어린 말들이 웃음을 주기도 합니다. 가끔씩 썰렁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일순간에 깨는 단발마적인 멘트는 리엑션과는 다릅니다. 유재석은 출연자들의 상황과 입장을 배려해서 리엑션을 합니다. 그래서 메인MC와 게스트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가슴속에 있는 말까지 꺼내놓도록 합니다. 그러나 신동엽은 게스트들을 놀리는 듯 깐족거리며 그속에서 자신만의 순발력 있는 리엑션 멘트로 재미를 만들어냅니다. 즉 유재석이 화합형 진행자라면 신동엽은 일인 독재형 MC입니다. 그리고 보조MC를 둘 때 신동엽의 MC능력이 빛을 발합니다. '골미다'에서 신동엽이 하차한 것도 '집단MC'체제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신동엽과 보조를 맞춘 대표적인 MC가 이영자입니다. 그러나 이영자가 요즘 주춤하며 별다른 활동을 하지 못하자, 신동엽마저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 그나마 '샴페인'에서 신봉선이 공동MC로 신동엽과 함께 진행을 하고 있지만 이영자만큼의 호흡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샴페인'에서 신봉선은 사실 신동엽의 보조MC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신동엽과 호흡이 맞지 않아 시청률이 10%아래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또한 신동엽은 최근 잘난 사람을 싫어하는 시청자들의 심리로 볼 때 너무 잘나고 럭셔리한 이미지입니다. 유재석과 강호동이 대중들의 심리를 파고들어가 국민MC 칭호까지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메인MC지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망가지며, '싼티'도 보이고 조금 부족한 듯한 빈틈을 많이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동엽에게서는 '싼티'가 나지 않습니다. 반듯한 이미지에 빈틈이 안보입니다. 즉 요즘 예능인들이 끊임없이 망가지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다 까발려도 신동엽은 자신의 약점을 꼭꼭 숨긴채 오직 입으로만 조잘대며 웃기려다 보니 한계점을 맞은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신동엽은 방송활동외에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면서 데뷔때의 초심을 잃었습니다. 배고플 때 먹는 빵과 배가 고플 때 먹는 빵의 맛이 다르듯이 지금 신동엽의 방송활동은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예능 장점을 어떻게 극대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기보다 한 눈도 팔았습니다. 한 눈을 팔다 보니 중요한 것을 놓치기도 합니다. 예능의 변화 흐름을 읽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는 사이 최고MC자리는 유재석, 강호동에게 넘어가고, 불과 5년만에 끝모를 추락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신동엽은 예능천재답게 추락을 멈추게 할 날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날개를 펼칠 능력도 갖고 있습니다. 그는 예능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펴지 않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는 자신이 직접 날개를 펼치기 보다 유능한 후배들을 발굴해서 날개를 달아주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더 많은 정열을 쏟고 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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