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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무릎팍', 조성모 인간극장을 보는듯 했다

by 카푸리 2009.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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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성모가 군복무를 마치고 4년만에 다시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신인가수 데뷔하는 마음으로 무려 20kg의 살을 빼 몸을 만들고 최근 7집 'Second Half' 발표후 활발하게 방송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연예인들의 고민과 오해를 풀어준다는 인기 예능 프로 <무릎팍도사>에 그가 출연했습니다. 그러나 어제 '무릎팍' 조성모편은 평소 '무릎팍'과 달리 마치 조성모 복귀기념 홍보방송을 보는듯 했습니다.

조성모는 어제 '무릎팍'에 출연해 이휘재 덕분에 가수로 데뷔했고, 데뷔초 힘들었던 가정사 얘기가 골자였습니다. 3집까지 물불 안가리고 활동한 결과 집안 빚을 다 갚았다는 부채청산 과정을 필요 이상으로 자세하게 언급했는데, 이를 보고 있자니 무슨 <인간극장> 스토리를 보는 듯 했습니다.

사실 조성모 복귀후 그를 좋아하는 팬들은 7집 앨범에 관심이 많겠지만, 그의 공익근무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무릎팍'에 출연하게 되면 강호동이 자연스럽게 이 문제에 대해 질문을 하고 조성모가 해명을 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시청했습니다. 그런데 프로그램이 끝날때까지 군대의 'ㄱ'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가수 데뷔후 고생했다는 얘기, 그리고 성공후에는 다소 목에 힘을 주고 잠시 열정이 사라졌다는 얘기, 그래서 이제 새롭게 다시 시작한다는 게 전부입니다.

조성모가 활동을 재개한 후 얼마전 방송에서 그가 '공익근무' 전력을 두고 후회한다는 말을 하는 것을 방송을 통해 봤습니다. 조성모는 공익으로 군생활을 하게된 이유에 대해 "선천성 어깨탈골"이라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공익근무 기간중 후회한 적이 많다. 물론 편했던 건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론 많이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연예인들의 공익근무 경력은 때로는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입대전 <출발 드림팀>을 통해 연예인중 가장 좋은 운동신경을 보였던 조성모가 공익으로 간다는 뉴스를 보고 적잖이 실망을 했습니다. 물론 조성모는 신체검사 결과 공익근무 판정이 났기 때문에 공익으로 근무한 것입니다. 이 문제를 두고 왜 공익을 갔느냐 하고 몰아붙이는 것은 그에게 가혹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데, <출발 드림팀>에서 조성모는 민첩하고 날렵한 체력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운동을 참 잘했습니다. 물론 운동을 잘한다고 해서 모두 건강한 것은 아닙니다. 그가 선천성 어깨탈골이라는 병을 갖고 있는데, 그 당시 뜀틀을 어떻게 잘 뛰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어제 '무릎팍'에서 아이러니 하게도 기를 팍팍 넣어준다며 제작진이 뜀틀을 가져다놓고 조성모에게 뛰라고 하더군요. 물론 안티, 100만장 앨범 돌파 등 조성모가 넘어야할 과제들을 뜀틀에 써놓고 상징적으로 이런 일들을 극복하라는 의미에서 뜀틀을 만든 것입니다. 우연이지만 <출발드림팀>에서 뜀틀을 뛰어넘던 조성모의 모습을 본 시청자라면 공익으로 군 복무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의아해 했을 것입니다.

이번주 '무릎팍'을 보고 김빠진 사이다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은 조성모 복귀후 최근 공익문제에 대해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이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입니다. 사실 조성모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꺼내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좋은게 좋은거라고 '무릎팍' 제작진도 게스트로 나온 조성모의 아킬레스건까지 건드려가며 녹화를 하고 싶지 않았을 지 모릅니다. 그러나 김종국이 출연할 때는 그의 공익전력에 대해 언급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조성모는 다른 연예정보 프로그램에서는 공익근무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그런데 '무릎팍'은 연예정보 프로보다 못한지 조성모의 공익문제를 전혀 꺼내지 못했습니다.

가수나 배우들이 신곡을 발표하거나 드라마, 영화에 출연할 때는 예능 프로에 출연해서 자신의 노래나 출연작품에 대해 홍보성 방송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릎팍도사>는 출연자의 고생담은 물론 각종 루머나 오해에 대해 공개적인 해명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이것이 '무릎팍'의 기본 포맷입니다. 조성모편 '무릎팍'은 이런 포맷은 접어두고 조성모가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톱스타로 성장하기 까지의 고생담을 담은 한편의 <인간극장>이었습니다. 그 인간극장에 공익근무 전력은 끼어들지 못했습니다.

조성모가 출연한 <무릎팍도사>를 보니 '무릎팍' 도사의 기가 쇠잔해진 듯 합니다. 정작 시청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껄끄러운 문제들은 하나도 나오지 않고, 조성모의 인간승리에만 촛점을 맞춰 방송했던 이번주 '무릎팍'은 마치 조성모 홍보방송을 보는 듯 해서 흥미와 시선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김종국과 조성모는 모두 공익 출신으로 똑같이 '무릎팍'에 출연했지만 김종국의 공익근무 전력에 대해서는 질문을 했고, 김종국은 이에 대해 나름대로 해명을 했습니다. 그러나 조성모의 병역문제는 아예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기획사에서 요청한 것인지 아니면 '무릎팍' 제작진에서 결정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게스트 조성모에 대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빠져 시청하는 동안 김빠진 콜라를 마시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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