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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김제동, 위기가 곧 기회일 수 있다.

by 카푸리 2009.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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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은 무명의 레크리에이션 강사에서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출연하면서 그의 세치혀의 위력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보다 조용한 토크쇼에서 촌철살인식 토크가 빛나는 예능 본색으로 ‘김제동 어록’이 나오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바른 생활 연예인입니다.

방송사 구조조정과 고액MC 퇴출로 김제동은 KBS <연예가 중계>에서 하차하고, 단독MC보다 집단MC가 유행인 요즘 예능 프로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도 특유의 예능끼를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예능 프로의 시대적 흐름을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송윤아의 결혼과 유흥업종사자가 출연한 <황금나침반> MC를 본다는 이유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화제가 김제동에게는 사실 부담스런 시선과 관심이자 위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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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은 공개적으로 송윤아가 이상형이라고 밝혀왔던지라 설경구와 송윤아의 결혼식 발표때 뜻하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물론 김제동에 대한 팬들의 측은지심입니다. 바른생활 사나이 김제동이 송윤아의 결혼을 축하해주는 것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러나 송윤아의 결혼식이 나간후 ‘너 이젠 어떡해?’ 라는 문자 등 80여통의 문자를 받았다고 방송하는 것은 어지간한 넉살이 아니면 할 수 없습니다. 비록 마음속으로는 울어도 겉으로는 축하해주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 공인 김제동의 입장입니다.

위기인 김제동이 예능 프로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지나친 바른 생활 이미지를 벗어야 합니다. 이번 <황금나침반> 메인MC를 김제동이 맡게되면서 ‘텐프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김제동에게 그 여파가 미칠 수 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야 합니다. 아직 파일럿 프로그램이라 고정 방송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어제 방송된 <황금나침반> 첫회로 봐서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입니다.

<황금나침반>은 집단 MC들이 나와 서로 자기의 예능끼를 경쟁하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방황하는 청춘의 인생 문제 해결을 위해 독설을 서슴치 않는 치열하고 거침 없는 토크를 선보인다는 게 기획의도입니다. 다시 말해 출연자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인생 멘토 프로그램입니다. 김제동이 메인MC로 나오고 멘토로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 소설가 이외수, 막돼먹은 영애씨의 개그맨 김현숙, 정신과 전문의 송형석, 칼럼니스트 임경선 등 5명이 출연합니다. 이 프로의 특징은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풀어내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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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첫 회에서는 월 1천만원 고소득을 올리는 술집아가씨가 출연하며 미스캐스팅으로 방송전부터 논란이 되었고, 방송 후에도 그 반응은 신통치 않았습니다. 첫 방송에서 김제동은 패널들의 면박성 질문과 모욕주기로 몰아가는 듯한 질문에 메인MC로서 '통제' 책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출연자가 비록 술집에 나가지만 좋은 길도 인도하기 위한 기획의도로 볼 때 ‘실패’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패널들과 출연자가 서로 입장이 다르다 보니 패널들의 훈계성 질문에 술집 여성은 마지막 자존심을 건드린 패널들에게 항의성 답변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김제동은 패널들과 출연자간 조정자 역할이 필요할 때 적절하게 나서지 못하고 프로그램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습니다. 김제동은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에게 불쾌감과 부정적 반응 일색인 <황금나침반>을 이제 밑바닥에서 인기 프로그램으로 만들기 위해 김제동 특유의 능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 예를 들어 88만원 세대에 머물 수밖에 없는 대학졸업자중에 취업을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을 출연시켜 용기와 희망을 주며 감동까지 전하는 데는 김제동만한 MC가 없습니다.

어제 첫 방송을 하긴 전부터 술집종업원 출연문제로 논란이 되었던 것이 결과론이긴 하지만 김제동에게는 오히려 노이즈마케팅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최악의 프로그램을 최선,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김제동은 지금 위기를 기회로 만들수도 있고, 더욱 나락으로 빠뜨릴 수도 있는 중대한 기로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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