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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시티홀, 김선아와 차승원의 명품 코미디

by 카푸리 2009.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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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 살며 별로 웃을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시티홀>을 보며 웃고 있습니다. 코믹드라마지만 <시티홀>은 한편의 코미디같습니다. 개그콘서트나 예능 프로는 단발마적인 웃음을 주지만 <시티홀>은 김선아와 차승원이 오래 오래 간직할 수 있는 웃음을 주고 있습니다. 드라마 시청후 다시 생각해봐도 웃긴 장면이 많습니다. 그저 한번 보고 웃고 넘어가는 프로가 아닌, 명품 코미디입니다.

불황기에는 코믹드라마가 뜬다고 하지만 무조건 코믹하게 만든다고 드라마가 뜨는 건 아닙니다. 드라마가 시청자들로부터 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탄탄한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력, 감동과 교훈, 웃음 등 많은 요소들이 어우러져야 합니다. 이중 웃음 요소은 요즘 시청자들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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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이 원하는 웃음코드를 제대로 잡은게 바로 <시티홀>이며, 김선아와 차승원의 찰떡 콤비 개그가 회를 거듭할 수록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사실 김선아와 차승원은 이미 드라마나 영화에서 코믹 연기를 검증받은 배우들입니다. 김선아는 2005년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웃길줄 아는 배우 삼순이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무표정한 얼굴이지만 툭툭 뱉어내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무뚝뚝하게 들리지만 감칠맛 나는 연기였습니다. 또한 차승원은 영화 <선생 김봉두>에서 오지마을 불량 선생님으로 코믹 배우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혔습니다.

이렇게 코믹하면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는 두 배우가 만나 벌이는 코믹연기 대회전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웃지 않고는 못 배기고 있습니다. 이번주 밴댕이 아가씨 선발을 두고 벌인 김선아와 차승원의 몸개그 연기력은 시청자들을 <시티홀>의 블랙홀에 빠지게 하는데 충분했습니다.

김선아는 '밴댕이 아가씨 선발대회' 출전을 위해 15명의 후보들과 합숙을 하게 되는데, 좌충우돌하는 그녀의 연기는 코믹연기의 진수를 보여주었습니다.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푼수연기의 절정인 방귀를 끼면서도 얼굴 표정은 '방귀뀐 게 뭐가 문제냐?'는 표정으로 천연스럽습니다. 차승원과 호텔방에서 티격태격 하다가 방에서 쫓겨나 로비에서 자면서도 이를 바득 바득 가는 모습은 김선아표 코믹 연기가 바로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시티홀>은 김선아의 코믹연기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습니다.


차승원은 김선아의 코믹연기를 잘도 받아줍니다. 김선아가 코믹액션을 하면 액션으로, 대사를 하면 대사로, 애드리브를 하면 애드리브로 호흡이 척척 맞습니다. 마치 10년 이상 산 부부같은 환상의 연기궁합을 과시합니다. 두 사람은 물만난 고기처럼 <시티홀>에서 코믹연기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치킨집에서 김선아가 차승원의 뒷통수를 후려쳤을때 차승원의 표정은 압권 그 자체였습니다.

이번주 김선아는 우여곡절 끝에 밴댕이 아가씨 선발대회 결승에 올라가 결국 '진'을 차지 합니다. 진을 차지한후 소감을 말하는 것도 장미희의 '아름다운 밤이에요'만큼이나 격조와 품위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품위는 결국 코믹쇼였습니다. 경쟁자가 신미래(김선아)의 우승은 조국(차승원)과 이정도(이형철)의 부적절한 관계때문이라고 폭로하자, "왕관이 가지고 싶으면 가지라"고 말한뒤 갑자기 쓰러지며 생쇼(?)를 합니다. 때로는 교양있게, 때로는 푼수끼로, 때로는 매서운 눈매로 상황에 따라 카멜레온 처럼 변하는 김선아의 연기는 <시티홀>을 보는 동안 시청자들을 내내 눈을 떼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언제 그녀의 자뻑 대사가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삼순이' 이후 코믹이미지 때문에 마음 생도 했던 김선아는 그 아픔만큼이나 지금 <시티홀>을 통해 다시 제2의 삼순이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차승원 역시 <선생 김봉두>이후 불량 선생님만큼 정치야욕에 이글 이글 불타는 공무원 조국 역할을 능청스럽게 잘해주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연기 덕분에 <시티홀>은 경쟁이 치열한 수목드라마에서 정상에 오르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김선아와 차승원의 연기를 보면 마치 한편의 명품 코미디를 보는 듯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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