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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이승기, 싸가지 없고 악할수록 뜬다?

by 카푸리 2009.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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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승기가 주말 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남자 주인공 선우환으로 연기력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이미 예능 프로 <1박2일>에서 착한 남자 이미지로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 드라마에서는 정 반대로 안하무인의 버릇 없는 식품회사 손자로 나오고 있습니다. 방송 초기에는 이승기의 착한 이미지가 오버랩되어 드라마속 캐릭터가 잘 드러나지 않았는데, 지난주 3~4회를 보니 이젠 완전히 선우환이라는 인물에 몰입되어 감정과 표정이 살아있는 연기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역설적인 이야기지만 이 드라마에서 가수 이승기는 최대한 나쁜 남자가 되야 뜰 수 있습니다. 요즘 악녀, 막장이 대세라고 해서 무조건 막장으로 가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아내의 유혹>이 한때 40%가 넘는 시청률로 인기를 끌었음에도 불구하고 종영을 앞두고 시청자들의 비난과 외면으로 쓸쓸히 종영하자, <찬란한 유산> 제작진은 ‘무막장’ 드라마를 표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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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4회까지 진행된 스토리로 봐서 당분간 이승기는 <찬란한 유산> 출연자중 가장 나쁜 남자로 나와야 합니다. 선우환이라는 캐릭터를 어색하게 하다가는 드라마 전체의 스토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역할입니다. 극중에서 이승기가 나쁘면 나쁠 수록 드라마도 뜨고 이승기도 인기를 얻는 이상한 배역입니다. 아니 이상한 배역이라기 보다 그동안 방송에서 이승기가 '착한 남자' 이미지만 보여주다 보니 나쁜 남자 배역이 그만큼 어색했던 것입니다.

이런 면을 의식했는지 지난주 이승기는 할머니인 진성식품 장회장(반효정)으로부터 뺨까지 맞는 수모를 겪었지만 그래도 조금도 할머니에게 호락호락한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진성식품 지점에 찾아가 지점장을 마구 패고, 식당 집기류를 부수는 등 그야말로 아무도 못말리는 불량 외손자 역할을 아주 싸가지없게(?) 해내고 있습니다. 선우환이 할머니의 식품회사에서 운영하는 설렁탕집 점장과 싸우며 무시하듯 돈뭉치를 뿌리는 모습은 싸가지의 극치를 보여주었습니다.

돈과 가족의 소중함을 모른 채 흥청망청 사는 손자 선우환(이승기)에게는 절대로 유산을 물려줄 수 없다는 생각으로 고은성(한효주)을 시험해보고 결국 생면부지 은성에게 유산을 물려주기로 결심하는데, 할머니가 고은성에게 유산을 물려주기로 결심하면서 이승기는 더욱 나쁜 남자가 되어야 할 듯 합니다.

이승기 마스크를 보면 부잣집 귀공자 스타일로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고 남을 괴롭히거나 힘들게 하지 않을 얼굴입니다. 그러나 선우환이라는 인물이 이승기를 나쁘게 만들고 있고, 극중 선우환을 통해 이승기는 탤런트로서도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저녁 일요일 저녁 6시 30분경 <1박2일>에서 착하고 순진한 이승기를 보다가 밤 10시에는 <찬란한 유산>을 통해 안하무인의 나쁜 남자 이승기를 보고 있습니다. 이승기로서는 상당히 연기하기 어려운 입장이지만 <1박2일>은 즐긴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촬영에 임하고 있고, <찬란한 유산>은 촬영전부터 긴장하며 ‘난 나쁜 남자다!’라고 스스로를 쇠뇌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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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가 나쁜 남자가 될수록 인기를 끌 수 있는 것은 <아내의 유혹>에서 김서형이 악녀 애리로 인기를 얻는 것과는 다릅니다. 김서형은 전문 연기자로서 악녀연기에만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이승기는 가수, 예능, 탤런트 등 멀티 예능인으로 연기에 임해야 하기때문입니다.

연예인은 데뷔초에 형성된 이미지를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시티홀>에 출연중인 탤런트 김선아는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삼순이’ 이미지가 강해 한동안 고생을 했습니다. 그녀가 출연한 <밤이면 밤마다>에 나오는 문화재청 도굴 단속반원에 삼순이 이미지가 덧씌워졌기 때문입니다. 전문 연기자도 이럴진대 가수 이승기가 예능과 드라마를 병행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가수로서 탤런트나 영화배우로 성공한 사람이 바로 비(정지훈)입니다. 그러나 비는 예능에 고정출연을 하지 않고 데뷔 초기에 X맨과 동거동락 등에서 게스트로만 출연했습니다. 이승기는 가수 비보다 훨씬 어려운 여건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승기는 그래서 이번 <찬란한 유산>의 선우환 캐릭터를 그의 연기인생의 터닝포인틀 삼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 최선이라는 것은 바로 나쁜 남자 되기입니다.

나쁜남자가 될수록, 악하면 악할 수록 시청률도 오르고 이승기 인기도 따라갈 것입니다. 다행히 이승기는 나쁜 남자, 싸가지 없는 남자되기에 빨리 적응하며  '찬란한 유산'의 시청률을 20%대로 대폭 상승시키며 대박드라마의 가능성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허당 이승기의 나쁜 남자되기는 대성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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