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환경이 아파트로 변화면서 ‘숲세권’이란 말이 등장했습니다. ‘숲세권’은 ‘숲’과 ‘역세권(지하철역 근처)’을 결합한 신조어인데요, 특히 도시 생활에서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주거 선호도를 반영한 말입니다. 도시에 살더라도 숲을 가까이 두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을 반영한 말이죠.
산림청은 올해도 ‘모범 도시숲’ 5곳을 선정했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곳을 보니 △구미 ‘자산 샛강생태공원’ △서울 ‘올림픽공원’ △영천 ‘나무와중학교 학교숲’ △인천 ‘세계평화의 숲’ △인천 ‘인하로 은행나무 가로수길’ 등 총 5곳입니다. 모범 도시숲 5곳 가운데 서울 올림픽공원을 찾아가 봤습니다.
올림픽공원은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있습니다. 왜 이름이 올림픽공원일까요?
올림픽공원은 1988 서울 올림픽에 사용할 경기장을 갖춘 대규모 경기장 단지로 조성했으며 이후 시민들의 휴식을 위한 공원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원시에도 올림픽공원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올림픽공원이라 하면 서울 올림픽공원을 의미합니다.
공원 주변에는 주차장이 아주 많습니다. 공원 누리집에 주차 및 주차장 혼잡도 안내가 있는데, 어떤 주차장이 혼잡한지 사전에 알고 갈 수 있습니다. 공원 주차장 요금은 10분당 600원이며, 일 최대 2만 원입니다. 경차, 장애인, 저공해, 국가유공자, 친환경 자동차, 기타 보훈대상자와 다자녀 우대카드 소지자 2자녀 이상은 50% 할인합니다.
올림픽공원은 안내도를 보니 약 1,450,000m²(약 43만 평)로 여의도 면적의 절반쯤 되며, 넓은 면적에 다양한 녹지를 품고 있습니다. 공원 곳곳에는 자연 생태를 느낄 수 있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나무와 꽃으로 가득한 공원은 사계절 내내 다른 매력을 선사하며, 겨울에는 눈 덮인 나무들이 동화 같은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올림픽공원은 평화의 문 등 가장 아름다운 곳 9경이 있는데요, 한국사진작가협회에서 추천한 사진 촬영 명소라고 합니다. 9경마다 안내판과 스탬프투어 함이 있는데요, 아이들은 스탬프 찍는 것을 좋아해서 가족과 함께 방문하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9곳을 다 소개하진 못하고 인상 깊었던 곳 위주로 소개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소개할 곳은 올림픽공원의 상징 ‘세계평화의 문’(1경)입니다. 높이 24m, 폭(전/후) 37m, 전면 길이 62m 규모로 아름답고 장중한 외양이 경탄을 자아냅니다. 한국 전통 건축의 둥근 곡선을 활용, 비상과 상승의 이미지를 강조하였습니다.
세계평화의 문 안에 올림픽 당시 밝혔던 성화대 불꽃이 아직 살아 있습니다. 이 불이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세계평화를 밝히는 불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나라 애국가를 작곡한 사람이 누구인지 다 아시죠? 올림픽공원에 안익태 선생 동상이 있네요. 동상 뒤로 애국가 4절까지 가사가 적힌 화강암 안내석이 있습니다. 안익태 선생은 단순히 애국가의 작곡가를 넘어, 서양 클래식 음악의 기법을 통해 한국의 정서를 표현한 음악의 선구자였다고 합니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서 올림픽회관 앞에 대형 트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루돌프 사슴도 옆에 있는데요, 트리 옆 포토존에서 많은 사람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눈이라도 내린다면 더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겠네요.
몽촌토성 산책로(5경)는 서울 송파구 일대를 보면서 산책할 수 있는데요, 코스 길이가 약 2.3km입니다. 몽촌토성은 고대 백제 사람들이 남한산에서 뻗어 내린 낮은 구릉에 만든 토성으로 성벽 둘레가 2,285m이며, 성벽 안쪽의 면적은 216,000㎡입니다. 몽촌토성은 1982년 7월 22일 사적 제297호로 지정되었고, 현재도 계속 발굴 조사 중입니다.
몽촌토성 산책로를 걷다 보면, 저 아래 잔디광장에 외로운 나무가 보입니다.
‘나홀로 나무’(6경)의 수종은 측백나무이며, 높이는 10m입니다. 각종 영화, 드라마, 광고 등의 배경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올림픽공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나무입니다.
나무 앞에 액자가 있어서 포토존으로 많은 사람이 여기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데요, ‘나홀로 나무’는 주위에 나무가 없고 혼자 우뚝 서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나홀로 나무’가 홀로 서 있게 된 것은 1985년 86 서울 아시아경기대회와 88 서울올림픽대회를 앞두고 몽촌토성 안에 있던 30여 채의 민가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키가 크고 모양이 예쁜 나무만 남기고 모두 베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공원을 돌다 보니 감나무에 까치밥이 남아있습니다. 까치밥은 겨울철 나무에 남겨둔 감이나 열매를 말합니다. 이는 까치를 비롯한 겨울철 야생동물들에게 먹이를 제공하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88호수’는 인공호수 주변에 약 13개의 조각작품이 있으며, 대표작품으로는 ‘날갯짓’이 있습니다. 새가 날갯짓하며 비상하는 모습의 조형물이 호수 위에 있습니다. 가을에 단풍이 아름다워 웨딩 촬영 명소로 인기를 얻는 곳입니다.
여기는 ‘88마당’인데요, 아이들이 잔디밭에서 마음껏 뛰놀기 좋은 곳입니다.
‘88마당’ 안쪽에 정이품송(正二品松) 장자목(長子木)이 있습니다. 충북 보은에 정이품송이 있잖아요. 정이품송(천연기념물 제103호)은 고위 관직에 속하는 정이품 벼슬이 부여되어 의인화된 소나무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명품 나무입니다. 정이품송이 가지고 있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노력을 기울여 장자목이 탄생하여 2009년 4월 이곳에 심게 되었습니다.
정이품송의 유래는 세조 10년(1464) 왕이 법주사로 행차할 때 타고 가던 가마가 이 소나무 아래를 지나게 되었는데, 가지가 아래로 처져 가마가 가지에 걸리게 되었습니다. 이에 세조가 “가마가 걸린다”라고 말하니 소나무가 자신의 가지를 위로 들어 왕이 무사히 지나가도록 하여 세조는 정이품(현재의 장관급) 벼슬을 내렸습니다.
‘88마당’ 옆에 시니어 복합시설이 있습니다. 중장년층이 마음껏 운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운동기구가 있어 날씨가 쌀쌀한데도 운동하는 어르신이 많았습니다.
올림픽공원에는 조형물이 아주 많은데요, 이 조각작품은 9경 중 4경 ‘대화’입니다. 알제리의 세계적인 조각가 아마라 모한은 1987년 7월부터 8월까지 50일간 한국에 머물면서 거대한 화강암을 깎고 다듬어 이 조각상을 제작하였습니다. 이 조각상은 지리, 언어, 문화, 정치 등의 장벽을 뛰어넘어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서로 나누는 대화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여기는 조각공 원인데요, 1988년 서울 올림픽 대회의 문화·예술 행사로 개최된 세계 현대미술제의 ‘제1차, 2차 국제 야외조각 심포지엄’과 ‘국제 야외조각 초대전’을 통해 세계 유명 조각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서 만들었습니다.
88서울올림픽의 마스코트 호돌이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있고, 그 뒤로 ‘몽촌해자 음악분수’(3경)가 있습니다. 해자란 성벽 바깥을 따라 도는 물길로서, 적이 성벽에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군사 방어시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호수에 음악분수가 1989년 9월 설치되어 시원한 물줄기가 최고 30m까지 치솟으며 총 140곡의 멜로디에 맞춰 14종 14,000여 가지의 환상적인 모양을 연출합니다. 지금은 겨울이라 가동이 되지 않습니다. (음악분수 가동 5월~10월)
제가 12월 8일 오전 11시경 방문했는데요, 그 많은 폭설이 다 녹았고 나무들은 아직 단풍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왔는데도 가을이 떠나기 싫은가 봅니다. 겨울 속의 가을 풍경을 공원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몽촌토성 아래 잔디밭에서 마음껏 뛰노는 아이들을 보니 올림픽공원이 단순한 녹지가 아니라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생태계를 보전하고 있는 숲입니다. 다양한 식물과 야생 동물의 서식지로 조성된 공원은 환경과 산림 보호의 좋은 사례로 꼽힙니다. 산림청과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녹지 관리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산림청이 선정한 2024 모범 도시숲 5곳 중 서울 올림픽공원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저는 올림픽공원을 몇 번 가봤던 곳인데요,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 사계절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공원이자 아름다운 도시숲입니다. 주말에 가족과 함께 올림픽공원 9경을 감상하며 행복한 추억을 남겨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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