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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좋아

경기 화성시 안곡서원(安谷書院)을 가보다!

by 카푸리 2023.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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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 일몰 맛집으로 유명한 궁평항으로 가기 위해 국도를 따라가면 안곡서원 문화재 유적지 표지판이 보입니다. 입구에 화강암으로 안곡서원 입구라고 쓴 표석이 보입니다. 그리고 화성시 향토유적 제1호라고 쓰여 있네요. 화성시에 향토유적지가 많은데, 안곡서원이 1호라고 하면 그만큼 중요한 유적이라는 거겠죠.

좁은 시멘트 길을 따라 1분 정도 가면 넓은 주차장이 나옵니다. 주차장 앞에 컨테이너 건물이 있는데요, 임시 공사 사무소입니다. 안곡서원을 보수하는 것 같습니다. 주차장은 아주 넓어서 주차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주차장 옆에 화장실도 있습니다.

융건릉이나 남양향교에서 봤던 홍살문이 있습니다. 홍살문을 보면 한자가 떠오를 겁니다. ‘자와 비슷하지 않나요. 문은 문이지만, 그렇다고 출입을 통제할 목적으로 만든 건 아니죠. 기둥에 붉은색을 칠해 악귀를 물리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홍살문을 다른 이름으로 홍전문(紅箭門홍문(紅門)이라고도 합니다.

홍살문을 지나 조금 걸어 들어가면 안곡서원 외삼문(外三門)이 나옵니다. 중앙 문 위에는 한문으로 安谷書院이라 쓴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현판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썼습니다. 요즘과 달리 옛날에는 이런 형태로 현판을 많이 썼죠.

! 그런데 문이 잠겨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는 헛걸음하지 않기 위해 화성시청 문화유산과에 사전에 전화로 확인해봤습니다. 문이 잠겨 있지 않고 개방해놓는다고 해서 갔던 거죠. 그래서 문을 밀어보니 열렸습니다. 여러분도 안심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서원이나 향교에 가보면 외삼문, 명륜당(강당), 내삼문, 대성전이 일직선에 배치되는 전형적인 전학후묘(前學後廟)의 배치 형태입니다. 여기서 전학후묘(前學後廟) 배치는 앞쪽은 교육 시설, 뒤쪽은 제사를 지내는 건물을 배치한 것을 말합니다.

외삼문을 지나니 건물 하나가 앞을 막고 있듯이 축대 위에 서 있습니다. 이게 무슨 건물일까요? 앞서 설명해 드린 전학후묘 구도라면 강당이겠죠. 다른 지역의 서원은 들어가면 강당 문이 보이는데요, 안곡서원은 문이 뒤쪽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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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당 문이 열려 있어 안을 볼 수 있었는데요, 한문 글씨가 빼곡히 적힌 액자가 걸려 있습니다. 그리고 향토유적 제1호 지정서(붉은 박스)도 걸려 있습니다. 화성시장 명의로 지정된 날짜를 보니 1986520일입니다. 우와~ 지정된 지도 오래됐네요.

내삼문 오른쪽 문이 열려 있습니다. 문마다 태극 문양이 그려져 있고요. 향교나 서원에 있는 내삼문(內三門)은 제향 공간의 정문, 즉 제사를 지내는 공간으로 들어가는 문이죠.

내삼문을 지나니 제향 공간인 사당(祠堂)이 나옵니다. 이곳에 누구를 모실까요. 안곡서원 입구에 안내판이 있었었는데요, 이곳에 잘 나와 있습니다. 안곡서원이 있던 자리는 현종 7(1666)에 남양 현감으로 부임한 민시중이 지방 유림의 의견에 따라 기묘사화로 귀양을 간 박세희(朴世憙)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안곡사가 있던 곳입니다.

이후 현종 9(1668)에는 박세희의 큰 형으로 향리에 은거하며 학문을 닦고 효행을 실천하여 존경을 받았던 박세훈을 사당에 모셨으며, 1697년에는 영의정을 지낸 홍섬을 추가로 모셨습니다. 안곡사는 경종 1(1721)안곡서원이라는 사액((賜額, 임금이 사당, 서원 등에 이름을 지어주는 일)을 받으면서 서원이 되었다고 합니다. 고종 8(1871) 서원철폐령으로 헐려서 치워졌다가 남양지역 유림들이 1976년 다시 지었습니다.

이렇게 귀중한 문화재라니 보존을 잘해야겠죠. 올봄에는 예년과 비교해 산불이 1.5배나 많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안곡서원 주변에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데요, 혹시 화재가 발생하면 금방 진화할 수 있도록 곳곳에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서원을 둘러보고 나오니 앞에 범상치 않은 나무가 있습니다. 가보니 은행나무입니다. 1982년 지정 당시 수령이 410년이었으니 지금 나이가 450년이 넘었네요. 나무 높이가 32m를 넘는데요, 고개를 들고 봐야 할 정도입니다. 이 나무는 안곡서원과 함께 고락을 함께 해왔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마을의 수호신처럼 보였습니다.

안곡(安谷)이란 말을 풀어보면, 편안한 골짜기란 말인데요, 그래서 그런지 안곡서원이 있는 마을은 아주 편안해 보였습니다. 안곡서원과 은행나무에서 내려다본 마을이 평화롭습니다. 봄을 맞아 밭을 갈고 부지런히 농사를 준비하는 농부의 모습은 활기가 넘칩니다. 안곡(安谷)이란 그 말처럼 편안하고 풍요로운 마을로 전통을 이어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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