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입니다. 한낮에는 벌써 여름처럼 덥지만요, 초록으로 물든 야외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수원에 화성행궁이 있다면 경기도 광주시에는 남한산성 행궁이 있습니다. 광주시는 광주의 자랑이자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은 언제든지 광주시민을 품어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행궁(行宮)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행궁이란 임금이 서울의 궁궐을 떠나 도성 밖으로 행차할 때 임시로 거처하는 곳입니다. 능행길에 머물기도 하고 전쟁이나 내란 때 피난처로 사용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남한산성 행궁은 조선 16대 왕 인조 때 완공되어 여러 왕이 머무른 공간입니다. 그럼 저와 함께 초록으로 물든 남한산성 행궁으로 힐링하러 가보실까요?
우선 남한산성(사적 제57호)부터 살펴볼까요? 남한산성은 지형이 험준합니다. 이런 자연 지형을 따라 성벽을 구축해 외침 시 쉽게 함락되지 않는 지리적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성곽 전체가 약 12.4km에 이르는데요,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피신해 47일간 항전한 것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201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남한산성 행궁은 완공 당시 총 227칸의 대규모 행궁이었다고 합니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크게 지었네요. 하지만 많은 전쟁을 겪으며 모두 불타 없어졌죠. 그래서 2011년에 그 일부를 복원해 2012년부터 현재의 모습으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고 있습니다.
행궁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정문 한남루(漢南褸)가 반겨줍니다. 한남루는 정조22년(1798)에 광주 유수 흥억이 행궁 입구에 세운 2층 누각 문입니다. 한남루를 들어서면 우측에 남한산성 전시실이 있습니다. 여기를 봐야 남한산성과 행궁의 역사를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한남루를 지나면 우측에 남한산성 행궁 전시실이 있습니다. 이곳은 세계문화유산인 남한산성은 물론 행궁의 역사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조 14년(1636년) 병자호란이 발생하자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피난하여 47일간 싸웠습니다. 이후에도 숙종, 영조, 정조, 철종, 고종이 여주와 이천 등의 능행길에 머물러 이용했던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외삼문을 지나면 외행전이 나옵니다. 외행전은 하궐의 중심 건물입니다. 왕이 거처하던 곳으로 정면 7칸, 측면 4칸으로 이뤄졌습니다. 인조 3년(1625)에 준공되었습니다. 병자호란 당시에는 왕이 병사들에게 음식을 베푸는 곳으로 사용된 곳이라고 합니다.
외행전을 지나면 내행전이 나옵니다. 내행전은 업무를 보거나 잠을 자고 생활하던 공간입니다. 인조 2년(1624)에 처음 지어졌으며 정면 7칸, 측면 4칸으로 전체가 28칸(167m²)입니다.
왕의 상징 일월오봉도가 보입니다. 조선 시대 궁궐 정전의 어좌 뒤편에 놓였던 다섯 개의 산봉우리와 해, 달, 소나무 등을 소재로 그린 병풍입니다. 병자호란 때 청나라 대군을 피해 인조가 임시로 사용한 처소는 아주 소박합니다. 물론 그때 어떻게 꾸며졌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요, 고증을 통해 최대한 가깝게 복원해 놓은 곳입니다.
일장각(日長閣)은 행궁 하궐에 있던 광주부 유수가 사용하던 건물입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관사인 셈이죠. 일장각은 수어장대가 있는 청량산의 다른 이름인 일장산을 건물의 이름으로 한 겁니다. 순조 29년(1829)에 광주부 유수 이지연이 세웠습니다.
좌승당(坐勝堂)은 순조 17년(1817)에 광주부 유수 심상규가 정면 6칸, 측면 2.5칸의 규모로 건립하였습니다. ‘앉아서도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다’라는 의미로 전략적 승리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좌승당은 광주 유수의 직무 공간이었습니다. 어느 전각이든 건물 앞이나 옆에 자세한 안내판이 있어서 관람객들이 행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내행전을 지나 후원 쪽으로 나가니 소나무숲과 잘 어우러진 정자 이위정(以威亭)이 나옵니다. 단순히 쉬기 위해 만든 정자가 아닙니다. 순조 17년(1817)에 광주부 유수(지금의 광주시장) 심상규가 활을 쏘기 위해 세운 정자입니다. ‘이위(以威)’란 활로써 천하를 위협할 만하지만, 활과 화살이 아닌 인의와 충용으로써도 능히 천하를 위압할 수 있다는 뜻을 가진 정자입니다.
지금까지 남한산성 행궁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어떻게 보셨나요? 참 가슴 아픈 역사를 안고 있는 곳이죠? 여러분도 타임머신을 타고 남한산성 행궁에서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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