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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좋아

조선 시대 무신 용인 이주국 장군 고택

by 카푸리 2022.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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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는 고택(古宅)이 참 많습니다. 그중 용인 처인구 원삼면에 이주국(李株國) 장군 고택이 있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오래돼 보이는 집인데요, 조선 후기 가옥의 형태를 아주 잘 보여주는 집입니다. 제가 이 고택을 눈 여겨 본 이유는 조선시대 무신(武臣)의 집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이주국장군을 소개해야겠지요? 이주국장군(1721~1798)은 정종의 아들인 덕천군의 후손으로 조선 정조때 무신(武臣)입니다. 영조 16(1740)에 무과에 급제한 뒤 여러 관직을 역임한 후 형조판서를 거쳐 훈련대장까지 거친 인물입니다.

이주국장군 고택은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96호입니다. 대문 오른쪽에는 이주국장군고택에 관한 자세한 안내판이 붙어 있었습니다. 문화재기 때문에 사람이 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그게 아니었습니다. 대문이 열려 있어 들어가보니 할아버지, 할머니는 물론 젊은 부부와 아이들이 대청마루에 앉아 쉬고 있었습니다. 제가 좀 놀라서 집 좀 구경해도 되나요?’라고 물으니 흔쾌히 구경해도 된다고 하네요.

안으로 들어가 보니 길다란 마당이 있고 가운데 안채, 좌측은 행랑채, 우측은 안방과 사랑채로 구성돼 있습니다. 마당에는 돌로 경계를 만든 화분이 있습니다. 문화재로 지정됐지만 사람이 살고 있어서 그런지 온기가 느껴졌습니다.

눈에 띄는 사랑채부터 볼까요? 사랑채는 이주국장군 고택의 풍모를 한눈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랑채는 4칸 규모로 다락방까지 갖추고 아래는 아궁이가 그대로 보존돼 있습니다. 집의 한 가운데에 독립적인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아주 정감 있는 모습입니다. 가마솥과 장작을 보니 시골 고향집 생각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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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 앞에는 행랑채가 있습니다. 행랑채는 앞면 7칸으로 대문과 방, 창고로 구성돼 있습니다. 너무 오래돼 최근 행랑채를 복원해 중수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쓰지 않고 있지만요,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머금고 있어서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 고관댁을 보는 듯합니다.

안채입니다. 가운데 대청마루가 있고 왼쪽부터 광, 부엌, 대청, 건넌방 순입니다. 대청마루는 원목으로 잘 짜여 있는데요, 여름에 문을 열어놓으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에어컨 바람과는 비교할 수 없이 시원하겠죠? 제가 갔던 날 할아버지가 대청마루에 앉아 쉬고 있었습니다.

대청마루 위를 보니 가옥의 뼈대가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그리고 제비집 두 채가 보입니다. 지금은 제비가 보이지 않지만 이 집에 들락날락 하며 새끼를 키우던 둥지가 있어서 흥부네 집에 박씨를 물어다 준 제비가 생각났습니다.

아까 대문 앞에 있는 안내판을 보니 안채 기와에 건륭18년 유일조작(乾隆十八年酉日造作)’이라고 기록되어 있다는 것으로 봐서 이 가옥이 영조29(1753)에 건축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약 270년 된 고택이네요.

대청마루에서 뒤를 보니 장독대가 있습니다. 장독대 뒤에는 커다란 밤나무가 있습니다. 장독대에는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이 익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어머니의 손맛이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장독대를 보니 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이주국장군 고택은 1989년 전통건조물 제3호로 지정된 가옥입니다. 지정 당시 소유자의 이름을 따서 정영대 가옥으로 불렸는데요, 2000년에 경기도 문화재자료로 재지정되면서 용인 이주국장군 고택으로 지정 명칭이 바뀌었습니다. 소유자가 거주하고 있지만 관람에는 아무런 불편이 없었습니다.

이주국장군 고택은 조선 후기 무신(武臣) 가옥의 형태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택이 있는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인근에 농촌테마파크, 내동마을 연꽃단지, 법륜사 등이 가까이 있어서 한 번쯤 들러 볼만한 곳입니다. 세월의 흔적을 켜켜이 안고 있는 이주국강군 고택에서 무신(武臣)의 기운을 느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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