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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비평

1박2일, 지지리 복 없고 불쌍한 김C?

by 카푸리 2009.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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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동서로 관통하는 국도를 캠핑카를 달리는 여행은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죠. 장장 500km가 넘는 7번 국도, 한반도를 관통하는 19번 국도, 서해에서 동해까지 횡단하는 34번 국도, 46번 국도, 코스는 짧지만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1118번 제주 지방도로 등 5개의 국도를 두고 맴버들은 운 좋게 30km의 가장 짧은 제주 국도를 선택해 환상적인 여행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제주 지방 국도를 여행중 메밀밭에서 강호동의 제안으로 단 한판의 눈치게임을 벌여 한 사람의 낙오자가 선택되는데, 바로 김C죠.

길 위에 버려진 단 한명의 맴버 김C는 낙오자가 되자, 자막에 ‘지지리도 복 없는 김C’라고 나오네요. 정말 김C가 <1박2일>에서 지지리도 복이 없었는가 생각해보니 맞습니다. 강호동이 “나만 아니면 돼!”라 며 포효할 때 그 뒤에서 고생을 가장 많이 한 맴버가 바로 김C였습니다.  김C의 제주여행은 갈 길은 멀고 베이스캠프까지 걸어서 가야하기에 국도 여행은 환상길이 아니라 고생길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고생을 많이하는 김C는 최근 김종민이 공익근무를 마치고 <1박2일>에 다시 투입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기존 맴버중 누군가 한 명을 뺀다면 가장 가능성이 많은 인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김C가 노전대통령 추모제에 참여했고, 김제동, 윤도현과 같은 기획사기 때문입니다. 김제동은 이미 KBS <스타골든벨>에서 하차를 했고, 그 다음 타켓이 김C라는 소문이죠. 그러나 어제 <1박2일>에서 김C가 운도 없고 불쌍해보이는 이미지로 그동안 가장 고생을 많이 한 맴버라고 부각된 점으로 미루어볼 때 <1박2일> 제작진이 김C를 대신해 김종민을 투입하는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김종민을 추가로 투입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1박2일>은 복불복게임을 할 때 보통 3:3으로 게임을 많이 하는데, 7명이 될 경우 한 명이 남아 심판을 봐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제작진이 김C에게 ‘지지리도 복 없는 맴버’라고 한 것은 그만큼 <1박2일>의 전매 특허 ‘복불복’을 수행하면서 가장 많은 미션을 수행한 맴버이며,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웃음을 많이 준 맴버를 뜻하기도 합니다. 김C는 복 없는 남자일 뿐만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남자로 등극하기도 했죠? 표정부터가 가장 불쌍하고 싼티(?)나게 보입니다. 이것은 <1박2일>에서 김C의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지난 3월에 방송된 '을왕리편'에서 코끼리코 열바퀴돌기 게임이 진행되었는데, 여기서 김C의 '안면 추락사건'이 터집니다. 매서운 꽃샘추위 속에 김C는 코를 쥐고 열바퀴를 돌고 난후 세 발자국 발걸음을 옮기다가 바닷물에 얼굴을 묻고 쓰러집니다. 을왕리 바닷가에 얼굴을 묻은 김C의 표정은 '불쌍해 보이는 거로는 언제나 대한민국 No1'이란 자막이 떴습니다. 이런 표정은 일부러 짓기도 힘듭니다. 말 그대로 리얼 포스죠.


그런데 김C는 불쌍해 보이는 것 뿐만 아니라 지질이 운도 없습니다. 맴버중에서 가장 성실하고 선하게 사는 사람 같은데, 왜 운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6월말에 열린 복불복 조식뷔페 마라톤에서 첫 번째 물반, 소금물반 코스에서 운 없게 소금물을 선택해 달리는데 심대한 지장을 초래했고, 두 번째 수정과와 까나리액젓 코스에서도 또 까나리액 젓을 선택해 먹자마자 토해내며 열심히 달렸습니다. 한번은 소금물이라면 두 번째는 시원한 수정과가 선택되야 하는데 김C는 모두 먹기 힘든 음식이 선택된 것이죠.
단시간에 많은 음식, 그것도 까나리액젓, 식초, 한여름에 뜨거운 육개장, 소금 등을 먹으며 달려야 하는 김C에게 마라톤 복불복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는데, 정말 운이 없는 남자인가 봅니다.

운이 따르지 않고 불쌍해보이는 김C를 보고 그가 생고생을 한다고 생각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김C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예능 특기, 몸개그가 작렬할 순간을  제대로 찾은 것입니다. 사실 김C의 예능감각은 다른 맴버들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어쩌면 김C는 스스로 몸개그쪽으로 방향을 정해 고생을 사서 하는지도 모릅니다. 김C 스스로 "예능 감각이 없어 맴버들에게 미안하다"고 할 정도로 다른 맴버들에 비해 상황에 맞는 리액션과 순발력 있게 상대의 말을 받아주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1박2일> 맴버중 이승기, 이수근, 은지원, MC몽 중 누구도 김C의 노숙자를 방불케 하는 싼티는 보이기는 어렵죠. 지난 혹한기캠프때 추위속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오돌 오돌 떠는 모습은 김C가 불쌍해보이는 캐릭터로 빠지게된 결정적 장면이 됐고, 그 이후 복불복에서도 김C는 어려운 미션을 모두 감당하며 가장 운이 없는 사나이지만, <1박2일> 맴버중 보이지 않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100회 특집에서도 김C의 불행(?)은 계속됐습니다. OB팀 강호동이 지갑 1회 사용권때 이수근의 매니저 김대원의 지갑을 불법 사용한 것이 발각되어 벌칙을 수행하게 됐는데, 여기서 김C는 대범하게 벌칙을 한 사람에게 몰아줄 가위바위보 복불복을 제안합니다. 강호동과 이수근이 콜(call)을 한 후 눈치게임에서 이수근이 먼저 승리한 후 김C는 강호동과 일생 일대의 가위바위보를 하지만 패하고 맙니다. 그래서 <1박2일> 100회 특집에서도 197번의 입수를 혼자 해야 하는 불운이 찾아온 것입니다. 이 정도면 한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가장 불쌍하고 운이 없는 사나이 아닌가요?

지난주 국도 여행에서 김C는 낙오자가 됨으로써 쉽지 않은 제주여행을 하겠죠. 그는 <1박2일> 맴버중 가장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제작진은 특별히 지난주 방송 끝부분에 김C의 고생담을 보여주었는데요. 한 겨울에 맨 몸을 드러내며 옷을 다 벗고 강추위와 맞서는 모습, 반대로 혹서기때는 방한복을 입고 땀을 삐질 삐질 흘리고, 강원도 덕풍계곡편에서는 김소령이 되어 차가운 계곡에 몸을 던지는 등 그동안 굵직 굵질한 복불복은 정말 모두 김C의 차지였죠. 김C와 복불복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지요.


김C의 저렴한 서민 이미지는 어디까지 갈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런 서민 이미지가 김C의 최고 강점인지 모릅니다. 번듯하게 잘 생긴 배우나 가수보다 수더분하고 시골 동네 아저씨같은 마스크가 오히려 더 정감이 갑니다. 한국에서 가장 불쌍하고 운이 없게 보이는 남자 김C는 가장 인간적인 남자이며, 이런 점 때문에 팬들의 사랑과 성원이 오래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의 꾸미지 않은 수더분한 모습이 좋습니다. 김C는 <1박2일>에서 지지리도 복도 없고 불쌍하게 생겼을지 모르지만 어느새 시청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싼티(?)는 절대 싼티나지 않는 캐릭터인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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