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이좋아

힐링하기 좋은 경기 화성시 남양성모성지

by 카푸리 2023. 12. 21.
반응형

경기도 화성시는 갓등이왕림성당, 남양성모성지 등 천주교 성지가 많습니다. 그중 1866년 병인박해 때 이름 없는 많은 천주교인이 순교한 곳이 남양성모성지입니다. 이곳은 화성시 8경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아름다운 곳인데요, 그래서 천상의 화원이라고도 불립니다. 천주교인이 아니더라도 치유와 안식을 위해 찾을 만한 곳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천주교 박해는 역사에 기록돼 있습니다. 신유박해, 기해박해, 병오박해, 병인박해 등인데요, 특히 1800년대에 많은 사건과 사고가 있었습니다. 병인박해 때 경기도 화성의 남양도호부(都護府, 조선시대 지방 행정기구)에서도 박해가 있었습니다. 특히 신분이 낮은 천주교인들은 지금의 남양성모성지에서 목매달아 죽였다고 합니다.

병인박해로 순교한 많은 이름 없는 분들을 기억하기 위해 만든 게 남양성모성지입니다. 1991년에 국내 첫 성모 성지로 인정받은 곳이라고 합니다. 한국 천주교회와 바티칸에서 인정한 성모 성지로 공식 선포했다고 하니 대단합니다.

남양성모성지는 주차장이 넓습니다. 주차료가 무료였는데, 유료로 바뀌었습니다. 운영시간은 24시간이고, 주차료는 기본 3시간에 2천 원입니다. 그 이후 추가 30분당 500원인데요, 성지를 둘러보는데 2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일반 성지와 전혀 모양새가 다른 정문을 통과하면 왼쪽 산 밑으로 평탄한 산책로가 나옵니다. 저는 왼쪽부터 돌아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았습니다. 성지라서 그런가요? 걷는 동안 성모상 조형물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조형물은 천주교인이 아니더라도 마음의 안식과 평화를 얻는 데 좋은 듯합니다.

입구에서 조금 걸어가면 왼쪽에 초를 봉헌하는 곳도 있습니다. 천주교인들이 초를 켜고 기도하는 곳입니다. 초 뒤쪽에 크게 뚫린 창으로 성모마리아가 보입니다. 저도 천주교인이라 초를 하나 켜고 기도했습니다.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죠.

중앙광장에서 성체조배실로 갔습니다. 이곳은 천주교 신자들이 성모님과 함께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께 찬미를 드리는 곳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어머니처럼 인자하신 성모마리아가 반겨주었는데요, 저는 한해 무탈하게 보내게 해준 것에 대해 감사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2024년에도 소확행을 빌었습니다.

남양성모성지는 이름 그대로 성모상이 많습니다. 성지 중앙에서 왼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남양 성모상이 있습니다. 화강암으로 조각되었으며 높이가 3.5m입니다. 성모님 상 옆에 아기 예수님께서 성모님의 옷자락을 꼭 붙들고 성모님께 매달려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한복을 입은 모습은 아니시지만, 한국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하여 전체적으로 한복이 지닌 아름다운 선을 강조하여 조각했다고 합니다.

단아하고 정숙한 옛 어머니들의 머리 모양이 성모님의 이미지와도 잘 맞는다고 생각됐습니다. 인자한 미소로 반겨주시는 우리네 어머님을 보는 듯합니다. 이 동상은 1991년 누구나 우리 엄마다라고 느낄 만큼 한국적인 성모상을 만들기 위해 10년을 고민한 끝에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많은 천주교 신자가 기도합니다.

멀리서 대성당을 보니 두 개의 큰 기둥이 우뚝 솟은 듯합니다. 1,300석 규모의 대성당과 450석 규모의 소성당이 함께 있다고 합니다.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로 리움미술관, 강남 교보타워 건축가로 알려진 마리오 보타가 설계했다고 합니다.

반응형

대성당에서 나와 언덕을 오르면 앞으로 큰 잔디밭이 보입니다. 성지는 산책로가 여러 갈래로 많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가고 싶은 곳으로 가면 됩니다. 처음 남양성모성지를 개발한 박지환 신부님 흉상도 있습니다. 겨울이라 날씨가 쌀쌀하지만, 아내와 함께 손을 잡고 걸으니 겨울 데이트 하는 기분입니다.

예수님 고난의 십자가도 있습니다. 이곳이 순례자들이 찾아와 천주교 묵주기도를 시작하는 지점입니다. 뭔가 엄숙하고 경건해지는 곳입니다. 다른 곳은 십자가가 세워져 있는데요, 남양성모성지는 눕혀 있습니다. 공사 중이라 그런 것은 아닙니다.

로사리오 성모 성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성지에 20단 묵주기도 길이 있습니다. 로사리오 광장 주변과 숲길을 따라 놓여있는 큰 돌 묵주 알을 한 알 한 알 짚어가며 20단의 신비를 묵상하게 됩니다. 묵주 하나하나가 조각 작품처럼 예쁩니다.

묵주의 길을 걸어 내려오면 우리 시대 위대한 사제이자 성인인 테레사 수녀, 오상의 비오 신부, 콜베 성인 동상 등을 만나게 됩니다. 지금은 공사 중이라 중앙광장 주변으로 옮겨놓았는데요, 공사가 끝나면 제 자리를 잡을 것입니다.

남양성모성지 묵주기도 길에 나타난 블라디미르 성모(자비의 성모) 모습입니다. 세 차례(1991, 1993, 1997) 대대적인 토목공사와 여러 번의 크고 작은 공사를 거쳐 남양성모성지 묵주기도 길과 광장은 아무 설계 없이 만들어졌는데요, 놀랍게도 이 길이 자비의 성모와 너무나 닮아있다는 것을 항공촬영으로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위 좌·우측 사진을 보면 모양이 매우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남양성모성지는 세계적으로 7번째 성모 성지라고 합니다. 성지지만, 천주교 신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이곳을 방문하실 때는 성지기 때문에 정숙하게 관람해야 합니다. 전체적으로 다 돌아보는데 약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성지 어디든 걸을 때마다 조형물들이 많아서 나도 모르게 힐링이 되는 듯합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이런저런 일들이 생각나실 텐데요,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화성시 남양성모성지에서 치유와 안식의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화성 남양성모성지
경기도 화성시 남양성지로 112
입장료 무료, 주차료 유료(기본 3시간 2천 원)
오전 11시 미사(월요일 제외)
입장 시간 오전 830~오후 8
문의 031)356-588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