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갑니다. 경기도 곳곳이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가을은 단풍이 아름답지만 야속하게 금방 지나가 버리죠. 마치 리미티드 에디션처럼 말이죠. 이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고 싶어 성남시 분당중앙공원을 찾았습니다. 1기 신도시 중 하나인 분당의 대표 공원 중앙공원의 만추 풍경을 소개하겠습니다.
공원으로 들어서는 순간 은행나무, 단풍나무가 어우러져 와우~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공원으로 들어서는 다리에도 국화 등 가을꽃으로 장식해놨습니다.
"우리의 정성으로 가꾼 중앙공원이 아늑한 쉼터가 되길 바랍니다"
먼저 분당중앙공원의 준공기념비입니다. 준공기념비 뒤에 건립 취지문이 쓰여 있습니다. 1991년 경기도에서 분당, 일산, 산본, 평촌 등 1기 신도기가 만들어졌는데요, 그중 분당중앙공원은 성남 시민뿐만 아니라 주변 경기도민이 자주 찾는 명소입니다. 경관이 뛰어나 영화 및 TV, CF 촬영지로도 명성이 나 있습니다.
분당중앙공원은 굉장히 넓습니다. 여기서 다 소개하긴 어렵고 주요 명소 위주로 설명하겠습니다. 공원 곳곳에 종합안내도가 있어 참조하면 좋습니다.
분당중앙공원의 대표적 명소 돌마각과 분당호입니다. 자세히 보면 어디서 많이 본 모습 아닌가요? 네 분당호는 경주 안압지 축조 양식을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두 개의 섬과 세 개의 전통 석조교량을 두어 경관 감상과 산책을 할 수 있게 했죠.
돌마각(突馬閣)은 2층 누각 형태입니다. 경복궁 경회루를 본떠서 만든 것입니다. 돌마각 2층에 올라가 보면 공원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가을 하늘과 뭉게구름, 돌마각이 조화를 이뤄 멋진 풍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돌마각 뒤에서 본 풍광입니다. 단풍과 어우러진 분당호와 돌마각 모습이 정말 멋집니다. 오후 3시 넘어 태양이 서쪽으로 기울어져 햇빛이 단풍에 비춰 더 환상적입니다. 아마도 분당중앙공원 만추 풍경 중 가장 멋진 사진이 아닐까 싶네요.
수내정은 분당중앙공원이 있는 행정구역 주소가 수내동이라 수내정이라 이름을 지었습니다. 창덕궁 애련정을 원형으로 삼아 지었습니다. 수내정에서 보는 만추 풍경은 마치 잘 찍은 사진 액자를 보는 것 같습니다.
돌마각 앞에 수내동 전통가옥(경기도 문화재 제78호)이 있습니다. 한산이씨가 대대로 살던 가옥이죠. 이 집 주변에 70여 가구가 모여 마을을 이루고 있었는데요, 그중 한산이씨는 30호 정도의 집성촌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가옥 대부분은 6·25전쟁으로 전소되거나 파괴된 뒤 복구하였으나 분당 신도시 건설로 대부분 철거되었죠.
한산이씨 가옥 중 한 가구만 남았는데요, 조선 후기 경기지역의 전형적인 살림집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귀중한 문화재죠. 용인 민속촌의 초가집을 보는 듯합니다.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이 초가집을 신기한 듯 돌아보고 있습니다.
“어머~! 이건 꼭 찍어야 해”
그렇죠. 지금 아니면 내년 가을을 기약해야겠죠. 공원에 온 시민들이 빨간 단풍나무 아래서 사진을 찍으며 만추 풍경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잔디광장입니다. 여름에는 그늘이 되어주던 나무들이 이제 갈색으로 변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나무 아래 돗자리를 깔고 가을 하늘을 지붕 삼아 쉬고 있습니다. 캠핑 의자 하나만 있으면 이곳이 심심산골 캠핑장 못지않습니다.
분당중앙공원의 명소 중 하나인 꽃무릇 거리입니다. 매년 9월이면 수십만 그루의 꽃무릇이 피어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곳입니다. 지난 9월에 찍었던 만개한 꽃무릇을 소개합니다. 내년 9월에 꽃무릇 보러 오세요.
이곳은 야외음악당입니다. 각종 문화행사와 공연이 펼쳐지는 곳이죠. 약 3천 평 부지에 최대 1만여 명이 입장할 수 있습니다. 매년 5월이면 파크콘서트가 열리던 곳이죠. 코로나19로 2년 동안 중단됐다가 올해는 8~10월까지 파크콘서트가 열렸습니다. 가을 색으로 물든 지금은 잔디밭이 시민 휴식처로 변했습니다.
떠나는 가을이 아쉬운가요. 가족 단위로 나무 아래 타프 치고 쉬는 시민이 많습니다. 분당중앙공원은 여름이면 더위를 식히러 오는 사람이 많죠. 도심 속에서 이렇게 나무가 많은 곳이니 멀리 캠핑장 갈 필요가 없죠.
분당호 옆에서 한 부부가 만추 풍경을 보며 쉬고 있습니다. 분당중앙공원 구석구석은 가을을 느끼기 좋은 곳이 많은데요, 사실 공원 전체가 핫 스팟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신도시로 건설된 지 30여 년이 되니 나무도 우람하게 자랐죠. 분당중앙공원의 가을이 좀 더 오래 머물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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