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조(1482~1519) 하면 학창 시절 역사 시간에 배운 '기묘사화'가 떠오릅니다. 그는 조선의 개혁을 꿈꾸다 사약을 받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조광조는 너무 날카롭고 급진적인 개혁가로 불립니다. 너무 시대를 앞서 나갔다가 당대 사회와 충돌하다 끝내 희생되고 만 것이죠.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조광조 묘가 있습니다. 심곡서원 맞은편 아파트 숲 앞에 있는데요, 그의 묘는 가파른 응봉산(236m) 위에 있습니다. 조광조 묘는 그가 죽은 다음 해에 선영이 있는 용인으로 이장되었다고 합니다. 이장한 뒤 묘역을 조성하고 그의 평생 사적을 기록한 신도비도 건립했습니다.

묘 입구에 거대한 비석이 있습니다. 한양 조공 정암 조광조 선생 묘역(漢陽 趙公 瀞菴 趙光祖 先生 墓域)임을 알리는 비석입니다. 이곳은 한양조씨 문중 선산이라고 하는데, <생거진천 사후용인>이라는 말처럼 명당 느낌이 납니다.

| 애군여애부(愛君如愛父) 우국여우가(憂國如憂家) 백일임하토(白日臨下土) 소소조단충(昭昭照丹衷) |
조광조 선생 절명시비(絶命詩碑)입니다. 조광조는 중종 14년 10월 전남 화순으로 귀양 가서 그해 12월 20일 사약을 받았는데, 죽음을 앞두고 지은 시(詩)입니다.
내용은 "임금님을 섬겨 사랑하기를 어버이 섬겨 사랑하듯 하였노라. 백성 걱정 돌보기를 식구 돌보듯 하였노라. 밝은 태양 아래 대지를 환히 밝혀주니 내 정성 어린 속마음 거울처럼 비쳐지네"인데, 죽기 직전까지 임금과 백성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이 드러난 시입니다.

조광조를 음해하던 세력들의 무고로 조광조는 새벽 세 시경에 입궐하라는 전갈을 받고 궐내에 들어갔다가 바로 체포되었고, 그 후 사약을 받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런 내용은 묘역 입구 안내판에 설명이 잘 되어 있습니다.


한양조씨 묘역위치도는 비석과 안내판으로 설명돼 있습니다. 조광조 선생 묘는 맨 위에 있다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신도비각 안에 조광조 신도비가 있습니다. 몇 년 전에 왔을 때는 신도비만 있었는데, 비각을 세웠네요. 신도비는 죽은 사람의 평생 업적을 기록하여 묘 앞에 세운 비 가운데 하나입니다. 보통 무덤의 남동쪽에 남쪽을 향해 세웁니다.

신도비 앞 상단에는 전자(篆字)로 문정공 정암 조 선생 신도비명(文貞公靜庵趙先生神道碑銘)이라고 쓰여있습니다. 안내문을 보니 비문은 노수신이 짓고 이산해가 글씨를 썼으며 김응남이 전액을 썼고 합니다.

비의 규모는 총 높이 약 311cm, 비신 높이 244cm, 폭 93cm, 두께 34cm입니다. 신도비는 1585년 (선조 18) 에 건립되었고,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금석문입니다.

정암 조 씨 묘역은 7대부터 11대까지 있다고 합니다. 조광조 묘(경기도 기념물 169호)는 정암 조 씨 묘 중에서 가장 위쪽에 있습니다. 보통 윗대가 가장 위에 있는데 여긴 거꾸로네요. 이렇게 후손의 묘가 선조의 묘보다 위에 있는 것을 역장(逆葬)이라고 합니다. 순서를 거슬러서 묘를 썼다는 의미죠.

조광조 묘는 정경부인으로 추증된 이 씨와의 합장묘이며, 원형 봉분입니다. 봉분 중앙에 묘표와 혼유석·상석·향로석이 있고, 상석 좌우로 문인석·망주석이 각각 한 쌍씩 배치되어 있습니다. 백색 대리석으로 된 비신 앞면에 종 5열로 묘주인 조광조의 주요 관직과 부인인 정경부인 이 씨가 명기되어 있습니다.


조광조 묘 좌·우측에는 문인석이 지키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고위 관료를 지냈거나 왕릉에 보면 이런 문인석이 있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조광조 묘에서 보면 상현지구 아파트가 보입니다. 아파트 빌딩 숲에 둘러싸여 조광조가 지하에서 답답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한적한 농촌지역이었지만 지금은 용인특례시로 발전해 상전벽해 느낌입니다.

조광조 묘는 심곡서원에서 약 550m 거리에 있습니다. 조광조 부부 묘와 신도비는 경기도 기념물 169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 외에 7~11대까지 정암 조씨 가문의 묘가 있습니다. 조광조 선생이 정암 조 씨의 10대라고 합니다.

조광조 묘 및 신도비는 포은대로 우측에 있고 입구에 파쇄석이 깔린 주차장이 있습니다. 조광조 묘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그의 위패를 모신 심곡서원도 있습니다.

조광조 묘에 올라가면 시원한 풍경이 보입니다. 이곳이 명당이기 때문에 조광조 묘를 이장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과 함께 조광조 묘와 함께 심곡서원까지 보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 역사 여행을 해보면 어떨까요?
☞ 조광조 묘 및 신도비
경기 용인시 수지구 포은대로 125
※ 대중교통 이용 시 신분당선 상현역 1번 출구에서 69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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